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이코노미 방제일 기자 | 임진영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2026시즌 개막전에서 자신의 이름을 또렷하게 각인했다. 프로 데뷔 이후 5년, 91번째 출전 대회에서 마침내 첫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임진영은 15일 태국 촌부리 아마타스프링 컨트리클럽(파72)에서 열린 KLPGA 투어 리쥬란 챔피언십(총상금 12억원) 최종 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 7개를 몰아치며 7언더파 65타를 기록했다. 최종 합계 15언더파 273타를 적어낸 그는 14언더파 274타의 이예원을 한 타 차로 따돌리고 우승을 차지했다. 우승 상금은 2억1600만원이다.

임진영의 우승은 결코 단숨에 이뤄진 결과가 아니었다. 2022년 KLPGA 투어에 데뷔했지만 첫해 상금 순위 78위에 그치며 시드를 잃었다. 이듬해에는 2부 투어인 드림투어를 주 무대로 뛰어야 했다. 2024년 다시 정규 투어에 복귀했지만 공동 7위가 최고 성적이었고 상금 순위 역시 45위에 머물렀다.
그래도 가능성은 서서히 드러나고 있었다. 지난해 4월 덕신EPC 챔피언십에서 김민선7에 이어 준우승을 차지하며 존재감을 알렸고, 그 흐름은 결국 올 시즌 개막전에서 결실로 이어졌다. 최종 라운드의 출발은 공동 7위였다. 선두와는 4타 차. 그러나 임진영은 초반부터 공격적인 플레이로 분위기를 바꿨다. 1번 홀(파4)과 2번 홀(파5)에서 연속 버디를 잡아내며 기세를 올렸고, 전반에만 5타를 줄이며 단숨에 우승 경쟁에 뛰어들었다.
승부처는 후반이었다.
15번 홀(파5)에서 버디를 낚아 단독 선두에 올랐지만, 두 조 뒤에서 경기하던 이예원이 같은 홀에서 버디를 잡아 공동 선두가 됐다. 결정적인 장면은 17번 홀(파3)에서 나왔다. 아일랜드 그린이 기다리는 까다로운 홀에서 임진영은 티샷을 홀 3.5m에 붙였고, 이어 버디 퍼트를 성공시키며 다시 단독 선두로 올라섰다. 마지막 18번 홀(파4)에서는 1m 남짓한 파 퍼트를 남겼다. 우승이 걸린 짧은 퍼트였지만 임진영은 침착하게 마무리하며 생애 첫 우승을 확정했다.
경기 후 임진영은 “경기 중에는 내가 단독 선두인지 몰랐다”며 “샷이면 샷, 퍼트면 퍼트에만 집중하다 보니 크게 긴장하지 않았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우승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알기에 지금 이 자리에 서 있는 것이 믿기지 않는다. 꿈만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비결로는 비시즌 동안의 준비를 꼽았다. 그는 “샷과 쇼트게임의 질을 높이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다”며 “부족한 부분을 찾고 스스로를 객관적으로 돌아보려 했던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고 설명했다. 시즌 목표도 분명하다. 임진영은 “올 시즌 목표가 2승이었는데 첫 승을 했으니 남은 대회에서도 이번 경험을 살려 더 좋은 모습을 보이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예원은 보기 없이 버디 3개를 잡는 안정적인 플레이를 펼쳤지만 한 타가 부족해 투어 통산 10승 달성을 다음 기회로 미뤘다. 단독 선두로 최종 라운드를 시작했던 전예성은 이날 이븐파 72타에 그치며 공동 3위(12언더파 276타)로 대회를 마쳤다. 그는 2021년 에버콜라겐 퀸즈 크라운 이후 약 4년 8개월 만의 우승 기회를 놓쳤다. 추천 선수로 출전한 아마추어 국가대표 오수민(신성고)은 공동 10위(8언더파 280타), 박서진(서문여고)은 공동 29위(5언더파 283타)로 선전했다. 지난해 상금왕 홍정민은 공동 3위로 시즌을 시작했고, 대상 수상자 유현조는 공동 37위(4언더파 284타)에 자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