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이코노미 강매화 기자 | 미국 내 고물가에 대한 소비자 불만이 커지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가구류에 대한 관세 인상 시점을 1년 뒤로 미뤘다. 생활비 부담을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가 반영된 조치로 풀이된다.
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백악관은 이날 성명을 통해 당초 즉시 시행될 예정이었던 일부 가구 제품에 대한 관세 인상을 2027년 1월 1일로 연기한다고 밝혔다. 대상 품목은 덮개형 가구를 비롯해 주방 수납장과 세면대 수납장 등이다.
앞서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해 9월 이들 품목에 대한 관세를 대폭 상향 조정했다. 주방·욕실 수납장은 기존 25%에서 50%로, 소파와 안락의자 등 덮개형 가구에는 30%의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방침이었다.
백악관은 이번 결정에 대해 “목재 제품 수입과 관련한 교역 상대국과의 협상에서 상호주의와 국가안보 문제를 논의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해당 관세는 국가 안보를 이유로 수입 규제를 가능케 하는 ‘무역확대법 232조’에 근거해 추진돼 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 정책을 통해 미국 내 제조업 부활을 유도하겠다는 입장을 지속적으로 강조해 왔다. 특히 지난해 8월에는 수입 가구에 대한 관세 부과를 통해 노스캐롤라이나주 피드몬트 지역과 같은 전통적인 가구 생산지의 일자리를 되살리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그러나 해당 발표 직후 RH와 웨이페어 등 주요 가구 유통기업들의 주가는 급락했다.
실제로 미국 가구 산업은 수십 년간 중국산 저가 제품 공세로 큰 타격을 입어 왔다. 이에 따라 보호무역 강화가 필요하다는 주장과 소비자 물가 상승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동시에 제기돼 왔다.
트럼프 행정부는 최근 들어 관세 정책의 강도를 일부 조절하는 모습도 보이고 있다. 지난해 11월에는 물가 부담 완화를 이유로 고기, 커피, 바나나 등 다수의 농산물에 대한 관세를 철회했다. 해당 품목 상당수는 미국 내에서 대체 생산이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다.
미 노동통계국(BLS)에 따르면 지난해 초까지만 해도 가정용 가구 가격은 큰 변동이 없었지만, 11월 기준으로는 전년 동기 대비 4.6%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한편 미국 정부는 이탈리아산 파스타에 대한 고율 관세도 대폭 낮췄다. 이탈리아 정부는 미 상무부가 자국 파스타 업체 13곳에 부과하려던 추가 관세를 기존 최대 92%에서 2~14% 수준으로 인하했다고 밝혔다. 앞서 미국은 바릴라, 라 몰리자나, 파스티피치오 루시오 가로팔로 등 주요 이탈리아 업체들이 미국 시장에서 덤핑 판매를 해왔다며 제재를 예고한 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