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이코노미 유주언 기자 | 롯데마트와 슈퍼가 경기 침체 속 와인 대중화를 겨냥해 4900원 초저가 칠레산 와인 ‘테이스티 심플’ 2종을 내놓았다. 대량 조달을 통한 가격 경쟁력으로 소비자 부담을 낮추는 동시에, 각국 명문 와이너리와 협업한 ‘테이스티 시리즈’ 라인업도 확대해 합리적 선택지를 넓혀간다는 전략이다.
롯데마트와 슈퍼가 4900원대 칠레산 와인 ‘테이스티 심플’ 2종을 출시하며 소비자 지갑 공략에 나섰다. 레드와인 ‘카베르네 소비뇽’은 묵직한 바디감과 풍부한 타닌으로 육류 요리에 적합하고, 화이트와인 ‘소비뇽 블랑’은 풋사과·라임 계열의 산미로 해산물이나 샐러드와 어울린다.
관세청 자료에 따르면 올해 국내 와인 수입액은 줄었지만 수입량은 늘어나 저가 와인 소비가 확대되는 추세다. 실제 롯데마트에서 3만원 미만 와인 매출은 올해 1~8월 기준 전년 대비 약 10% 증가했다.
이번 가격 인하는 롯데마트와 슈퍼의 상품 조달 통합이 핵심 역할을 했다. 두 채널은 지난해부터 통합 운영 체제를 도입해 조달 역량을 키웠으며, 이번에도 30만 병을 사전 계약해 가격을 낮췄다. 이 물량은 일반 브랜드의 10배 이상 규모다. 전국 롯데마트와 슈퍼 직영점에서 동시에 판매해 소비자가 어디서나 동일한 가격에 구매할 수 있도록 했다.
롯데마트는 초저가 라인뿐 아니라 세계 명문 와이너리와 손잡은 ‘테이스티 시리즈’도 강화한다. 오는 11일에는 이탈리아 피에몬테의 ‘폰타나프레다’와 협업한 ‘테이스티 No.5 모스카토 다스티 DOCG’를, 프랑스 보르도의 ‘샤토 몽페라’와 협업한 ‘몽페라 루즈’와 ‘몽페라 블랑’을 각각 1만~2만원대에 선보인다.
롯데마트는 지난해 캘리포니아, 프랑스, 이탈리아 등 주요 산지의 2만원 미만 와인을 내놓으며 와인 대중화 프로젝트 ‘테이스티’를 이어가고 있다. 친절한 한글 설명서와 트렌디한 라벨로 와인 진입 장벽을 낮추며, 국가별 와인군 판매량 최상위권을 기록할 만큼 고객 반응도 뜨겁다.
롯데마트가 4900원 와인이라는 파격적인 가격을 내놓은 것은 단순한 판촉을 넘어 경기침체기 소비자 니즈에 정면 대응한 행보다. 초저가 전략으로 와인 접근성을 넓히는 동시에, 명문 와이너리와 협업해 ‘가성비’와 ‘프리미엄’ 두 시장을 동시에 공략하려는 의도가 엿보인다. 와인의 일상화를 내세운 롯데마트의 실험이 국내 와인 소비 패턴을 얼마나 바꿀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