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주시, ‘인공태양+농생명’ 투톱 전략…미래 산업도시로 판 키운다

  • 등록 2025.11.05 15:5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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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공태양 연구시설 유치전 본격화 에너지 신산업 교두보 마련 주목
- 농정 성과 잇따르며 지역 균형 성장 발판 생활 현장 변화로 이어질까

지이코노미 김정훈 기자 | 전남 나주시가 미래 청정에너지 산업과 농축 생명 산업이라는 두 축을 동시에 굴리며 도시 체질 개선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핵융합에너지 연구시설 유치전에 나선 데 이어 농정 분야에서도 연이어 성과를 내며 ‘에너지와 농업이 공존하는 균형 성장 도시’로의 변화를 도모하는 모습이다.

나주시는 4일 시청 대회의실에서 ‘인공태양 연구시설 유치 나주시민추진위원회’ 출범식을 열고 유치 활동의 본격적인 시동을 걸었다.

 

현장에는 지역사회단체, 출향 향우, 시민 등 200여 명이 모여 열기를 더했다. 행사 이상의 의미가 있었다. “나주가 과연 다음 세대 에너지 산업의 중심이 될 수 있는가”, 그 가능성을 향한 첫 공개 선언이었기 때문이다.

 

추진위에는 신정훈 국회 행정안전위원장이 명예위원장으로 참여하고, 윤병태 나주시장과 이재남 나주시의장이 공동위원장을 맡았다.

 

조환익 전 한국전력 사장과 김성의 재광나주향우회장이 민간 공동위원장을 맡으며 산·학·관·민을 잇는 구도가 마련됐다. 언론, 학계, 시민사회 등 각계 인사 150여 명도 참여해 지역 역량 결집의 틀이 갖춰졌다.

 

핵융합에너지는 이른바 ‘인공태양’으로 불린다. 태양 내부 반응을 모방해 중수소와 삼중수소를 융합시키는 과정에서 엄청난 열이 발생하고, 이를 전력 생산에 활용하는 기술이다.

 

바닷물 속 수소 1g이 석유 8t과 맞먹는 에너지를 낸다는 점에서, 탄소중립·에너지 안보·차세대 성장 산업이라는 세 요소를 동시에 갖춘 기술로 꼽힌다. 더욱이 사고 위험이 적고 사용 후 폐기물 부담도 낮아, 기존 원자력과 다른 성격의 친환경 에너지로 주목받고 있다.

 

나주시는 연구시설 유치 시 약 1조 2천억 원의 사업비가 투입되고, 2050년까지 200개 이상 연관 기업 유치, 1만 개 이상 일자리 창출 가능성이 거론되면서 지역 경제 전반에 미칠 파급효과가 작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한국에너지공과대학교(KENTECH)와 한국전력 본사를 축으로, 이미 조성돼 있는 에너지 연구·산업 생태계와 맞물리며 시너지 효과를 낼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윤병태 시장은 “산·학·연 인프라 집적도는 전국 어디에도 뒤지지 않는다”며 유치 의지를 강조했다.

 

이처럼 미래 산업 교두보 마련에 나서고 있는 동시에, 나주시는 농업의 경쟁력 또한 놓치지 않고 있다. 민선 8기 이후 시는 농업인의 생활 안정, 고품질 농축산물 육성, 농업의 산업화와 수출 기반 확장까지 전방위적 농정 정책을 추진해 왔다.

 

무엇보다 농업인의 ‘실제 호주머니 사정’을 살리는 정책들이 눈에 띈다. 최근 2년간 공익직불금 622억 원, 전략작물 직불금 384억 원, 농어민공익수당 262억 원을 지원했다. 자연재해·가격변동 대비를 위한 보험료, 경영안정자금, 비료 가격 인상분 지원 등은 농가의 불안 요소를 줄이는 역할을 했다.

 

여기에 농촌 인력난 해소도 뚜렷한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외국인 계절근로자 제도 운영 규모는 2022년 32명에서 올해 800여 명으로 늘었다.

 

예년 같으면 과수 수확철마다 “사람만 있으면 따겠는데…”라는 푸념이 들리곤 했으나, 이제는 인력 배치 체계가 갖춰지며 농번기 안정성이 높아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농축 생명 산업의 ‘브랜드화’도 속도를 내고 있다.

 

고품질 나주쌀은 생산부터 유통까지 통합 관리체계를 강화하며 시장 신뢰도를 높였다. 명품 나주배 브랜드 ‘천년이음배’는 재배·유통·수출까지 단계별 지원 체계를 갖췄고, 프리미엄 한우브랜드 ‘나주 들애찬한우’는 나주배 부산물 사료 급여 방식으로 차별화를 시도했다. “나주=믿고 먹는 농식품”이라는 이미지를 구축하려는 흐름이다.

 

농산물 판로도 바뀌고 있다. 지역 농특산물 온라인몰 ‘나주몰’은 2024년 매출 11억 원으로 1년 만에 250% 성장했다. 우체국 쇼핑몰 내 ‘나주관’ 개설을 통해 매출 30억 원 규모로 확대되며, 오프라인 중심이던 농산물 유통 구조에 균열을 냈다. “농민이 직접 고객과 만난다”는 변화가 눈에 띈다.

 

또한 2026년 완공 예정인 푸드테크 연구지원센터는 못난이 농산물과 부산물 업사이클링 산업화를 통해 농업의 새로운 부가가치를 열어갈 사업으로 주목된다. 건강기능식품·펫푸드·음료 등으로의 전환을 지원하는 기반 시설로, “버려지던 농산물이 돈을 벌어오는 구조”에 한 걸음 다가가고 있다는 평가다.

 

가축 방역에서도 성과가 이어지고 있다. 최근 3년간 가축전염병 미발생을 유지했고, 전남도 가축방역 시책평가 대상 수상으로 정책 실효성을 인정받았다.

 

결국 나주시의 행보는 한 방향을 향한다. 에너지로 미래 먹거리 기반 구축, 농업으로 생활 기반 강화, 두 축의 균형 전략이다. 한쪽에 무게가 실릴 경우 발생할 수 있는 지역 불균형을 피하고, 도시와 농촌이 공존하는 모델을 그려보려는 시도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에너지 신산업과 농생명 산업이 동시에 동력을 얻고 있는 나주가, 이 흐름을 시민 일상 속 체감 변화로까지 연결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김정훈 기자 jhk711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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