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틸레, 아마빌레...작곡가가 만든 골프채, 케이지세븐 기현석 대표 (a.k.a 퍄노)

  • 등록 2022.04.27 15: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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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친 사람에게 미치다〉

예쁘게 만들어서 나도 쓰고, 팔기도 하면 재밌겠다 싶었어요. 

우리’는 예쁘면 사니까.

 

 

한 번쯤 그런 생각을 해본 적이 있다. ‘내 취향에 맞게 디자인한 골프채를 써보고 싶다.’

장비병이 있는 이들은 모두 공감할 터다. 물론 실제로 거기에 도전하는 사람은 없다. 클럽 제조 관련 일을 하는 사람이 아니라면 더더욱 그렇다. 마누라에게 등짝을 맞아 디스크가 밀려들어갈 일이다. 아, 물론 마누라는 없지만.


그와의 대화를 지면에 옮기기 전, 고민이 들었다. ‘실명과 얼굴을 밝히지 말까.’ 

흔해 빠진 인터뷰로 만들기 아쉬웠기 때문이다. 어떻게 할지 결론 내리지 못한 채, 취재 겸 인터뷰를 명분으로 무작정 그의 작업실을 찾았다.

 

절반은 녹음실 같고, 나머지 반은 피팅숍 같은 공간에 앉아 커뮤니티 게시물로만 접해온 그를 직접 대면하니 감회가 새로웠다. 그간 커뮤니티를 통해 보고 들은 브랜드 스토리를 육성으로 직접 듣고 있자니, 연예인을 만난 것 같은, 성덕이 된 것만 같은 감동이 솟았다. 

 

에디터 역시 환자 수준은 못 되도 장비병이 단단히 있던 차에 ‘장비에 미친 동네 형’을 만나 수다떠는 것 같은 공감대와 반가움 때문이었을까. 질문을 던져야 할 에디터가 자꾸 말이 길어졌다. 에라, 모르겠다. 그냥 신나게 수다나 떨다가 나중에 적당히 정리해보자. 그렇게 마음먹었다.

 

EDITOR 박준영

 

여기 한 작곡가가 있다
그는 제목만 들으면 알 만한 작품의 OST 작업에 참여했고, 스스로 가수로도 활동한 적이 있으며, 강의도 하는 작곡가다. 그런 작곡가의 취미가 하필이면 골프, 아니 엄밀히 말하면, 하필 ‘장비병’이 취미였다.

 

분야를 막론하고 취미 생활에서 가장 무서운 건 장비병이다. 취미는 누구에게나 필요한, 인생에 긍정적인 것이지만, 장비병은 얘기가 좀 다르다. 장비병 레벨이 되면 그 취미는 그에게 해로운 것이 되기 일쑤다. 특히 주변인들의 걱정과 우려를 보면 그렇다.


여기 한 작곡가이자 장비병 환자가 있다
장비병 환자라고 하면 해당 종목의 대단한 고인물일 것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정작 그는 프로는커녕 프로를 지망하던 연습생 출신조차 아니다. 그는 모 커뮤니티 골프포럼의 네임드(본인은 손사래 치겠지만)다. 닉네임은 퍄노. 본캐인 작곡가 냄새를 담은 작명이다. 


어쨌든 무려 장비병 환자가 모여있는 커뮤니티에서 '우등생'이자 '장학생'이던 그도 그런 생각을 했다. ‘내가 디자인한 클럽을 가지고 싶다’고. 그리고 다음 순간 결심해버렸다. 만들어버리기로. 이것이 1인 골프 브랜드, ‘케이지세븐’의 창업스토리다.

 

 

Q. 골프 클럽 브랜드를 만든 게 장비병 때문이라고.
제가 어떤 취미를 하든 장비병이 있어요.(웃음)

다른 스포츠도 좋아해요. 예를 들면 스노보드에 입문했을 때였는데 처음 배우러 가서 제대로 꽂혔죠. 그럼 첫날부터 근처 매장에 가 거기서 제일 마음에 드는 데크를 하나 집어옵니다. 가격이 제일 비싼 제품이더라도. 돈이 많아서가 아니라 12개월 할부를 긋고 무리해서라도요.

골프를 배우지는 않았지만, 치기 시작했을 때 역시나 실력 향상보다는 장비에 딱 꽂힌 거죠. 그랬던 게 이번에는 1인 브랜드까지 만들게 됐네요.

