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이코노미 김정훈 기자 | 고흥군이 진짜 일을 냈다.
2025년 정부합동평가(2024년 실적 기준)에서 전라남도 22개 시군 가운데 종합 1위를 차지했다. 게다가 군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단편적으로 보면 ‘1등 했다’는 이야기일지 모르지만…행정안전부와 전라남도가 진행한 정량과 정성 평가 모두를 휩쓴 대기록이다.
정부합동평가는 매년 전국 지방자치단체를 대상으로 진행하는 국가 정책 이행 종합 진단 시스템이다.▶ 중앙정부의 주요 시책▶ 국고보조사업 운영▶ 국가 위임사무 처리 같은 전방위적인 행정업무를 두루 점검한다. 정량적으로는 목표 달성률을, 정성적으로는 지자체의 우수사례와 실행력을 본다. 다시 말해 ‘얼마나 일 잘했는가’를 전방위로 체크하는 국가 공인 평가다.
이번 평가에서 고흥군은 정량지표 84개 중 82개를 달성했다. 다양한 항목을 골고루 챙긴 결과다. 대표적인 성과는 다음과 같다.
▲중앙부처 건의 규제 발굴 실적: 군 단위에서 국가제도 개선을 이끌어낸 사례
▲공공보육 이용률 상승: 아이 키우기 좋은 도시 만들기 성과
▲위기청소년 지원 시스템 강화: 사각지대 없는 복지 행정
▲상생결제 활성화: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넣는 시스템 구축
이런 성적표는 전체 시군 중 유일하게 80개 이상 지표를 달성한 압도적 결과다. ‘고흥 행정력’이라는 표현이 전혀 과하지 않다.
여기에 더해 정성평가 지표도 16개 중 15개가 우수사례로 꼽혔다.▶ 임신·출산 친화 환경 조성: 출산지원금, 산모 교통비 지원, 육아 인프라 확대▶ 응급환자 이송·수용 체계 확립: 골든타임 확보 위한 병원·119·보건소 연계망 구축▶ 지자체 간 연계·협력 사례: 이웃 시군과 공동 추진한 관광·교통 정책▶ 문화 접근성 확대 정책: 군민 누구나 쉽게 문화생활을 누릴 수 있도록 한 인프라 개선 등 이렇게 복지, 보건, 문화, 경제, 안전 등 다양한 부문에서 군민 삶에 직접 연결되는 실질적 행정 성과를 인정받은 셈이다.
이와 같은 대기록에는 조직 전체의 내공이 있다. 고흥군은 그동안 부서 간 칸막이를 허물고지표별로 ‘누가 언제 어디서 무엇을 어떻게’ 할지 분명히 정리하고 실적과 사례, 홍보까지 촘촘히 대응하는 전략형 행정을 이어왔다.
성과는 보상으로도 이어졌다. 이번 1위 결과로 고흥군은▶ 상사업비 1억 5천만 원▶ 포상금 2천5백만 원, 총 1억 7500만 원의 재정 인센티브를 확보했다. 형식적인 ‘보너스’가 아니다. 이 돈은 다시 군민을 위한 사업비로 투입돼 현장에서 체감할 수 있는 정책 실현으로 이어진다.
공영민 고흥군수는 “이번 종합 1위는 성적표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며, “고흥군 공직자 모두가 각자의 자리에서 성실하게 일한 결과이며, 앞으로도 행정의 질을 끌어올리고 군민이 변화를 직접 느끼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고흥군은 이번 성과를 계기로 지표 위주의 행정에서 실질 성과 중심 행정으로 보여주기식 평가 대응에서 현장 중심 실천 행정으로 방향을 더욱 구체화할 방침이다.
또한 기획·예산·행정·현장 집행 부서 간 협업을 더 강화해 ‘평가를 위한 행정’이 아니라 ‘변화를 위한 행정’으로 자리 잡게 하겠다는 구상이다.
군 단위 지자체에서 이처럼 종합적 성과를 내는 것은 결코 쉽지 않다. 행정 인력은 제한돼 있고, 자원과 기반도 도시 지역에 비해 적기 때문이다. 그런 면에서 고흥군의 이번 1위는 ‘시스템으로 증명한 역량’이자, ‘조직 전체의 완성도 높은 팀워크’가 빚어낸 결과다.
행정력으로 인정받은 고흥군. 이제 눈은 ‘변화’에 쏠려 있다. 군민이 일상에서 체감할 수 있는 정책, 지속가능한 지역 발전의 방향, 그리고 ‘일 잘하는 조직’에서 ‘삶을 바꾸는 조직’으로의 전환. 고흥군이 보여줄 다음 챕터가 더 기대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