
지이코노미 한정완 기자 | 책 한 권이 아이들의 상상력을 어디까지 데려갈 수 있을까. 지렁이의 코딱지로 시작해 이순신 장군의 거북선까지, 책을 타고 창의력의 바다를 항해하는 여행이 광주 남구에서 시작됐다.
광주 남구(구청장 김병내)는 문화체육관광부 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이 주관한 ‘2025년 도서관과 함께 책 읽기’ 공모사업에 선정돼, 오는 7월까지 지역 아동을 위한 특별한 독서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프로그램 이름도 ‘북(book) 프로그램’. 단순히 책만 읽는 데 그치지 않는다. 책 속 세상과 현실을 연결하고, 몸으로 체험하며 생각을 확장하는 시간이다.
진월동 행복한지역아동센터를 거점으로, 초등학교 4~6학년 아동 12명이 매주 목요일마다 참여한다. 첫 시작은 푸른길도서관 견학. 익숙하지 않은 도서관 공간이 낯선 친구들에게 열린 공간이자 흥미로운 탐험지로 다가갈 수 있도록 구성됐다.
책 목록도 아이들 눈높이에 맞췄다. ‘지렁이의 코딱지’처럼 재치 있는 제목의 책부터 ‘보여 주고 싶은 비밀’ 등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는 도서까지 다양하다. 단순히 읽는 데 그치지 않고, 읽은 뒤엔 느낀 점을 글로 정리하는 활동이 이어진다. 말하자면 책으로 감정을 키우고, 글로 생각을 가다듬는 훈련이다.
책과 삶을 연결하는 활동도 눈에 띈다. 이달 말과 5월 초에는 작가와 직접 만나는 시간을 마련했다. 아이들은 작가의 이야기를 듣고, 꿈과 진로에 대해 이야기 나누며 자신만의 미래를 상상하게 된다. 자신감과 용기를 키우는 데 초점을 맞췄다.
놀이도 빠질 수 없다. 상상력 기반의 ‘세이프 게임’과 4D 프레임 교구를 활용한 창의 활동도 이어진다. 점과 선, 면의 개념을 실제로 만들고 만지며 배우는 이 과정은 아이들의 손끝에서 상상이 현실로 바뀌는 순간이다.
6월과 7월에는 전통 문화 체험도 포함된다. 세종대왕과 수원화성, 줄타기, 이순신과 거북선 등을 주제로 전통 책 만들기와 모형 제작이 진행된다. 역사를 책 속에서만 배우는 게 아니라 직접 만들고 느끼며 배우는 방식이다.
남구 관계자는 “이번 프로그램은 책 읽기의 즐거움을 넘어 아이들의 창의력과 자기표현 능력을 키우는 데 중점을 뒀다”며 “지역 공공도서관이 아이들의 성장을 함께하는 공간으로 더 가까워질 수 있도록 꾸준히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