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이코노미 오명숙 기자 | 함평군이 농업 무대에서 ‘3연타’에 가까운 존재감을 드러냈다.
전통 강자인 한우는 품질로, 딸기는 기술력으로, 애호박은 감각적인 홍보 전략으로 각각 돋보이며 농업 경쟁력을 다층적으로 끌어올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가장 눈에 띄는 성과는 단연 한우다. 지난 5일 농협음성축산물공판장에서 열린 제28회 전국한우능력평가대회에서 장현옥 농가가 대회 2위에 해당하는 국무총리상을 거머쥐었다.
도체중 630㎏, 등심단면적 156㎠, 육량지수 63.35라는 기록은 숫자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치열한 경쟁 속에서도 한우의 체질, 관리, 품질이 고르게 인정받았다는 뜻이다.
경매장은 분위기가 더 뜨거웠다. 출품 한우가 ㎏당 11만 원, 총 6,930만 원에 낙찰되며 함평 한우의 명성을 다시금 각인시켰다.
축산에서 힘을 보여줬다면, 원예에서는 ‘스마트’라는 키워드로 변화를 이끌고 있다. 함평군농업기술센터는 ㈜팜한농과 협력해 ICT 기반 스마트팜 시스템을 본격 도입하며, 딸기 생산 현장에 데이터 농업을 입혔다.
온도·습도·일조량·이산화탄소 등 환경 데이터를 실시간 분석해 병해충 발생을 앞서 예측하고, 생육 단계에 맞춘 환경 제어로 생산성과 품질을 함께 잡는 구조다.
여기에 스마트팜 교육, 컨설팅, 기자재 보수까지 패키지로 지원하는 ‘스마트팜 현장지원센터’ 운영은 농가 부담을 덜어준다는 호평을 받고 있다.
“딸기 농사는 감(感)만으로 되는 시대가 아니다”라는 현장 농가의 말이 허언이 아님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한편, 함평의 시선은 소비자를 향한 홍보 전략에서도 빛났다. 지난 10월 23~27일 열린 2025 국제농업박람회에서는 함평 애호박이 주인공 역할을 톡톡히 했다.
시식 행사를 넘어 애호박 미니볼링, SNS 인증 이벤트, 캐릭터 ‘황박이’ 포토존까지, 단순 전시가 아니라 즐길 거리를 얹은 체험형 홍보관으로 운영해 관람객들의 발길을 붙잡았다.
특히 MZ세대를 겨냥한 온라인·오프라인 결합 홍보 방식은 “농산물 홍보가 이렇게 젊어질 수 있네”라는 반응을 끌어냈다. 애호박 연중생산 단지 조성, 품질 관리 강화 등 그간의 준비가 현장에서 긍정적인 평가로 이어진 셈이다.
세 분야를 관통하는 공통점은 ‘함평 농업이 더 넓은 무대와 미래 소비자를 향해 움직이고 있다’는 점이다. 품질과 기술, 그리고 소통 방식을 균형 있게 끌어안으면서 농가 소득과 브랜드 가치를 동시에 끌어올리는 중이다.
이상익 함평군수는 “축산·원예·특화작목에서 잇따른 성과가 나온 것은 농업인들의 땀과 변화에 대한 적극적인 움직임이 합쳐진 결과”라며 “지역 농특산물이 전국 소비자와 더 가까이 만날 수 있도록 지원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