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이코노미 강매화 기자 | 이찬우 NH농협금융지주 회장이 상반기 ‘내실 강화’ 전략으로 자본비율과 건전성을 끌어올리는 데 성공했다. 하반기에는 비이자이익 확대와 기업금융 강화로 반등을 노린다.

상반기 실적은 부진했지만, 하반기 준비는 착실했다. NH농협금융의 2분기 지배주주순이익은 9,14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6.8% 감소했다. 주력 계열사인 농협은행의 순이익이 6,335억원으로 25% 줄면서 전체 실적에 타격을 줬다. 금리 하락에 따라 이자이익이 줄고 순이자마진(NIM)도 1.53%로 전분기보다 0.08%p 떨어졌다.
그러나 수익 감소 속에서도 내실 지표는 뚜렷한 개선세를 보였다. 2분기 기준 보통주자본(CET1) 비율은 12.37%로 0.12%p 상승했고, 고정이하여신(NPL) 비율은 0.60%로 낮아졌다. 특히 NPL 커버리지 비율은 180.77%로 11.6%p나 뛰었다.
이 같은 성과는 이 회장이 올해 초 내세운 비상경영 체제와 고위험자산 관리 강화의 결과다. 농협은행은 3월 AI 기반 신용감리시스템을 도입하며 리스크 관리를 체계화했다. 대손충당금도 전년 동기 대비 62.8% 감소한 227억원으로 줄이며 자산 건전성 회복을 방증했다.
비이자 수익 확대에 성공한 곳도 있다. NH투자증권은 2분기 2,568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해 전년 대비 30% 증가했다. 컨센서스를 19% 초과하며 증권 부문에서의 선전을 이끌었다. 주식시장 활황에 힘입은 인수자문·위탁중개수수료와 운용손익이 실적 개선을 견인했다.
보험 계열사도 선방했다. 농협생명은 순이익 1,119억원으로 전년 대비 1.4% 소폭 감소했고, 농협손보도 671억원으로 유사 수준을 유지했다. 지급여력(RBC) 비율은 각각 258.0%, 172.8%로 1분기 대비 개선됐다.
하반기 전략은 ‘성장’이다. 농협금융은 AI 기반 비대면 채널을 적극 활용해 고객 기반을 확대하고, 전통적인 이자수익 외 비이자 수익원 다변화를 본격화할 계획이다. 플랫폼 기업과 협업하고, 부동산·모빌리티·헬스케어 등 비금융 서비스도 강화해 비대면 수익 기반을 넓히겠다는 구상이다.
농협은행은 정부 정책에 맞춰 기업대출을 확대하고, 금융·투자자문업 진출을 위한 라인선스 취득도 준비 중이다. 최근에는 종합방산업체 LIG넥스원과 1조5,000억원 규모의 금융지원 협약을 맺는 등 우량 거래처 확보에도 나섰다. 지역 소상공인과 보증기관 협력 확대 등 전국 점포망을 활용한 기업금융 강화도 병행한다.
이찬우 회장은 "전통적 수익 모델의 한계를 넘기 위해 계열사 핵심역량을 결집하고 지속가능한 손익 기반을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농협금융 관계자는 “하반기에도 안정적 자본비율을 유지하면서 농업·농촌 및 취약계층 지원이라는 사회적 책임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