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이코노미 김정훈 기자 | '퇴직 후가 진짜 시작이다.' 전남도가 중장년층의 재도전을 제도적으로 뒷받침하는 길을 열었다. 한때 사회의 중심축으로 활발히 경제활동을 해왔던 중장년층이 퇴직 이후에도 삶의 동력을 잃지 않도록, 창업이라는 새로운 기회를 제도 안으로 끌어안는다.
전남도의회 윤명희 경제관광문화위원장(더불어민주당, 장흥2)이 대표 발의한 '전라남도 중장년 창업 지원 조례안'이 지난 5일 상임위원회 심사를 통과했다. 조례안은 오는 17일 본회의 의결을 앞두고 있다.
이번 조례는 창업 장려를 넘어 '재창업'까지 지원 범위에 포함시킨 점이 특징이다. 실패에 대한 낙인을 줄이고, 두 번째 도전의 문턱을 낮추는 방향이다. 창업은 청년만의 영역이 아니라는 인식 변화도 이끌 것으로 보인다.
조례안에는 중장년 창업을 위한 ▲기본계획 수립, ▲맞춤형 지원사업 운영, ▲창업 실태조사 및 네트워크 구축 등 현실적인 지원 방안이 포함됐다. 특히 기술·경험을 가진 중장년층이 지역경제에 다시 참여할 수 있는 발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윤명희 의원은 제안 설명에서 “중장년층은 은퇴와 동시에 경제적 위기와 불안을 동시에 마주하고 있다”며, “창업 초기 융자, 시장 정보, 전문 컨설팅 등 실질적인 지원이 함께 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조례가 단발성 사업에 그치지 않고, 도민이 체감할 수 있는 지속 가능한 정책으로 이어지도록 끝까지 챙기겠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전남은 인구의 상당 부분이 중장년층이며, 조기퇴직과 고용 불안정 등으로 생계와 자립의 고민을 안고 있는 경우가 적지 않다. 반면, 이들의 전문성과 현장 경험은 지역 사회에 유의미한 자산이 될 수 있다는 평가다.
조례가 본회의를 통과하면, 전라남도는 구체적인 시행계획을 마련해 지원을 본격화할 예정이다. 단순한 창업 장려를 넘어 중장년층의 ‘인생 2막’을 설계하는 새로운 지역 정책 모델이 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