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이코노미 김정훈 기자 | 대선을 3일 앞둔 호남. 겉으로 보이는 분위기만 보면 이재명 후보의 승리가 굳어진 듯하다. 사전투표율도 높고, 민주당의 전통적 지지기반인 만큼 여유 있는 흐름처럼 보인다. 그러나 이정현 국민의힘 공동선대위원장의 말은 다르다. “호남에도 ‘이재명은 안 된다’는 조용한 30%가 분명히 존재한다.”
이정현 위원장은 31일, “그분들은 국민의힘이 좋아서가 아니라, 이재명 같은 사람이 대통령이 되는 건 막아야 한다는 절박함으로 김문수를 선택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념보다 인물, 당보다 판단. 그는 이를 “변화가 아니라 주권자의 표 주인다움”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높은 사전투표율을 오히려 ‘불안의 반영’이라 본다. “결집이라기보단, 위기의식에 가까운 움직임”이라는 해석이다. 과거 김대중 대통령이 당선되던 1997년 대선 당시, 호남 유권자들은 안정적인 흐름 속에서 오후 늦게 여유 있게 투표장을 찾았다. 하지만 이번은 다르다. 앞당겨 움직이는 그들의 마음에 조바심이 깃들어 있다는 주장이다.
후반으로 갈수록 흐름이 뒤바뀌고 있다는 신호도 감지된다. 유시민 전 장관의 ‘고졸 비하’ 발언은 여성 유권자들의 반감을 키웠고, 반사이익은 노동자 출신 김문수 후보에게 향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그의 꾸준한 삶과 청렴한 행정 이력은 ‘조용한 서민’들과 정서적으로 맞닿는다.
‘젓가락 발언’ 논란은 이준석 전 대표의 중도 확장 효과를 일부 제어하며, 부동층의 김문수 지지로 이어지는 흐름을 만들고 있다. 여기에 선관위의 실수와 사과는 보수층의 분노를 건드렸고, 본투표 참여를 자극하는 계기로 작용 중이다.
계속해서 반복된 ‘이재명 선두’ 프레임 역시 부작용을 낳고 있다. ‘이미 끝났다’는 허탈감은 지지층의 투표 열기를 떨어뜨릴 수 있고, 반대로 ‘역전의 희망’을 품은 쪽의 동력을 키울 수도 있다.
김문수 후보는 이번 대선에서 ‘홀로 싸우는 투사’ 이미지로 주목받고 있다. 도지사 시절 청렴성과 진정성, 그리고 최근 ‘호남 사위’라는 정서적 접근은 의외의 공감대를 형성 중이다. 이정현 위원장은 “지금의 흐름은 조용하지만 확실하게 재편되고 있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이렇게 말했다.
“이번 대선은 떠들썩한 이재명 대세론과 조용한 다수의 국운 상승론, 두 흐름이 맞붙는 싸움이다. 호남의 조용한 30%, 그들의 결심이 선거 결과를 뒤흔들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