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이코노미 김정훈 기자 | 전남 영암군이 대불국가산업단지에서 생산한 재생에너지를 입주기업에 직접 공급하는 전력거래 모델을 본격 추진하고 있다.
한전을 거치지 않는 ‘온사이트 전력직접거래(On Site PPA)’가 전국 최초로 인정되면서 산업단지형 RE100 이행의 시험 사례로 주목된다.
18일 영암군에 따르면 군은 지난 12일 군청에서 한국산업단지공단, 한국중부발전, 케이씨, 세진엔지니어링과 ‘대불산단 RE100 지원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협약은 대불산단 내 자체 재생에너지 공급 체계를 구축하고, 입주기업의 사용 전력 100%를 재생에너지로 충당하는 기반을 마련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탄소 저감과 수출 경쟁력 확보를 동시에 겨냥한 조치다.
핵심은 대불정수장에 상반기 중 조성되는 3MW 규모 태양광 발전설비에서 생산한 전력을 산단 입주기업인 케이씨에 직접 공급하는 것이다. 생산지와 소비지를 연결하는 온사이트 PPA 방식으로, 약 600m 떨어진 사업장에 전기를 공급한다.
한국전력공사는 이번 발전설비 구축과 전력 공급 체계를 온사이트 전력직접거래로 인정했다. 전력 생산 부지와 인접 지역에 한정되던 기존 사례와 달리 일정 거리 이격이 있는 경우에도 인정된 첫 사례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협약에 따라 한국중부발전은 사업 주관기관이자 전기공급사업자로 참여해 전력 공급을 맡고, 세진엔지니어링은 발전설비 구축을 담당한다. 영암군과 한국산업단지공단은 인·허가 등 행정 절차를 지원한다.
전력 직접거래가 본격화되면 대불산단의 재생에너지 자급률은 현재 10%대에서 20%대 이상으로 높아질 것으로 군은 보고 있다. 산단 입주기업과 근로자가 발전사업에 참여하고, 수익 일부를 지역에 환원하는 상생연금 제도 도입도 함께 검토 중이다.
조선업 중심의 대규모 산업단지인 대불산단은 전력 사용량과 온실가스 배출 비중이 높은 지역으로 꼽힌다. 글로벌 공급망의 RE100 요구와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시행 등 대외 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재생에너지 확보가 과제로 떠오른 상황이다.
영암군은 2024년부터 스마트그린산단 촉진사업의 일환으로 ‘대불산단 에너지 자급자족 인프라 구축 및 운영사업’을 추진해 왔다. 2027년까지 국비 200억원을 포함해 총 332억원을 투입, 신재생에너지 인프라 확충과 통합 에너지관리 시스템 도입 등을 단계적으로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우승희 영암군수는 “지역에서 생산한 에너지를 지역에서 소비하는 구조를 현장에서 구현해 나가겠다”며 “재생에너지를 합리적인 가격에 공급해 기업 경쟁력을 높이고, 지역과 성과를 나누는 모델로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