 

장비병 걸리면 위험천만하다고 여겨지는 3대 취미(차, 음향기기, 카메라)까지는 아니지만, 골프도 안전한 영역은 아닌 것 같다. 

 

Q. 장비병이 무섭긴 무섭다.
딜바다 골포(골프포럼)에 굉장히 영향을 많이 받기도 했죠. '골포'라는 곳이 어떤 제품이 좋다는 리뷰 한 건 올라오면 휙 휩쓸려서 다 같이 지르고 인증하는 재미에 사는 그런 장비병 환자들의 모임이잖아요?(웃음)

 

물론 그중에 저도 굉장히 선두에 있는 우등생이었고. 장학생이었고요.

그러다 당시까지만 해도 국내엔 잘 알려지지 않은 미국 클럽 브랜드 SUB70을 우연히 알게 됐는데 너무 예쁜 거예요.

 

그래서 포럼에 ‘이런 브랜드가 있는데 디자인이 정말 예쁘다’고 글을 하나 올려놨는데, 더더욱 이걸 사고 싶었을 거잖아요. 그래서 SUB70에 메일을 보냈어요. 풀세트를 사면 관세 부담도 크고 하니 헤드만 좀 저렴하게 살 수 없느냐고요. 그랬더니 '우리는 피팅해서 출고하는 브랜드'라며 거절하더라고요.

 

SUB70은 고객과의 소통이 세스코급이라고 평가되는 피드백 맛집이다

 

Q. 의외다. 
그렇죠(웃음). 그때야 몰랐지만요. 근데 조금 있다가 메일이 한 통 더 왔어요. ‘너 혹시 한국인이니?’라고.

자기가 아시아, 특히 한국 시장에 관심이 있는데 한국인이면 판매를 하겠대요. 그래서 헤드만 구입했고 직접 조립을 했어요. 당연히 골포에 후기도 올렸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제품이 거의 품절 직전까지 갔던가 봐요. SUB70 측에서는 센세이션이었겠죠.

 

Q. 대한민국 딜바다 골포의 '화력'을 몸소 체험했으니까.

그것도 사장이 직접. 그렇게 인연이 생겨서 이후에도 여러 번 연락을 주고받았어요.

 

Q. 뭐라고 하던가요? 채는 괜찮냐고? 서비스 준다고?
그런 건 아니었고.(웃음) 이쪽 비즈니스에도 관심이 있느냐고.

당시 ‘내후년쯤 한국 시장에 진출할 의향이 있다’는 내용이었어요.

 

이런 일을 경험하고 나니까 어차피 이 사람들(포럼 회원들)이나 저나 이렇게 예쁘고 좋은 거 있으면 일단 사고 보는 성향인데, 단순히 소개글 한 번에 그렇게 잘 팔리는 걸 보니까 다른 생각이 스물스물 드는 거예요.

 

Q. 어떤?

‘내가 왜 남 좋은 일을 시켰을까?’라는.

 

'XX 험한 게 나왔다고 저기서'

-영화 <파묘> 중에서


Q.골프채를 만들고 판매한다는 게 생각보다 그리 멀리 있는 일만은 아니라는 소감 아니었을까.

SUB70은 물론이고, 메이저급의 기술력을 구현할 수는 없겠지만, 일단 우리는 예쁘면 사니까(웃음). 예쁘게 만들어서 나도 쓰고, 팔아 보기도 하면 재밌겠다는 생각으로 실행에 옮겨본 거죠. 2020년 말에 나름대로 마음을 굳히고 아내에게 이 얘기를 했더니, “그럼 한 번 해보라” 하더라고요.

 

Q. 응? 갑자기 중간에 많은 것들을 건너뛴 느낌인데.
아내는 항상 제가 뭘 한다고 하면 좀 지지해주는 편이라. 그 이후로 한 달 정도 만에 일사천리로 진행해버렸어요. 사업자 내고, 홈페이지도 만들고. 제가 사실 원래 전공은 컴공이라 후다닥 해서 2021년 1월 1일 자로 사업자를 냈어요.

