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개발 비리 추적 | 장위15구역⑦] ‘즉각 업무배제’가 필요한 이유…멈추지 않으면 더 커지는 리스크

  • 등록 2026.02.24 05:4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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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반 10건·수사의뢰…조합장 직무 유지 적절성 도마
업무배제는 처벌 아닌 ‘위험 차단’…법적 근거 충분
성북구청, 질의서에도 침묵…감독 공백 논란 확산
조합원 선택의 시간…총회·가처분 등 대응 필요

지이코노미 문채형 기자 | 지이코노미는 앞선 보도에서 성북구청 질의서 답변을 바탕으로 장위15구역 재개발 사업의 관리·감독 책임을 짚겠다고 예고한 바 있다. 그러나 성북구청은 해당 질의에 대해 현재까지 공식적인 답변을 내놓지 않고 있다.

 

 

문제는 이 ‘침묵’이 단순한 행정 지연으로 보기 어렵다는 점이다.

 

장위15구역은 이미 관할관청 실태점검에서 다수의 위반 사항이 적발됐고, 일부는 도시정비법 위반 소지로 수사의뢰까지 이어진 상태다. 여기에 소식지 왜곡 논란과 조합원 대상 고소 남발까지 겹치며, 조합 운영 전반에 대한 신뢰는 크게 흔들리고 있다.

 

즉, 단순한 내부 갈등 수준을 넘어 행정·사법 리스크가 동시에 작동하는 복합 위기 상황에 들어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합 운영의 핵심 축인 조합장 직무는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

 

이 지점에서 조합원들의 의문은 더 이상 단순한 불만이 아니다. 위반이 적발되고 수사까지 진행되는 상황에서, 조합장이 계속 사업을 이끌어도 되는 것인지. 그리고 그 책임은 어디까지 허용되는 것인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이다.

 

이 질문에 대한 답을 미루는 순간, 그 부담은 고스란히 조합원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다.

 

■ “위반 적발·수사의뢰”…그럼에도 유지되는 직무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장위15구역은 관할관청 실태점검에서 다수의 위반 사항이 적발됐고, 일부 사안은 도시정비법 위반 소지가 있어 경찰 수사의뢰로까지 이어진 것으로 파악된다.

 

이는 통상적인 행정 지적 수준을 넘어선 단계다. 단순한 시정 권고를 넘어, 사법적 판단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열려 있는 상황이라는 의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까지 조합장 직무는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

 

문제는 바로 이 지점이다. 위반이 확인되고 수사까지 진행되는 상황이라면, 통상적으로는 조합 운영의 공정성과 신뢰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될 수밖에 없다. 특히 재개발 사업처럼 이해관계와 자금 규모가 큰 사업에서는 더욱 엄격한 기준이 요구된다.

 

그런데도 별다른 조치 없이 기존 체제가 유지되는 현실은 조합원들에게 또 다른 불안을 안기고 있다. 왜 아무런 변화가 없는가. 왜 책임에 대한 조치가 뒤따르지 않는가. 이 질문은 단순한 의혹 제기가 아니라, 사업의 정상적인 운영이 가능한지에 대한 근본적인 문제 제기로 이어지고 있다.

 

■ “업무배제는 처벌이 아니다”…법적 구조의 핵심

 

전문가들은 이 문제를 감정이 아닌 ‘법적 구조’로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재개발 조합장은 공무원이 아니라 민간 조합의 대표자다. 이 때문에 관할관청이 즉시 해임하거나 직무를 정지시키는 데에는 법적 한계가 존재한다.

 

즉, 위반 사항이 적발됐다고 해서 곧바로 자동 업무배제가 이뤄지는 구조는 아니다. 그러나 이것이 곧 업무배제가 불가능하다는 의미는 아니다.

 

법조계에서는 오히려 현재와 같은 상황이 조합장 직무 유지의 적절성을 본격적으로 따져봐야 할 단계라고 본다. 위반 사항이 다수 확인되고, 일부 사안이 수사로까지 이어진 경우라면 조합 운영의 공정성과 신뢰성이 이미 훼손됐다고 볼 여지가 크기 때문이다.

