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이코노미 김정훈 기자 | 곡성군이 청년 정책의 고삐를 다시 죄고 있다. 일자리·주거·창업을 하나의 축으로 묶은 ‘정착 패키지’를 본격 가동하는 흐름이다. 인구 감소의 파고를 넘기 위한 대응이 선언을 넘어 실행 단계로 옮겨가는 모양새다.
가장 먼저 눈에 띄는 대목은 가업승계 청년 지원이다. 군은 3월 13일까지 ‘2026년 곡성군 가업승계 청년 지원사업’ 신청을 받는다. 부모 또는 배우자의 (조)부모가 일궈온 업을 잇는 만 19세 이상 49세 이하가 대상이다.
선정되면 사업장 내부 수선 등 경영 기반을 다지는 데 필요한 자금을 2000만 원 한도에서 지원한다. 토지 매입비와 임대료, 인건비는 제외해 실제 투자로 이어지는 항목에 무게를 뒀다. 승계에 머무르지 않고 ‘세대교체형 리브랜딩’에 가깝다. 기존 업종의 축적된 노하우에 청년의 감각을 보태 매출 구조를 다시 짜보겠다는 방향이다. 여기에 창업 지원사업과 연계해 초기 자금과 컨설팅을 함께 묶는 점도 눈에 띈다.
주거 분야에서는 ‘곡성형 청년하우징타운’이 25일 곡성읍 읍내리 493번지 일원에서 기공식을 갖고 본격 공사에 들어갔다. 이날 오후 3시 열린 기공식에는 군수와 군의회 의장, 도·군의원, 기관단체장, 주민 등이 참석해 사업 추진 경과를 공유하고 안전 시공을 다짐하는 퍼포먼스를 진행했다.
총 200억 원을 투입해 2027년 9월까지 청년형 30호(전용 37㎡), 신혼형 25호(전용 59㎡) 등 55호를 조성한다.
광역·기초 기금과 군비를 결합한 구조로, 임대료 부담을 낮추고 생활 동선을 고려한 설계를 통해 ‘출퇴근-육아-여가’가 이어지는 주거 환경을 구현하겠다는 계산이다. 안팎에서는 이를 두고 “청년 유출 방어선”이자 “유입 교두보”라는 평가가 나온다. 단지 조성에 그치지 않고, 주변 상권과 연계한 생활 인프라 확충도 병행 검토 중이다.
정책 전반을 조율하는 엔진은 청년정책위원회다. 26일 오후 4시 30분 열리는 위원회에서는 2026년 시행계획안이 논의된다. 6개 분야 61개 세부 사업을 촘촘히 점검하며, 일자리 매칭부터 문화·복지, 농업·창업, 교육·역량 강화까지 범위를 넓혔다.
지난해 성과를 토대로 보완점을 짚고 예산의 체감도를 끌어올리는 방안을 다룰 예정이다. 행정 주도에 머무르지 않고 현장 피드백을 반영하겠다는 구상이다.
보조 축도 속도를 올리고 있다. 청년 예비창업자 3명을 선발해 1인당 최대 2천만 원을 지원하는 사업이 3월 13일까지 진행 중이다. 아이템의 참신성은 물론 지역과 얼마나 맞물려 돌아갈 수 있는지까지 함께 따진다.
지난 24일에는 비빌언덕25에서 청년희망파트너 1분기 정기회의가 열려 주요 정책을 공유하고 운영 방향을 조율했다. 행정이 일방 통보하는 자리가 아니라, 현장의 목소리를 받아 적는 시간에 가까웠다.
26일에는 일하잡(JOB)센터 취·창업 특강이 예정돼 있다. 진로·성향 탐색 검사와 퍼스널컬러 진단을 통해 자기 이해도를 높이고 면접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프로그램이 준비돼 있다.
27일에는 이민·외국인 정책 시군 담당자 연찬회에 참석해 달라진 비자 제도와 정착 지원 체계를 점검한다.
청년을 중심에 둔 정책들이 일자리, 주거, 인구 전략과 맞물려 돌아가는 구조다. 따로 노는 사업이 아니라 하나의 궤도로 묶겠다는 의지가 읽힌다.
가업을 잇는 청년, 새 보금자리를 마련하는 청년, 창업에 뛰어드는 청년을 한 축으로 묶는 구조가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곡성군은 이를 통해 일자리와 주거, 창업 지원이 따로 움직이지 않고 맞물려 돌아가는 기반을 다지겠다는 입장이다.
인구 감소라는 수치 대응을 넘어, 머물 이유를 만드는 정책 전환이 속도를 내고 있다. 성과의 무게는 결국 실제 체감도와 지속성에서 가려질 것으로 보인다.
곡성군 관계자는 “청년이 지역에서 일하고, 살고, 뿌리내릴 수 있는 여건을 하나씩 갖춰가는 과정”이라며 “사업 간 연결 고리를 촘촘히 엮어 현장에서 체감할 수 있는 변화를 만들어가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