 

[젠틸레: 악보에서, 온화하게 연주하라는 말]

 

Q. 그렇게 나온 첫 작품이 젠틸레 웨지다. 
그 한 달간 얼마나 미쳐있었겠어요. 신나게 제품 아이디어 구상을 했는데 제가 갑자기 드라이버 같은 클럽을 만들 수는 없잖아요. 제일 쉽게 할 수 있는 게 뭘까 고민했는데, 가장 먼저 생각난 게 퍼터였어요. 근데 퍼터는 솔직히 내가 만든다고 해도 나부터 그 제품을 쓸 것 같지가 않더라고요.

 

 

Q. 탐나지만 아직 못써본 퍼터들도 산더미라?
정답입니다.(웃음) 

그래서 웨지를 한번 만들어보자고 생각했어요. 웨지는 다른 클럽보다는 소모품에 가깝고, 자주 바꾸기도 하니까. 그래서 중국의 공장 2곳에 컨택해서 2가지 모델을 개발했죠.


Q. 또 갑자기 중간에 되게 어려운 단계들을 스킵한 것 같다.
그런가요? 어려운가…근데 막상 하려고 드니까 그렇게 어렵지는 않던데.(웃음)
물론 제가 수백 수천 가지 시제품을 만들어서 연구하고 그럴 수는 없으니까 평소 생각하던 디자인을 포토샵으로 드로잉하고 일러스트레이터로 만들어서 공장에 보냈어요.

 

단조 웨지를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은 처음부터 있었어요. 여러 가지 금형의 스펙 중 제가 생각한 것과 유사한 것을 고르고, 3D 디자이너와 함께 수정하고, 시제품 테스트를 거쳐 최종 시제품 제작에 들어갔죠.

 

2021년 1월에 사업자를 내고, 5월에 첫 제품 출시하다


Q. 당시 옆에서 지켜본 커뮤니티 회원으로서도 ‘이렇게 빨리?’라는 느낌을 받았었다.
젠틸레 웨지가 가장 먼저 나오게 된 이유가 젠틸레는 디자인이 노멀하고 심플하고 단순하거든요. 솔직히 말하면 기본 형태로 어디서나 볼 수 있는 웨지고, 로고만 바뀐 정도니까요.


아마빌레(악보에서, 사랑스럽게 연주하라는 말) 웨지가 지금 와서 보면 썩 만족스럽지는 않은데, 당시에는 디자인에 정말 공을 들였어요. 밀링을 많이 넣었는데 밀링을 하면 아무래도 무게 오차가 계속 생겨서 그 헤드 무게에 맞는 디자인으로 수정이 필요하고요. 넥 길이나 호젤 깊이도 그렇고 손댈 데가 많아져요. 그래서 아마빌레는 좀 많이 늦게 나왔죠.


그래도 그런 시행착오 덕분에 젠틸레 아이언을 만들 때 도움이 되긴 했던 것 같아요. 젠틸레 아이언은 디자인을 정말 수없이 손봤었거든요.

 


Q.다시 처음으로 돌아가보자. ‘내가 쓰고 싶은 채를 만들어 쓰겠다’가 원래 목표였다. 그래서 사후 만족도는 10점 만점에 몇 점?
솔직히 말하면 만족도가 별로 높진 않았어요. 왜냐면 젠틸레는 제가 좀 소위 너무 '달아올랐을 때' 그냥 일사천리로 주문해서 제작한 터라 ‘이건 너무 노멀하다. 단순히 심플한 웨지에 로고빨인 거 아닌가?’라는 생각도 든 게 사실이죠.

 

10점 만점으로 한다면…(이라고 운을 떼놓고도 한참을 고민했다) 사실 반절도 만족하지는 못했던 것 같아요.


Q.그럼에도 불구하고 호응이 대단했다.
딜바다 골포 회원분들이 좀 뭐랄까요. 도움을 주신? 그런 부분이 컸어요.


Q. 젠틸레와 아마빌레 후속작을 기다리는 회원들이 많다. 시기는 언제쯤일까? 전작과 달라지는 점이 있을지?

2022년 3~4분기 정도가 되지 않을까 싶어요. 지금은 제가 학교 일 때문에 정신이 없고, 종강하고 나면 바로 다음 걸 계획해서 진행하는 게 목표고요.


이번에는 조금 더 ‘케이지세븐만의 썸띵’을 만들고 싶어요. ‘그냥 좀 무난한’, ‘그냥 좀 특이한’ 그런 거 말고, ‘이런 점을 원한다면 케이지세븐 제품을 사면 된다’라는 무언가가 있으면 참…좋겠다(라며 크게 웃었다).


