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박혐의로 물의를 빚은 오승환(34)이 메이저리그 세인트루이스에 공식 입단했다.
메이저리그 홈페이지(MLB.com)는 12일(한국 시각) 세인트루이스가 이날 오승환의 입단 기자회견을 열고 계약을 발표했다고 전했다. 해외 도박 혐의로 벌금형을 선고받아 자의반 타의반으로 미국 진출을 타진해 결국 새 둥지를 틀게 됐다.
한국과 일본에 이어 미국까지 야구 3국 무대를 누비게 됐다. 이상훈, 구대성, 임창용에 이어 한일을 거쳐 미국으로 진출한 4번째 투수가 됐다. 박찬호와 김병현은 반대로 미국에서 선수 생활을 시작한 뒤 일본과 한국으로 옮겨왔다.
구체적인 계약 조건은 밝혀지지는 않았다. 다만 CBS스포츠는 구단이 내년 옵션을 행사할 수 있는 '1+1년' 계약이라고 전했다. 옵션을 행사하면 최대 1100만 달러(약 132억 원)에 달하는 규모다.
이날 오승환은 존 모젤리악 세인트루이스 단장과 함께 기자회견에 나섰다. 등번호 26번과 'OH'라는 자신의 영문 성이 박힌 유니폼을 들고 포즈도 취했다.
모젤리악 단장은 "마침내 오승환을 영입했다"면서 "더 역동적인 불펜을 구축하는 데 힘을 보탤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이어 "오승환이 팀의 완벽한 일원이 될 수 있도록 풀 타임 통역을 고용하겠다"고 덧붙여 한일 최고 마무리의 위상을 확인했다.
오승환은 "메이저리그 진출은 야구를 시작할 때부터 품은 꿈이었다"면서 "한국와 일본에서 최선을 다했고 이제 새로운 환경, 더 큰 무대인 메이저리그에서 다시 도전한다는 생각"이라고 부푼 소감을 밝혔다. 이어 "세인트루이스 팬들과 한국 국민들을 위해 뛰겠다"고 다짐했다.
마이크 매시니 세인트루이스 감독도 "오승환이 마무리로서 거둔 성공은 불펜을 더욱 탄력적으로 운용하는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국과 일본에서 구원왕에 올랐던 오승환은 일단 세인트루이스의 정상급 마무리 투수 트레버 로젠탈 앞에서 등판하는 셋업맨으로 활약할 전망이다.
사진: 스포츠인텔리전트 그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