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이코노미 이창희 기자 | 강북구청과 연계된 관변단체가 더불어민주당 당원 모집 과정에 관여한 정황이 확인돼 공적 자금 지원 단체의 정치 활동 개입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강북구로부터 사업비와 운영비를 지원받는 관변단체가 지역 주민을 상대로 더불어민주당 입당원서를 수거하는 데 관여한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단체는 구청으로부터 지원받고 있으며, 각종 지역 행사와 공공사업을 통해 행정과 긴밀한 협력 관계를 유지해온 것으로 파악됐다. 예산 지원 없이는 주요 사업 추진이 어려운 구조라는 점에서 정치적 중립성 훼손 우려가 제기된다.

강북구에는 새마을지도자강북구협의회, 강북구새마을부녀회, 새마을문고강북구지부 등 3개 관변단체가 13개 동 단위로 조직돼 있다. 이들 단체는 오랜 기간 지역 내 조직력과 동원력을 바탕으로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해온 것으로 평가된다.

복수의 관변단체 관계자는 입당원서 수거와 관련해 "이미 다른 쪽에서 많이 받아 우리가 확보할 수 있는 입당원서가 많지 않았다"며 "이순희가 늦게 시작해 많이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런 발언은 당시 지역사회에서 특정 정치 세력을 중심으로 권리당원 확보 경쟁이 존재했을 가능성을 시사하는 정황으로 해석된다.

관변단체의 활동 시점은 지난해 8월로, 2026년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앞두고 권리당원 모집이 집중되던 시기와 겹친다. 더불어민주당 중앙당이 정한 지역당원 입당원서 접수 마감일은 8월 30일이었다.

민주당 경선은 권리당원 투표 50%와 시민 여론조사 50%를 합산하는 방식이어서, 권리당원 수는 경선 경쟁력과 직결된다.

공직선거법은 공무원은 물론 지방자치단체로부터 지원을 받는 단체가 특정 정당이나 후보자에게 유리한 활동을 하는 것을 엄격히 제한하고 있다.

법조계에서는 공직선거법 제97조가 제3자의 선거운동 관여를 금지하고 있는 만큼, 관변단체의 개입이 사실로 확인될 경우 법적 책임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고 지적한다.

이와 관련해 강북구청은 "해당 의혹과 관련해 새마을회 사무국 등 단체 실무진을 상대로 사실관계를 확인한 결과, 단체 차원에서 정당 가입을 언급하거나 관련 활동을 진행한 사실은 없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밝혔다. 또 "보조금 집행과 단체 운영 전반에 대해 관련 법령에 따라 관리·감독하고 있으며, 공직선거와 관련해서도 선거관리위원회와 행정안전부 지침에 따라 위반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안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공직선거법 위반 가능성에 대해서도 "법 위반 사항이 객관적이고 명백하게 확인될 경우 관련 법규에 따라 엄정하게 조치하겠다"는 원론적 입장을 밝혔다.

한편 이순희 강북구청장은 우이동 신축 과정에서 제기된 가족 간 이해충돌 의혹, 관용차 무단 사용 직원의 승진 논란 등에 이어 관변단체 개입 의혹까지 불거지며 구정 운영의 공정성을 둘러싼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공적 예산이 투입된 조직의 정치적 편향성 문제는 단순한 행정상 실수를 넘어 제도 전반에 대한 신뢰를 훼손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관변단체 정치적 중립성은 지방자치단체 지원 단체 운영의 기본 원칙인 만큼, 향후 추가적인 사실관계 확인 결과에 따라 행정적·사법적 판단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이다.

지역사회에서는 이번 논란을 계기로 관변단체에 대한 관리·감독 체계를 보다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도 제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