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이코노미 강매화 기자 | 증권업계가 7월 초 발표될 반도체 양대 기업의 2분기 잠정 실적을 앞두고 전망치를 조정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구형 D램(DDR4) 가격 급등 덕에 역성장은 피했지만, 고환율 부담이 여전해 실적 개선 폭이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반면 SK하이닉스는 초고대역폭 메모리(HBM) 호조에 힘입어 석 달 만에 또다시 ‘창사 이래 최대 실적’ 경신이 유력하다.

▲삼성전자—DDR4 ‘반짝 특수’로 간신히 방어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삼성전자 2분기 컨센서스(증권사 평균 전망)는 매출 76조7,968억 원, 영업이익 6조8,238억 원이다. 1분기 대비 소폭 증가했지만 ▲△생산 중단을 예고한 DDR4 비중이 작고 ▲△원화 약세로 원가 부담이 커진 탓에 영업이익 개선이 제한적일 것이란 분석이 우세하다. 한 달 새 40 %나 급등한 DDR4 현물가가 DDR5를 역전했으나, 구조적으로 이어지긴 어렵다는 평가다.
▲SK하이닉스—HBM3E 12단 효과로 ‘사상 최고’ 눈앞
SK하이닉스의 2분기 컨센서스는 매출 20조2,995억 원, 영업이익 8조7,968억 원으로, 지난해 4분기에 세운 종전 기록(매출 19조7,670억 원·영업이익 8조828억 원)을 뛰어넘을 가능성이 크다. 5세대 HBM3E 12단 제품이 고부가가치 포트폴리오를 이끌고, 일반 D램 가격도 예상보다 견조해 ‘국내 영업이익 1위’ 타이틀을 3개 분기 연속 지킬 전망이다. 24일 주가 급등으로 시가총액 200조 원을 처음 넘어서며 시장 기대를 방증했다.
▲하반기 승부처는 ‘HBM4’ 선점
업계는 전체 D램 시장에서 HBM 비중이 2030년 50 %에 달할 것으로 본다. 2026년 상용화될 6세대 HBM4의 점유율 경쟁이 메모리 지형을 다시 흔들 변수다. 다올투자증권은 “삼성전자가 엔비디아향 HBM3E 12단에 연내 진입할 가능성이 있다”며 “SK하이닉스도 2026년 물량·가격 협상에서 현 수준의 이익률을 방어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고 진단했다.
▲삼성, 전략회의서 ‘HBM 전면 재점검’
삼성전자 DS(디바이스솔루션) 부문은 지난 18일 글로벌 전략회의에서 △HBM3E 12단 상용화 일정 △HBM4 양산 로드맵 △D램 설계 개선 △점유율 확대 방안을 집중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도체 ‘왕좌’를 둔 양사의 하반기 행보에 업계 이목이 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