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이란 ‘해상 봉쇄 맞대응’…호르무즈發 에너지 충격 현실화

  • 등록 2026.04.24 05:5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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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협 봉쇄 vs 원해 차단…이중 압박 구조 형성
초대형 유조선까지 검문…美, 작전 반경 확대
이란, 선박 나포·공격 지속…해상 통제력 과시
협상 실종 속 군사·경제 충돌 동시 격화

지이코노미 강매화 기자 | 중동 해상에서 미국과 이란 간 충돌이 군사적 대치를 넘어 ‘에너지 봉쇄 전쟁’ 양상으로 번지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을 장악한 이란과 공해상 차단에 나선 미국이 정면으로 맞서면서 글로벌 원유 공급망에 직접적인 충격이 가시화되고 있다.

 

 

23일(현지시간) 외신에 따르면 미국 해군은 인도양 공해상에서 이란산 원유를 운송하던 초대형 유조선(VLCC)에 직접 승선해 검문을 실시했다. 해당 선박은 약 200만 배럴을 적재할 수 있는 규모로, 제재 회피를 위해 국적을 위장한 정황이 포착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조치는 미국이 기존 페르시아만 인근을 넘어 원해까지 작전 범위를 확대한 상징적 사례로 평가된다. 단순 감시를 넘어 실제 차단·검색까지 병행하며 이란의 원유 수출망을 원천 봉쇄하려는 전략이 본격화된 셈이다. 특히 중국 등 주요 수입국으로 향하던 물량까지 영향을 받으면서 이란의 수출 타격은 불가피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에 맞서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에서 강경 대응 수위를 끌어올리고 있다. 혁명수비대 해군은 고속정을 동원해 상선에 접근한 뒤 병력을 투입해 선박을 장악하는 장면을 공개하며 해상 통제력을 과시했다. 실제로 이란은 최근 컨테이너선 공격과 나포를 이어가며 해협을 사실상 봉쇄하는 조치를 유지하고 있다.

 

이로 인해 세계 원유 수송의 핵심 통로인 호르무즈 해협의 통항량은 눈에 띄게 감소했다. 시장에서는 이미 공급 차질이 현실화되고 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미국의 원해 차단과 이란의 해협 봉쇄가 동시에 작용하면서 글로벌 시장으로 유입되는 원유 물량이 급감하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수억 배럴 규모의 공급 공백 가능성까지 거론한다. 설령 해협 통행이 재개되더라도 물류 정상화에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곧 국제 유가의 변동성 확대와 직결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이번 사태는 단순한 군사 충돌을 넘어 ‘경제 압박전’의 성격을 띤다. 미국은 해상 차단으로 이란의 외화 수입을 봉쇄하고, 이란은 해협 통제를 통해 글로벌 에너지 시장을 흔드는 방식으로 맞서고 있다. 서로의 취약 지점을 정조준한 전략적 대치다.

 

군사적 긴장도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이스라엘이 미국의 승인 여부에 따라 이란 공격 재개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확전 우려를 키우고 있다. 지난 4월 휴전 이후에도 상황이 안정되지 못한 채 불안정한 균형이 이어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외교적 해법 역시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이란은 미국의 해상 봉쇄 해제를 협상 전제로 내세우고 있지만, 미국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공식적인 협상 일정조차 제시되지 않은 가운데, 현지에서는 “전쟁도 평화도 아닌 상태”가 장기화되고 있다는 진단이 나온다.

 

결국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미·이란 충돌은 군사·경제 전선이 동시에 확대되는 국면에 진입했다. 해협과 공해를 축으로 한 ‘이중 봉쇄’ 구조가 고착될 경우, 글로벌 에너지 시장의 불안은 한층 더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강매화 기자 maehwa1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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