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이코노미 강매화 기자 | 오라클이 중국 바이트댄스로부터 분리되는 틱톡 미국 사업의 핵심 파트너로 자리잡았다. 미국 정부는 틱톡의 미국 내 알고리즘을 전면 재훈련하고, 사용자 데이터 보안을 오라클이 전담하는 구조를 확정했다.

22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백악관 고위 관계자는 “미국 투자자들이 지분을 보유하는 새로운 합작법인이 틱톡 미국 사업을 운영하며, 오라클이 알고리즘 및 데이터 보안 업무를 맡는다”고 밝혔다. 오라클은 안드리센 호로위츠, 사모펀드 실버레이크와 함께 합작법인에 투자한다.
새 합작법인 이사회 7석 중 6석은 미국인이 차지하며, 바이트댄스는 1석만 보유한다. 보안위원회에는 참여하지 못하고 지분율도 20% 미만으로 축소된다. 이로써 바이트댄스는 미국 내 틱톡 운영과 알고리즘 통제권에서 사실상 배제된다.
오라클은 바이트댄스로부터 알고리즘 사본을 임대받아 미국 시장에 맞게 재훈련하고, 미국 틱톡 사용자 데이터는 자사 클라우드에만 저장한다. 미국 정부도 알고리즘 운영·검증 과정에 협력하며, 외부 조작이나 감시가 불가능하도록 지속 모니터링한다.
그간 틱톡의 핵심 경쟁력인 ‘추천 알고리즘’은 미·중 협상의 최대 걸림돌이었다. 미국 의회가 제정한 ‘틱톡 금지법’은 바이트댄스의 미국 서비스 개입을 금지했지만, 중국 정부는 알고리즘 수출을 제한하며 기술 이전을 막아왔다. 이번 합의는 이러한 충돌의 절충안 성격을 가진다.
오라클은 이미 ‘프로젝트 텍사스’를 통해 미국 틱톡의 데이터 보관과 보안 인프라를 담당해왔다. 이번 계약으로 알고리즘까지 재구축·운영하게 되면서 틱톡은 오라클의 핵심 고객으로 부상했다. 이는 오라클이 클라우드·AI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하는 데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으로 평가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주 후반 해당 거래를 승인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할 예정이다. 그는 지난 19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통화한 뒤 “틱톡 거래 절차가 진행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중국 외교부는 “관련 기업의 의사를 존중하며 시장 규칙에 따른 상업적 협상을 기대한다”고 원론적 입장만 내놨다.
이번 조치는 틱톡 매각을 둘러싼 불확실성을 줄이는 동시에, 미·중 간 기술·무역 갈등 완화에도 일정 부분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바이트댄스의 미국 사업 지분 매각 시한을 120일 연장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