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이코노미 강매화 기자 | KT 차기 대표이사 최종 후보로 박윤영 전 KT 부문장(사장)이 선정됐다. 30년 넘게 KT에 몸담아 온 내부 인사로, 조직 이해도와 기업 간 거래(B2B) 분야의 전문성이 강점으로 꼽힌다.
KT 이사회는 박 후보를 두고 “사업 경험과 기술 기반의 경영 역량을 갖춘 인물”이라며 “디지털 전환과 B2B 영역에서 실질적인 성과를 냈고, 향후 변화와 혁신을 주도할 적임자”라고 평가했다.
박 후보는 1992년 한국통신(현 KT)에 입사해 B2B와 디지털 혁신 부문을 중심으로 경력을 쌓아왔다. 내부 사정에 정통한 ‘KT맨’으로 분류되며, 과거에도 여러 차례 대표 후보군에 이름을 올렸다.
2019년에는 구현모 전 대표와 함께 최종 후보 2인에 올랐고, 2023년에도 김영섭 현 대표, 차상균 서울대 교수와 함께 최종 3인 후보로 압축됐으나 선임으로 이어지지는 못했다. 이번에는 KT의 중장기 경쟁력 강화를 이끌 인물로 평가받으며 최종 후보 자리에 올랐다.
심층 면접 과정에서 박 후보는 주주와 시장과의 신뢰를 강조하며, 당면한 현안에 대한 구체적인 대응 전략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KT는 현재 해킹 사고로 인한 고객 신뢰 회복, 인공지능(AI) 경쟁력 강화 등 풀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다. 특히 AI 국가대표 컨소시엄 탈락 이후 ICT 기업으로서의 위상 약화 지적도 이어지고 있다.
통신업계에서는 차기 CEO가 보안 체계 강화와 공공성 회복은 물론, AI를 포함한 신사업 전환을 실질적으로 이끌 수 있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KT의 중장기 기업 가치 제고가 무엇보다 중요한 과제로 꼽힌다.
외부 변수 줄었나…인선 과정 ‘순항’ 관측
업계의 관심은 이번 후보 선정이 내년 3월 주주총회까지 무리 없이 이어질 수 있을지에 쏠려 있다. KT는 특정 주주의 지분이 압도적이지 않은 구조로, 과거 정부·정치권의 영향 가능성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2022년에는 당시 최대주주였던 국민연금공단이 구현모 대표 연임에 공개 반대 의사를 밝힌 바 있다. 이후 국민연금의 지분 축소로 현대차그룹이 최대주주에 올랐지만, 외부 변수에 대한 우려는 완전히 사라지지 않았다는 평가다.
다만 이번 선임 과정에서는 과거와 달리 정치권의 직접적인 개입 신호가 감지되지 않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이전 인선 국면에서는 외부 분위기를 살피는 흐름이 분명했지만, 이번에는 그런 기류가 거의 보이지 않는다”며 “외부 영향이 있었다면 초기 단계부터 특정 후보로 방향이 정해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