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이코노미 김정훈 기자 | 전남도가 국비 10조 원을 손에 넣으면서 지역 발전의 판도가 한층 넓어졌다. 숫자 하나가 바뀌었을 뿐인데, 전남의 전략지도가 전방위로 다시 그려지는 느낌이다.
우주·에너지·AI·관광·농수산까지, 여러 분야에서 그동안 ‘가능성’에 그쳤던 계획들이 이제는 실제 사업으로 연결될 힘을 얻게 됐다.
특히 눈에 띄는 건 우주항공과 에너지 분야다. 고흥 일대는 민간 우주발사체 엔진연소 시험시설 구축이 본궤도에 오르면서 발사체 산업의 상징적인 거점으로 더욱 단단해지고 있다.
여기에 한국에너지공과대학교(한전공대) 운영 지원과 초전도 도체 시험설비 구축 등이 더해지면서 에너지 신산업의 중심축도 확실히 잡히고 있다.
전남이 장기적으로 노려온 ‘우주-에너지 쌍축’이 서서히 힘을 발휘하기 시작한 셈이다.
농수산 분야에서는 전남이 1위를 기록해온 김 산업이 국가 단위의 육성체계를 갖추게 되는 지점이 주목된다.
국립 김 산업 진흥원 설립 준비가 시작되면서, 수출 품목 1위의 위상이 조직적 지원을 만나 더 큰 경쟁력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커졌다.
무안권에서 본격 추진될 농업 AX(Agri-Transformation) 기반 구축 역시 전남 농업의 체질 개선을 이끌 중요한 실험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관광 분야에서도 남해안권의 잠재력이 구체화되고 있다. 영광 백수해안 경관명소화, 장성 K-사찰 음식관광, 담양 관광스테이 등 지역별 특성이 뚜렷한 사업들이 고르게 반영됐다.
‘2026 섬 방문의 해’ 추진비가 더해지면서 섬·해안·산림을 잇는 남해안 관광벨트가 하나의 권역으로 묶이는 흐름도 빨라지고 있다.
전남도가 강조하는 사회안전망·생활 인프라 강화 역시 눈여겨볼 대목이다.
여순사건 희생자 유족 치유센터, 전남도 5·18 추모시설, 무안천 하류 정비 등은 예산 확보를 넘어 지역의 오랜 과제들을 차근차근 다지는 과정이다.
이 같은 생활 기반 확충은 결국 도민 삶의 안정감으로 이어진다.
결과적으로 이번 국비 확보는 전남의 ‘큰 그림’이 구체적인 실행력까지 갖추는 전환점이다.
한 해의 예산이지만, 여러 해 동안 준비해 온 전략의 물꼬를 트는 숫자이기도 하다.
김 지사가 말한 “전남 황금시대의 문”이라는 표현이 과장이 아니게 느껴지는 이유다. 이제 남은 건 이 동력을 어디까지 현실로 옮겨놓느냐에 달려 있다.
김영록 지사는 “AI 데이터센터, RE100 산단 조성, 민간 우주산업 선도사업, 전남형 농산업AX 등 다양한 분야에서 국비를 확보해 역대 최대인 국고 10조 원 시대를 활짝 열었다”며 “미래 전남 황금시대롤 힘차게 열기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