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이코노미 김정훈 기자 | “먼저 본 사람이 먼저 인사합시다.”
보성군이 군민들에게 건넨 이 짧은 말 한마디가 마을의 표정을 바꾸고 있다. 인사는 예절을 넘어 공동체의 공기이고, 배려의 시작점이라는 사실을 다시금 일깨우는 움직임이다.
보성군이 추진 중인 ‘스마일600’ 캠페인은 군민이 서로에게 먼저 인사를 건네며, 웃음과 정이 오가는 지역 사회를 만드는 것이 목표다. 행정에서 시작된 이 작은 인사 권장 운동은 어느새 군민 일상에 자연스럽게 스며들며 공동체 분위기를 바꿔놓고 있다.
“아침에 마주친 이웃과 인사 한마디 나누면 하루가 다르다”는 주민들의 반응은 말보다 선명하다. 보성군은 모든 읍면 주요 지점에 현수막을 설치하고, 포스터·스티커 등을 통해 캠페인을 확산 중이다. 온라인 채널을 통한 홍보도 병행하며 ‘인사는 예의가 아닌 공감’이라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이 변화는 공직사회로도 이어졌다. 보성군은 지난 5월, 제암산자연휴양림 숲속교육관에서 ‘내가 ONE하는 교육! 원데이 클래스’를 운영했다. 공직자들이 하루 동안 자신이 원하는 주제를 골라 배우는 자기주도형 교육 프로그램이다.
기존의 일방적 전달 방식에서 벗어나 월요일엔 신체·마음 건강, 화요일엔 힐링, 수요일엔 경제·자산 관리, 목요일엔 퍼스널 컬러, 금요일엔 동기부여 특강까지, 일주일 내내 총 5개 과정이 350명 공직자에게 제공됐다. 특히 마지막 날에는 재심 전문 박준영 변호사의 ‘사람이 사람에게 주는 희망’ 강연이 열려 깊은 울림을 남겼다.
공직자들은 “관심 있는 분야를 스스로 선택하니 훨씬 몰입되고 의미 있었다”며 “지식 이상의 성찰을 얻었다”고 입을 모았다.
‘스마일600’과 ‘원데이 클래스’. 언뜻 보면 성격이 다른 두 정책이지만, 둘은 ‘자발적 실천’이라는 키워드로 닿아 있다. 인사는 강요가 아닌 마음에서 비롯돼야 하고, 배움도 스스로 선택해야 진짜 성장으로 이어진다는 철학이 공통 바탕이다.
보성군 관계자는 “작은 인사가 공동체의 신뢰를 만들고, 스스로 고른 배움이 공직자의 사명을 일깨운다”며 “보성이 따뜻한 지역이자 신뢰받는 행정의 공간이 되도록 두 문화 모두 지속적으로 확산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