 

이 경우 조합원이나 이해관계인은 법원을 통해 직무집행정지 가처분을 신청할 수 있고, 총회를 통한 해임 절차 역시 가능하다. 이러한 절차가 현실화될 경우 사실상 업무배제와 같은 효과를 가져온다.

 

핵심은 업무배제의 성격에 있다. 이는 특정인을 처벌하기 위한 조치가 아니라, 더 큰 피해를 막기 위한 예방적 조치에 가깝다. 조합 운영의 신뢰가 흔들린 상황에서 동일한 체제가 유지될 경우 추가적인 갈등과 비용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결국 업무배제 논란의 본질은 책임을 묻는 문제가 아니라, 사업과 조합원을 보호하기 위한 최소한의 안전장치를 마련하는 문제로 볼 필요가 있다.

 

■ 직무 유지가 만드는 ‘진행형 리스크’

 

현재 상황의 핵심 문제는 위험이 이미 발생했다는 점이 아니라, 그 위험이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는 데 있다. 조합장이 직무를 유지하는 동안 의사결정의 정당성에 대한 논란은 반복되고, 내부 갈등은 더욱 깊어질 수밖에 없다. 이로 인해 사업 추진 과정 전반에 지연이 발생할 가능성도 커진다.

 

재개발 사업에서 지연은 곧 비용 증가로 직결된다. 일정이 늦어질수록 금융이자는 계속 쌓이고, 공사비 역시 상승 압력을 받는다. 여기에 사업의 불확실성이 커질수록 예상하지 못한 추가 비용까지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문제는 이러한 비용이 외부로 전가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결국 모든 부담은 조합원에게 돌아간다. 지금의 구조가 유지된다는 것은 단순히 갈등이 이어지는 수준을 넘어, 시간이 지날수록 조합원 부담이 커지는 상황을 그대로 방치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

 

결국 현재의 문제를 해결하지 않는 선택은, 향후 더 큰 분담금을 감수하겠다는 선택과 같은 의미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 관할관청의 침묵…감독은 작동하고 있는가

 

이번 사안에서 또 하나 주목할 지점은 관할관청의 대응이다. 지이코노미는 성북구청에 실태점검 결과, 위반 내용, 시정 요구 여부, 후속 조치 계획 등을 묻는 공식 질의서를 발송했다.

 

그러나 취재 결과, 현재까지 명확한 답변은 확인되지 않았다. 관할관청은 도시정비사업의 관리·감독 주체다. 위반이 확인되고 수사의뢰로까지 이어진 사안이라면 조합원에게 최소한의 설명 책임이 요구된다.

 

그럼에도 답변이 없는 상황은 감독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지에 대한 의문으로 이어진다. 행정의 공백은 결국 현장의 혼란으로 이어진다.

 

■ 결국 남는 것은 ‘조합원의 선택’

 

이제 상황은 명확해졌다. 행정은 즉각 개입하기 어려운 구조이고, 조합 내부 갈등은 심화되고 있으며, 사업 리스크는 커지고 있다.

 

결국 방향을 결정할 수 있는 주체는 조합원이다. 전문가들은 조합원이 취할 수 있는 현실적인 대응으로 정보공개를 통한 자료 확보, 총회를 통한 의사결정 구조 회복, 직무집행정지 가처분 등 법적 대응을 제시해야한다.

 

핵심은 하나다. 조합을 통제할 수 있는 힘을 다시 조합원에게 되돌리는 것이다. 장위15구역의 문제는 단순한 내부 갈등이 아니다. 위반 적발과 수사, 왜곡된 정보, 고소 중심 대응, 그리고 행정의 침묵까지 여러 요소가 동시에 얽히며 구조적 위기로 번지고 있다.

 

이 상황에서 가장 중요한 질문은 단순하다. 지금의 구조를 그대로 둘 것인가, 아니면 멈추고 바로잡을 것인가.

 

그 선택의 결과는 결국 조합원 모두가 감당하게 된다.

 

※ 다음 보도에서는 성북구청 질의서와 관련한 추가 취재를 통해 감독 책임 문제를 보다 구체적으로 짚을 예정이다.

문채형 기자 moon113@emp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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