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통은 조직에, 예술은 지역에”… 보성군이 다르게 움직인다

  • 등록 2025.06.12 11:54:45
크게보기

- ‘보성 달 모임’과 ‘차문화 전시 공모’, 조직과 지역을 잇는 두 갈래 실험

 

지이코노미 김정훈 기자 | 보성군이 조직 안에서는 ‘형식’을 걷어내고, 지역 밖으로는 ‘문화’를 확장하며 새 길을 열고 있다. 매월 초 진행되는 ‘보성 달 모임’은 공직 내부의 분위기를 바꾸고, ‘차와 지역문화의 만남’ 전시 작가 공모는 보성의 대표 자원인 차문화를 예술로 연결하려는 시도다. 두 방향은 서로 다른 영역을 향하지만, 핵심에는 ‘사람과 지역을 연결하는 방식’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 공직자, 형식을 버리고 마을과 연결되다

보성군은 기존의 딱딱한 월례조회를 없애고, 자유롭고 유연한 분위기 속에서 직원들이 서로의 생각을 나누는 ‘보성 달 모임’을 매월 열고 있다. 이는 회의 방식의 변화에 그치지 않고, 조직 내부의 문화와 에너지를 새롭게 구성하려는 실험이기도 하다.

 

이 모임에서는 부서 간 주요 업무를 공유하고, 직원 누구나 자유롭게 발언할 수 있다. 군수 메시지도 형식적인 지시가 아닌 비전 공유 중심으로 구성돼, 상하 간 소통도 부드럽게 이어진다. 조직 구성원들이 일방적으로 지시를 받는 존재가 아니라, 군정 방향을 함께 만드는 주체라는 인식의 전환이 자연스럽게 자리 잡고 있다.

 

6월에는 보성 지역에서 재배된 토마토와 오이를 직원들에게 나눴다. 건강한 여름나기를 응원하는 동시에 지역 농산물 소비를 촉진하는 의미가 담겼다. 군은 앞으로도 매달 지역 상권과 연계한 쿠폰 이벤트를 통해 소소하지만 지속적인 경제 순환을 만들어갈 방침이다.

 

이날 자유발언 시간에는 기후환경과가 세계 환경의 날(6월 5일)을 맞아 ‘환경 보호와 실천 방안’에 대해 발표했고, 재무과에서는 보성군 복합커뮤니티센터 조성 계획을 소개하며 행정의 미래를 함께 나눴다.

 

김철우 보성군수는 “유연한 조직문화는 더 큰 창의력과 협업을 이끈다”며 “조직과 지역이 함께 활력을 얻을 수 있도록 다양한 방식의 소통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 문화로 만나는 차(茶), 지역 자원의 예술적 확장

보성군의 또 다른 시도는 문화예술 분야에서 이어진다. 군은 오는 6월 16일까지 ‘차와 지역문화의 만남’을 주제로 2025년 하반기 한국차박물관 기획 전시에 참여할 작가를 모집 중이다. 차의 고장이자 문화자원의 보고(寶庫)인 보성의 정체성을 시각예술로 재해석해보자는 취지다.

 

모집 대상은 보성 안팎의 작가, 차인 단체, 다원 등이며, 회화·공예·사진·서예·비디오아트·문학·유물 전시 등 다양한 장르가 가능하다. 단, 전시작품의 30% 이상은 반드시 차문화와 연관된 내용을 담아야 한다.

 

선정된 작가 6명(또는 단체)은 2025년 8월부터 12월까지 한국차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각각 19일간 전시를 운영하게 된다. 특히 작가가 직접 해설자로 참여하는 ‘차와 예술의 만남 – 도슨트 프로그램’도 함께 마련돼, 관람객과의 소통 또한 강화된다.

 

보성군은 이번 공모를 통해 지역의 자원을 문화로 번역해내고, 예술적 영감을 지역 내외로 확장하겠다는 구상이다. 행정이 단지 예술을 지원하는 데 그치지 않고, 지역 고유 자산을 새로운 방식으로 풀어내는 플랫폼 역할을 자처한 것이다.

 

■ 조직은 사람으로, 지역은 콘텐츠로

‘보성 달 모임’과 ‘차문화 전시 공모’는 서로 다른 시공간에서 진행되지만, 두 사업이 지향하는 것은 결국 비슷하다. 일하는 사람에게는 자율성과 창의성을, 지역사회에는 연결과 활력을 제공한다. 행정은 과거처럼 중심에서 지시하는 방식이 아니라, 한 사람 한 사람을 주체로 세우고 마을과 유기적으로 이어지는 방식을 고민하고 있다.

 

공직자들이 서로의 얼굴을 보고 생각을 나누는 자리에 보성 토마토와 오이가 놓이고, 또 다른 곳에선 지역의 차문화가 예술의 언어로 표현된다. 결국 행정이란 주민과 조직 구성원 모두에게 따뜻한 무대를 만들어주는 일일지도 모른다.

 

보성군은 앞으로도 이러한 시도를 통해 지역과 행정이 함께 호흡하는 새로운 흐름을 만들어갈 계획이다.

김정훈 기자 jhk7111@naver.com
Copyright @G.ECONOMY(지이코노미) Corp. All rights reserved.













서울특별시 서초구 언남5길 8(양재동, 설빌딩) 2층 | 대표전화 : 02-417-0030 | 팩스 : 02-417-9965 지이코노미(주) G.ECONOMY / 골프가이드 | 등록번호 : 서울, 아52989 서울, 아52559 | 등록(발행)일 : 2020-04-03 | 발행인·편집인 : 강영자, 회장 : 이성용 | 청소년보호정책(책임자: 방제일) G.ECONOMY의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 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Copyright ⓒ 2022 G.ECONOMY All Rights Reserved. mail to golf0030@kaka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