Q. 우리만의 썸띵, 어쩌면 모든 중소 브랜드가 찾고 있는 것이기도 하겠다.
맞습니다. 그래서 그런 걸 정말 하려면 저도 정말 집중해야 해요. 공부도 한참 더 필요하고, 제품 서치도 더 해야 하고요. 내가 계속 쓸 수 있고, 쓰고 싶은 클럽들. 그런 게 나오면 좋겠어요, 저도. 아직까진 저도 응원해주시는 분들과 비슷한 마음인 것 같아요. 웨지도 나오면 좋겠고, 퍼터도 나올 수 있으면 좋겠고.


Q.어쨌든 일개 장비병 환자가 1인 브랜드를 창업한 지 벌써 2년이다. 되돌아보면 많은 일이 있었을 것 같다.
사실 항상 제가 별로 도움도 못 되는데 계속 응원해주시는 분들이 생각보다 많이 계셔서 정말 감사하고, 고맙고 그래요. 그분들한테 제가 뭔가 보상을 해드릴 수 있는 날이 왔으면 좋겠어요.

 


Q. 케이지세븐이라는 브랜드가 작더라도 또 하나의 선택지가 된다면, 소위 장비병 환자라는 분들께는 그만큼 좋은 게 있겠나.
그런 면에서 케이지세븐의 가장 큰 장점은 커스텀이 가능하다는 부분 같아요. 자기한테 맞는 샤프트나 그립을 쓰고 싶으면 피팅샵에 맡겨야 하는데 가격부담이 꽤 되니까요.

 

양산채도 분명히 성능 좋고 검증된 클럽인 건 맞지만, 내가 조금 다른 세팅을 하고 싶으면 특주를 해야 하고 거기에 따른 비용도 발생하니까. 앞으로도 ‘같은 비용으로 내가 원하는 부품을 커스텀할 수 있다’는 건 나름의 브랜드 아이덴티티로 유지할 계획입니다.


Q. 2년 전 아내가 사업자금으로 대출을 받아줬고 2년이 지났다. 사업적으로 가장 필요한 게  뭘까. 아무래도 여전히 자금 문제일 것 같다.
그렇죠. 제가 자금을 적게 투입한 건 아닌데, 지금 벌써 2년이 되다 보니까 사실 처음에는 1년 후에 초기 투자비용을 회수한다고 가정하고 시작했어요.

 

물론 제가 여기에 사활을 걸었다는 정도로 올인하고, 홍보도 적극적으로 했다면 모를까 사이드잡으로 병행했으니까 더 쉽지는 않았겠죠. 어느 순간 가랑비에 옷 젖듯이 줄줄 새서 ‘그 돈이 다 어디 갔을까. 제품 제작에 들어간 돈을 제하더라도 얼마 안 쓴 거 같은데’ 하게 되더라고요.(웃음)

 

Q.역시 결국은 돈이 문제다. ‘그냥 여기까지만 할까?’ 싶었던 적은 없나
그러기에는 여태 해온 게 시간도 돈도 너무 아깝고. 브랜드 밸류까지는 못 만들었지만, 그래도 이 브랜드를 아는 골퍼들이 생겼다는 정도는 됐으니까요. 또 적자인 부분도 있지만, 공격적으로 나가지 못하는 이유가 코로나19 때문이기도 해요. 샤프트 수급이 안 되니까 제품을 만들지 못하는 것도 커요.

 

Q.파급력이 제법 컸던 만큼 투자 기회도 있었을 것 같은데

사실 제휴 제안도 심심찮게 받았어요. 케이지세븐 총판을 맡겠다거나 대형 오프라인 프랜차이드 매장에 제품을 깔아서 판매해보고 싶다는 식이었는데, 만약 한다고 해도 지금으로서는 그 물량을 다 감당할 수도 없을뿐더러 그렇게 하면 이제 양산해야 하니까. 케이지세븐의 아이덴티티인 커스텀을 영위하기가 현재는 어렵게 되니 지금은 아닌 것 같다고 정중히 말씀을 드렸어요. 이 브랜드가 좀 더 규모가 커지면 그때 하겠다고요.

