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날 위에 선 석유화학업계, 구조조정 불가피

  • 등록 2025.09.08 03:2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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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이코노미 강매화 기자 | 국내 석유화학산업이 장기 불황에 따른 수익성 악화와 부채 부담 심화라는 이중 압박에 직면했다. 영업손실이 이어지고 현금창출력이 약화되면서 업계 전반에 자산 매각과 설비 감축 등 대규모 구조조정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주요 석유화학사 합산 영업이익률은 -3.0%로, 지난해 말부터 적자 국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납사 가격 하락에도 불구하고 기초유분 스프레드 회복이 제한적이어서 직전 분기 대비 수익성이 오히려 악화됐다.

 

중국을 중심으로 2025~2027년 사이 에틸렌 3000만톤, 프로필렌 2200만톤 규모의 신규 설비 증설이 예정돼 있어 공급과잉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미국의 대중국 고율 관세 정책까지 겹치면 국내 석유화학 기업들의 대(對)중국 수출 환경도 악화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LG화학, 롯데케미칼, SK지오센트릭, 한화솔루션, SKC, 효성화학 등 주요 기업들은 자산 매각과 지분 처분으로 유동성 확보에 나섰다. LG화학은 워터솔루션 사업을 1조4000억원에 매각했고, 롯데케미칼은 미국·파키스탄 법인과 LCI 지분을 처분했다. SK지오센트릭, 한화솔루션, SKC, 효성화학도 각각 사업부 매각 및 교환사채 발행 등을 통해 자금을 조달했다. 그러나 영업현금흐름 부진으로 채무상환능력 개선 효과는 제한적이다. 실제 주요 석유화학사의 순차입금/EBITDA 배율은 올해 6월 말 기준 12.7배까지 치솟았다.

 

정부 역시 구조조정을 압박하고 있다. 산업경쟁력강화 관계장관회의를 통해 국내 10개 NCC 기업과 자율협약을 맺고, 연말까지 최대 370만톤 규모의 설비 감축 계획을 마련하도록 요구했다. 이는 국내 NCC 전체 생산능력의 4분의 1에 해당하는 수준으로 업계는 사실상 구조조정 신호로 받아들이고 있다.

 

LG화학, 한화솔루션, 롯데케미칼, HD현대오일뱅크 등이 집결한 대산 석유화학단지가 구조조정의 첫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밸류체인이 얽혀 있어 개별 설비 매각이나 폐쇄가 쉽지 않기 때문에 ‘단지 차원의 통합·공동운영’ 방식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이러한 움직임은 여수와 울산 등 다른 대규모 석유화학단지로 확산될 가능성도 크다.

 

업계에서는 단기적으로 가동률 개선과 원가 절감으로 재무 부담을 줄일 수 있겠지만, 중장기적으로는 국내 석유화학산업의 경쟁 구도 자체가 재편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나이스신용평가는 “향후 12개월간 공급과잉 속에서 경쟁이 심화돼 저조한 수익성이 불가피하다”며 “구조조정과 재무부담 완화(디레버리징)가 동시에 진행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강매화 기자 maehwa1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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