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이코노미 김정훈 기자 | 전남도가 보성 통합RPC 현대화를 마무리하며, 지역 쌀 산업의 체질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계기를 만들었다.

149억 원이 투입된 이번 사업은 건물을 새로 짓거나 기계를 교체하는 수준을 넘어, 산지 쌀 가공·저장·유통 전 과정의 효율과 품질을 높이는 방향으로 설계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준공식은 5일 보성군농협 통합RPC에서 열렸다. 자리를 빛낸 인사들의 면면도 눈길을 모았다.

김영록 전남지사, 변상문 농식품부 식량정책관, 김철우 보성군수, 이동현·김재철 전남도의원, 박서홍 농협경제지주 대표, 문병완 보성농협 조합장 등 농정·유통 현장에서 핵심 역할을 맡은 관계자들이 대거 참석해 현장 분위기는 한층 뜨거웠다.

조합장과 조합원, 지역 농업인 등 1천여 명이 함께하며 “보성쌀 경쟁력 제고”라는 공감대도 확인됐다.

이번 현대화는 2024년 1월부터 2025년 10월까지 단계적으로 추진됐다. 총 149억 원의 사업비는 국비 40%, 도비 6%, 군비 14%, 농협 자담 40%로 마련됐다. 부지 1만 927㎡, 건축면적 4천499㎡ 규모의 통합RPC는 기존보다 한층 업그레이드된 생산 시스템을 갖췄다.

우선, 하루 80톤의 가공 능력을 확보하면서 수확기 물량 처리 속도와 안정성이 크게 높아졌다. 현미 12톤, 백미 10톤, 포장 30톤, 원료투입 30톤 등으로 가공라인이 세분화돼, 벼 처리에서 상품화까지 이어지는 공정 효율도 강화됐다.

여기에 사일로 5기를 새로 구축해 총 6천 톤 저장 능력을 확보하면서, 저장 관리 기술 향상과 품질 유지 기간 확대가 가능해졌다.

이를 통해 보성쌀은 수확 직후부터 소비자 식탁에 오르기까지의 과정에서 손실을 줄이고, 균질한 품질을 유지할 수 있는 기반을 갖추게 됐다.

지역 농업인들 사이에서는 “보성쌀 브랜드 가치가 한 단계 더 뛸 것”이라는 기대가 벌써부터 나온다.

보성통합RPC는 2005년 보성·벌교·득량·북부농협 등 4개 농협이 공동 출자해 설립한 법인이다. 오랜 기간 보성지역 쌀 유통의 중추 역할을 맡아왔으며, 올해도 2025년산 벼 2만5천 톤 매입을 추진하며 지역 농가 소득 안정에 든든한 버팀목이 되고 있다.

김영록 지사는 “제값 받는 농정은 농업의 기본이자 핵심”이라며, “4개 농협이 힘을 모아 통합RPC를 완성한 만큼 보성쌀이 더 높은 품질과 가격으로 사랑받도록 함께 만들어가자”고 격려했다.

한편, 전남도는 해남·담양·강진·나주·보성·영암 등지에 약 1천억 원 규모를 투입해 RPC 시설 현대화를 추진 중이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2026년에는 함평군 통합RPC를 포함한 4곳을 대상으로 195억 원 상당의 현대화 사업을 이어가며, 전남 쌀 산업의 경쟁력 기반을 탄탄히 다질 예정이다.

나아가, 지역 브랜드화와 판로 확대, 가공상품 다양화까지 이어질 경우 보성쌀은 물론 전남쌀 전체의 시장 위상 강화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