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이코노미 김정훈 기자 | 전남 함평엑스포공원이 요즘 심상치 않다. APEC 2025 정상회의 분위기에 국향대전의 축제 열기까지 겹치면서, 공원 곳곳이 “가을 에너지”로 들썩인다.
살아있는 나비가 날아다니는 생태 전시, 정글 감성 가득한 수생식물관, 군민들이 직접 무대에 올라 재능을 뽐내는 끼자랑 한마당까지… 함평은 지금, 보는 순간 발걸음이 절로 느려지고, 돌아서면 다시 생각나는 가을 명소가 되고 있다.
■ 살아있는 나비와의 만남…APEC 엠블럼 메시지를 현장에서 느끼다
함평군은 자연생태관 내 ‘배추흰나비관’에서 살아있는 나비를 가까이에서 관찰할 수 있는 전시를 진행 중이다. 관람객들은 온실에 들어서자마자 꽃과 허브 사이를 우아하게 날아다니는 배추흰나비와 큰줄흰나비 등을 마주하게 된다.
나비 애벌레의 식잎, 번데기, 우화 과정을 단계별로 볼 수 있도록 꾸며져 있어, 아이들은 물론 성인 관람객들에게도 “한 번쯤 꼭 봐야 할 전시”로 꼽힌다.
특히 나비는 함평의 정체성을 상징하는 아이콘이자, APEC 2025 정상회의 공식 엠블럼의 모티프다. 꽃과 꽃 사이를 잇는 나비의 움직임을 형상화해 ‘연결(Connect)·혁신(Innovate)·번영(Prosper)’의 의미를 담았는데, 함평의 생태관 전시는 이 상징성을 자연스럽게 체감하도록 구성됐다.
나비곤충생태관의 ‘나비의 가을정원’은 국화 향과 함께 어우러져 계절의 멋을 더하며, 관람객들이 잠시 쉬어가는 휴식형 전시장으로 사랑받고 있다.
■ “정글 속으로 들어가는 기분”…수생식물관, 색다른 공간 연출 ‘호평’
엑스포공원의 또 하나의 인기 명소는 ‘수생식물관’이다. 입구부터 정글 콘셉트로 꾸며져, 마치 영화 속 장면에 들어선 듯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초록 식물이 서로 얽히고 늘어진 ‘정글터널’은 요즘 말로 ‘핫플 포토존’으로, 가족·연인·친구 단위 방문객이 인증샷을 남기며 줄 서서 촬영하는 풍경도 익숙한 장면이 됐다.
터널을 지나면 천장에서 길게 내려온 시서스노도사와 틸란드시아가 공간을 가득 메우며 생명력을 더한다. 중앙에는 보랏빛·분홍빛 등 몽환적인 색감의 반다(Vanda) 난꽃이 자리해 정글의 분위기를 한층 입체적으로 살린다.
연못 위를 유영하는 잉어와 수련, 물칸나, 코브라아비스 등 이색 수생식물은 아이들에게 호기심을 자극하고, 어른들에게는 이국적인 전경을 선물한다. 여기에 ‘가을꽃과 열매’ 포토존, 잉어 먹이주기 체험 프로그램이 더해져 오감으로 즐기는 생태 체험 공간으로 자리잡았다.
■ 축제의 또 다른 주인공은 ‘군민’…끼자랑 한마당, 웃음 가득
지난달 30일, 엑스포공원 물놀이장 옆 잔디마당에서는 군민이 직접 주인공이 된 ‘군민 끼자랑 한마당 잔치’가 열려 축제 분위기를 최고조로 끌어올렸다.
이번 행사는 ‘2025 대한민국 국향대전’과 연계해 마련된 참여형 무대로, 9개 읍·면에서 모인 16개 팀이 무대에 올랐다.
제기차기, 투호던지기, 단체줄넘기 등 전통놀이에 이어 노래자랑과 댄스 공연이 펼쳐지자 관람석에서는 환호와 박수가 터져 나왔다.
주민이 스스로 기획하고 준비한 무대인 만큼, 팀 동료들의 응원 피켓과 현수막이 등장하는 등 ‘우리 동네 스타’를 응원하는 풍경도 색다른 볼거리였다.
지역 공동체의 결속을 다지는 데에도 의미가 컸다. 행사를 지켜본 한 주민은 “함평 사람들끼리 얼굴 보며 웃고 즐길 수 있다는 게 큰 힘이 된다”고 말했다. 군민 참여도가 높아지며, 국향대전이 단순 관람형 축제를 넘어 ‘군민이 함께 만드는 축제’로 변화하고 있음을 보여준 셈이다.
이상익 함평군수는 “나비가 전하는 희망의 메시지처럼, 함평이 자연과 조화 속에서 성장해갈 수 있도록 하겠다”며 “엑스포공원을 생태·체험형 콘텐츠 중심지로 발전시켜 누구나 찾고 싶은 함평을 만들어 가겠다”고 밝혔다.
또한 “군민이 주인이 되는 참여형 축제를 꾸준히 확대해, 보는 축제가 아닌 함께 만드는 축제로 자리 잡게 하겠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