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이코노미 강매화 기자 |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이 의사 인력 확대 정책을 지역·필수·공공의료 개혁의 출발점으로 규정하며 향후 관련 대책을 차질 없이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교육부 등 관계 부처와 협력을 강화해 의사 양성과 배치 체계를 정비하겠다는 구상이다.
정 장관은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7차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 회의 직후 브리핑에서, 이번 증원 결정이 국내 보건의료 체계가 직면한 구조적 위기를 공유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협의와 소통을 통해 도출된 정책인 만큼 실행력 확보에 집중하겠다는 입장도 함께 내놨다.
보건복지부는 2027년 490명을 시작으로 2028년과 2029년 각각 613명, 2030년 이후 매년 813명씩 의대 정원을 늘려 5년간 총 3342명을 증원하기로 했다. 새롭게 배출되는 의사 인력은 지역의사제도를 통해 선발돼 지역 의료 현장과 필수 진료 분야에 배치될 예정이다.
정부가 제시한 증원 필요성의 핵심 근거는 지역 간 의료 격차와 필수·공공의료 인력 부족이다. 지난해 말 기준 국내 의사 수는 14만여 명, 실제 활동 의사는 약 11만6000명으로 인구 1000명당 2.2명 수준이다. 그러나 지역별 편차는 뚜렷하다. 종합병원 이상 기준 인구 1000명당 의사 수는 서울 1.28명인 반면 경북 0.43명, 충남 0.45명, 전남 0.51명에 머문다.
건강수명 역시 수도권과 지방의 격차가 확인된다. 2022년 기준 서울의 건강수명은 70.81세였지만 전남 68.34세, 전북 68.68세, 경남 69.22세 등 다수 지역이 70세에 미치지 못했다. 치료가 적절히 이뤄졌다면 피할 수 있었던 사망자 수 또한 지방에서 더 높게 나타나 의료 접근성과 질의 차이를 드러냈다.
의료 인프라의 수도권 집중 현상도 심각하다. 상급종합병원 47곳 가운데 절반가량이 수도권에 위치하고 있으며, 일부 시도에는 상급종합병원이 전혀 없다. 이로 인해 지역 환자가 서울로 이동해 진료를 받는 ‘원정 진료’가 지속되고 있다. 실제로 2024년 서울 의료기관 이용자 중 약 41.5%가 타 지역 환자였고, 이들이 지출한 진료비는 10조 원을 넘어섰다.
전공의 인력의 수도권 쏠림 역시 확인된다. 서울 수련병원 소아청소년과 전공의의 65%, 산부인과 전공의의 63%가 지역 출신으로, 지역에서 양성된 의료 인력이 다시 수도권으로 이동하는 구조가 고착화돼 있다.
정부는 이번 의사 증원이 단순한 숫자 확대가 아니라 지역 의료 기반을 회복하고 필수·공공의료 공백을 메우기 위한 구조 개혁의 시작이라고 강조한다. 향후 정책 성패는 실제 지역 배치와 의료 인프라 확충, 그리고 지속 가능한 인력 운영 체계 구축에 달려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