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이코노미 음석창 기자 | 전남 동부권의 인구 감소가 가속화되는 가운데, 순천시가 가족친화도시 조성과 공공의료체계 구축을 중심으로 인구절벽 대응에 나섰다.
24일 순천시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여수·순천·광양(여순광)의 인구가 70만 명 아래로 떨어진 가운데, 순천시는 생산연령인구 감소와 고령화 심화에 따른 지역 경쟁력 약화를 방지하기 위해 전 세대가 살기 좋은 정주여건 마련에 집중하고 있다.
특히 정부의 의과대학 정원 확대 기조 변경으로 전남지역 첫 국립의대 설립이 사실상 무산된 상황에서, 자체적인 의료 기반 강화가 더욱 절실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순천시는 2016년 여성가족부로부터 여성친화도시로 지정된 이후 2022년 재지정을 받았으며, 오는 2026년까지 성평등 기반 정책을 확대 추진하고 있다. 주요 사업으로는 여성 취·창업 지원, 1인 여성가구 및 한부모가정을 위한 안심홈세트 제공, 도심공원 화장실 안전 모니터링, 아픈아이 병원돌봄 서비스 등이 있다.
또한 우범지역 중심의 민·관·경 합동 야간순찰, 여성친화마을 조성, 시민참여단 운영 등을 통해 범죄 예방과 시민 인식 개선에도 힘쓰고 있다. 난임 부부를 위한 시술비 지원 확대, 난자 냉동 시술비 소득 기준 폐지, 정·난관 복원시술비 신설 등 출산 부담을 완화하기 위한 정책도 함께 추진 중이다.
순천시는 2018년 유니세프 아동친화도시 인증을 받은 데 이어, 2023년 상위단계 인증을 획득했다. 현재 19개 부서에서 총 43개의 아동 관련 사업을 운영하고 있으며, 기적의 놀이터 조성, 장난감도서관, 아동학대 예방 사업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시는 2025년까지 국공립어린이집 3곳을 추가 확충하고, 방학 중 급식비 지원, 외국인 자녀 보육료 지원 등으로 돌봄 부담을 완화할 계획이다. 아동참여위원회 운영, 찾아가는 아동인권 교육 등 아동의 권리 보장을 위한 정책도 병행하고 있다.
순천시는 2022년 WHO 고령친화도시 국제 네트워크에 가입한 데 이어, 2025년 재인증을 추진 중이다. ‘품격 있는 노년 생활’을 목표로 총 8대 영역 49개 사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고령자 맞춤형 복지와 여가·체육 인프라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2025년 하반기 착공 예정인 북부복지타운과 외서파크골프장 조성 외에도, 참전·보훈 명예수당 인상(월 15만 원), 경로당 활동비 신설 등을 통해 고령층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고 있다.
순천시는 지방의료 공백 해소를 위해 2025년까지 ‘순천시 필수의료지원재단’을 설립할 예정이다. 이 재단은 응급의료 정책 개발, 의료 네트워크 구축 등을 담당하며, 연간 40억 원의 예산이 투입된다. 특히 소아응급, 심뇌혈관질환 등 필수의료 분야를 중심으로 지역 내 의료기관 간 협력 체계를 강화해 공공의료 기능을 확장할 계획이다.
순천성가롤로병원은 2025년 보건복지부가 선정한 지역심뇌혈관질환센터로 지정돼 동부권 응급의료 체계의 핵심기관으로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시는 또한 2024년 기준 2곳 운영 중인 달빛어린이병원을 2025년까지 3곳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한편, 순천시는 치매관리 분야에서도 전국 1위를 기록한 바 있으며, 치매진단 검사비 지원과 1:1 전담운영제 도입 등으로 환자와 가족에 대한 실질적 돌봄 지원을 확대하고 있다.
순천시 관계자는 “인구 감소와 초고령화는 단기간에 해결될 수 있는 문제가 아닌 만큼, 여성·아동·고령자 모두가 체감할 수 있는 생활정책과 의료 인프라를 꾸준히 강화해 나갈 것”이라며 “지속가능한 도시로 나아가기 위한 선제적 대응이 필요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