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나는 선언한다, 한국문학의 ‘휴먼 리얼리즘’을!

  • 등록 2025.11.13 12: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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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이코노미 서주원 기자 | 나는 오늘, 한 인간으로서, 한 작가로서 말한다. AI가 언어를 흉내 내고 감정을 계산하는 시대, 문학은 인간의 혼으로 인간을 다시 써야 한다.

 

내가 오늘 깃발을 드는 문학의 이름, ‘휴먼 리얼리즘(Human Realism)’은 기술의 반대가 아니다. 그것은 인간의 존엄을 되찾는 길이며, 기계가 끝내 모방할 수 없는 숨과 양심의 리얼리즘이다.

 

인류의 문학은 다시 사람에게로 돌아가야 한다. 기계가 대신할 수 없는 눈물, 말로 다 표현할 수 없는 고통, 가만히 품어야만 하는 이름 없는 사랑, 그 모든 감정의 자리로 돌아가야 한다.

 

 

나는 2021년 이후, 다시 대하소설 ‘파시’의 집필에 나섰다. 1984년부터 1940년대까지 영광굴비의 산지 칠산바다를 공간적 배경으로 삼아 바다의 피와 인간의 운명을 그리는 대서사다.

 

연재 소설 ‘견우’에서는 빛과 숨의 리듬으로 사랑의 존엄과 인간의 흔들림을 그리고 있다.

 

2014년 미디어오늘에 연재한 장편소설 ‘봉기’는 민중의 분노와 윤리를 기록했고, 소설 ‘마스크’는 코로나19 이후 무너진 인류의 비양심을 가감 없이 드러낸다.

 

故 노무현 대통령의 생애 마지막 하룻밤을 다룬 실록정치소설 ‘봉하노송의 절명’, 그리고 윤석열 정권을 다룰 풍자소설 ‘용산 삼식이’는 한국 정치의 빛과 그림자를 가르고 대한민국의 윤리적 판을 다시 세우려는 서사다.

 

 

내가 서툰 재주와 무딘 펜으로 엮는 소설들은 결국 하나의 질문으로 모인다.

 

‘인간이란 무엇인가?’.

 

그 질문의 답을 찾는 여정이 곧 휴먼 리얼리즘이다. 그 중심추는 무너뜨리고, 드러내고, 다시 세우는 데 있다. 거짓된 질서를 무너뜨리고, 가려진 진실을 드러내며, 그 위에 인간의 존엄과 양심을 다시 세우는 것. 이것이 내가 걸어가는 문학의 길이며, 이 시대가 함께 써야 할 리얼리즘이다.

 

여기서 내가 말하는 ‘휴먼 리얼리즘’이 ‘재구성 리얼리즘(Reconstructive Realism)’인 이유는 분명하다.

 

20세기는 인간을 해체했고, 21세기는 그 잔해 위에 새로운 인간을 세우지 않으면 안 되는 시대다. AI가 인간의 언어를 분해하고 모방하는 지금, 문학은 해체된 인간을 다시 조립하는 마지막 예술이며, 그 과정에서 인간의 고유한 균열·고통·숨결을 다시 하나의 형상으로 묶어내야 한다. 해체된 시대의 잔해 위에서 인간을 다시 세우는 일, 그것이 곧 휴먼 리얼리즘이 걸어가는 길이다.

 

나는 믿는다. 한국문학의 뿌리는 ‘우리’라는 말의 품에 있다. ‘나’보다 ‘우리’를 먼저 세운 사람들, 서로를 살리며 함께 견뎌온 공동체의 숨결. 그 오래된 철학 ‘홍익인간’의 마음 안에 인류의 미래가 숨어 있다.

 

이제 한류는 단순한 유행이 아니라, 인류 보편의 윤리를 살리는 언어의 문명으로 나아가야 한다. 나는 그 길 위에서 문학의 불을 다시 붙인다. AI가 시를 쓰고, 로봇이 노래하는 시대, 문학은 여전히 인간의 언어로 숨 쉬어야 한다.

 

나는 호소한다. 동양의 사유로 빚은 한국문학의 ‘휴먼 리얼리즘’이 세계 문학을 이끄는 그날을 향해 ‘함께 가자, 우리 이 길을!’.

 

 

서주원 기자 arikor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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