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이코노미 강매화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미디어 기업 트럼프미디어앤테크놀로지그룹(TMTG)이 핵융합 에너지 기업과의 합병을 통해 사업 영역 확대에 나선다. 인공지능(AI) 확산으로 전력 수요가 급증하는 상황에서 차세대 에너지원으로 주목받는 핵융합 기술을 신성장 동력으로 삼겠다는 구상이다.
18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TMTG는 비상장 핵융합 기업 TAE테크놀로지스와 전액 주식 교환 방식의 합병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거래 규모는 약 60억달러로, 합병이 완료되면 양측 주주가 통합 법인의 지분을 절반가량씩 나눠 갖게 된다. 거래 종결 시점은 내년 중반으로 예상된다.
합병 이후 출범할 법인은 세계 최초의 상업용 핵융합 발전소 건설에 착수한다는 계획을 내놨다. 초기 발전 용량은 50메가와트(MW) 수준으로 시작해, 장기적으로는 최대 500MW까지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핵융합은 방사성 폐기물과 폭발 위험이 상대적으로 낮으면서도 막대한 에너지를 생산할 수 있는 차세대 기술로 평가된다. 특히 AI 데이터센터와 고성능 컴퓨팅 인프라 확대로 전력 수요가 폭증하면서 글로벌 시장의 관심이 다시 커지고 있다.
TMTG는 “핵융합 발전은 경제적이면서 안정적인 전력 공급을 가능하게 해 미국이 AI 혁명을 주도하고 글로벌 경쟁력을 유지하는 데 핵심 역할을 할 것”이라며, 합병을 통해 “세계 최초의 상장 핵융합 기업 중 하나가 탄생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TAE는 현재 1600건 이상의 특허를 보유하고 있으며, 구글과 셰브론, 골드만삭스 등으로부터 누적 13억달러 이상의 투자를 유치한 바 있다. 합병 계약 체결과 함께 TMTG는 TAE에 2억달러의 현금을 투입하고, 거래 완료 후 규제 절차가 마무리되면 추가로 1억달러를 지원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합병 이후 경영은 데빈 누네스 TMTG 회장과 미클 빈더바우어 TAE 최고경영자(CEO)가 공동 CEO 체제로 이끈다. 누네스 회장은 이번 거래가 ‘미국 우선’ 기조와 함께 변혁적 기술을 통한 장기 가치 창출 전략에 부합한다고 설명했다.
TMTG는 트럼프 대통령의 소셜미디어 플랫폼 ‘트루스소셜’을 운영하는 회사로, 트럼프는 현재 1억1400만주 이상의 지분을 간접 보유하고 있다. 회사 측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기준 TMTG의 자산 규모는 30억달러를 웃돌며, 이 중 상당 부분은 최근 가상자산과 금융 서비스로 사업을 넓히는 과정에서 확보한 비트코인이 차지한다.
다만 실적 측면에서는 부담이 이어지고 있다. TMTG는 지속적인 순손실을 기록 중이며, 올해 1~3분기 누적 매출은 270만달러에도 미치지 못했다. 매출 대부분이 트루스소셜 광고에서 발생하고 있지만, 기존 대형 SNS와의 경쟁은 쉽지 않은 상황이다.
TMTG 주가는 올해 1월 고점 대비 75% 이상 하락했으나, 이번 합병 소식이 전해진 뒤 하루 만에 약 40% 급등하며 시장의 기대감을 반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