 


Q. 케이지세븐을 창업하고 운영하면서 고마운 사람이 있다면?
가까이는 창업할 수 있게 도와주고, 지켜봐 주는 아내에게 가장 고맙고요(두 손을 모았다). 처음에 제품 리뷰를 해주신 킹라바(장타왕 김현구 프로, 유튜버) 님이 진짜 감동이었어요. 제가 연락을 드린 게 아니라 직접 연락을 주셨어요. ※유튜버 킹라바는 젠틸레 웨지를 직접 수령해 파3 골프장에서 리뷰를 하는 콘텐츠를 업로드했다

 

믿고 구매해준 분들, 지금도 그저 포럼에 게시물 하나로 홍보를 하는데 거기에 반응해주시고, 피드백해주시는 분들 다 감사해요. 그분들이 있으니 적자든, 재고가 남든, 원가에 팔든 할 수 있는 원동력이 돼요.

 

Q. 마지막으로 또 다른 케이지세븐을 꿈꾸는 장비병 환자에게 조언한다면?
(손사래)‘하지 마세요, 진짜 하지 마세요’라고 할 거 같아요.

 

 

 

다음 번엔 ‘퍄노’ 말고 '기현석 대표'

그의 마지막 손사래에는 진심이 묻어있었다. 그 손짓이 마치 인터스텔라의 마지막 시퀀스에서 “NO, NO, NO!”를 절규하던 주인공의 주먹질 같았던 건 아마도 기분 탓일 거다.

 

더 많은 이야기가 오갔지만, 지면에 다 싣지는 못했다. 대신 다음에는 딜바다 골프 포럼의 네임드 ‘퍄노’ 대신 현역 작곡가이자 케이지세븐의 대표, 기현석으로서 본지에 종종 출연(?)하기로 약속을 받았다. 하지만 그의 서사가 궁금해졌다면 케이지세븐의 홈페이지를 들러보기를 권한다. 녹색 창에 검색도 해보면서 ‘그들의 세상’에서 벌어지는 ‘투병사례’들도 좀 읽어보고. 그럼 이 작은 브랜드의 소중함을 조금이나마 느낄 수 있을 것 같아서다.
 

‘우리 중 하나’가 만든 브랜드 케이지세븐

유수의 메이저 브랜드, 훌륭한 기술력을 가진 국내 브랜드 사이에서 케이지세븐의 웨지를 앞다퉈 구매한 골퍼들의 니즈는 뭐였을까.


에디터가 만난 ‘퍄노님’은 자기 브랜드가 소위 대박을 내기를 바라고, 큰돈을 버는 게 첫 번째 목표인 건 분명 아닌 것 같았다. 많이 남지 않더라도 돈이 회전만 되면 계속 재밌는 놀이를 신나게 이어나갈 것 같았다. 물론 에디터의 억측일 수도 있겠다.

 

확실한 건 케이지세븐은 그에게 사업이고, 직업이지만 장비병의 일환이기도 했다는 점이다. 자신의 시간을 불사르는 대목에서 가장 희열에 찼고, 행복해 보였다. 그 가치와 혹시 모를 잠재력을 많은 장비병 환자들이 인정해준 건 아니었을까.

 

숱한 장비병 환자들에게 동질감과 대리만족을 준, 업자가 아닌 ‘우리 중 하나’가 직접 만든 브랜드. 케이지세븐은 그런 브랜드다. 그게 ‘우리’가 흔쾌히 케이지세븐을 선택할 수 있었던 이유일지도 모른다.

 

(쿠키대화)

에디터: 아! 혹시 지금 핸디는 어떻게 되시나요?
퍄노: 핸디는 형편없죠, 형편없죠.


에디터: …그럼 G핸디로 얘기할까요?
퍄노: G핸디? G핸디는 아주 좋죠! 사실 제가 필드 경험이 그렇게 많지가 않아요.

 

에디터: 아니, 어떻게 그래요?
퍄노: 제가 어느 정도 환자냐면, 라운드 나가면 삼사십, 많으면 오십만 원씩 깨지잖아요. 그러면 무슨 생각이 드냐면 ‘이 라운드 한두 번만 안 나가면 이번에 어디 신제품 드라이버 하나 값인데…’

 

에디터: 의사 선생님 여깁니다!!
퍄노: 발상이 다른 것 같아요. 라운드 나가면 즐겁지만, 새로운 클럽을 사는 것도 그만큼 즐겁거든요.

 

에디터: 그건 동감.

 

 

박준영 기자 jypk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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