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전남교육감 “평화 수업, 이제 기차 타고 갑니다”… 색다른 남북 교류 구상

  • 등록 2025.11.26 19:3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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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북 학생 교류 3단계 로드맵으로 평화교육 흐름 넓히는 구상
- 통일부·국회·지자체 협력 기반으로 전국적 참여 확장 노린다

 

지이코노미 김정훈 기자 | 김대중 전남교육감이 남북 학생 교류의 새 지평을 열기 위한 구상을 내놓으며 교육계와 정치권의 시선을 끌고 있다.

 

전남교육청의 이번 행보는 방문이나 형식적 제안에 머물지 않는다. 지난 10년 동안 다져 온 인문교육 기반을 토대로, 학생들이 평화를 책에서 ‘배우는’ 단계를 넘어 일상에서 직접 ‘경험하는’ 차원으로 확장하려는 흐름이 뚜렷하게 보인다.

 

이번 구상은 ‘통일(統一)에서 통일(通一)로’라는 이름처럼, 정치·외교 영역에 머물러 있던 통일 담론을 학생들의 일상과 체감 영역으로 자연스럽게 가져오겠다는 흐름으로 정리된다. 특히 전남이 지닌 지리적·역사적 특성, 그리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고향이라는 상징성까지 더해져 지역 정체성과 교육정책이 자연스럽게 맞물리는 구조가 눈에 띈다.

 

전남교육청이 제안한 교류 모델은 단계가 거듭될수록 범위가 넓어지는 방식이다. 먼저 1단계는 이미 지난 9월 열린 ‘평화를 품은 책길 10주년 한마당’에서 출발했다. 지난 10년의 평화·통일교육 성과를 정리하고 학생들이 스스로 남북 교류 추진을 선언한 행사로, 전남교육청이 쌓아 온 흐름을 확인하는 자리였다.

 

이어 2단계로 제시된 ‘전남·경북 학생 평화 수호 프로젝트’는 지역 간 교류를 통해 서로의 배경과 경험을 자연스럽게 이해하도록 만드는 프로그램이다.

 

두 지역의 평화·민주 장소를 함께 둘러보고 DMZ 탐방과 인문학적 토론을 결합하는 구성은 동·서 간 인식의 거리를 좁히겠다는 의도를 담고 있다. 프로그램을 통해 학생들은 서로의 시선을 직접 느끼고 삶의 맥락을 비교하며 평화 감수성을 넓히는 경험으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3단계는 규모가 한층 커진다. 전남교육청은 전국 10만 명의 학생이 참여하는 남북 교류를 구상하며 목포역–도라산역–개성역–평양역–단동을 잇는 노선을 제시했다. 비록 북측 진입이 쉽지 않은 상황이지만, 임진각·평화누리공원을 활용한 대체 시나리오까지 준비하면서 실현 가능성을 높였다.

 

여기에 아시아 청소년 평화포럼, 문화예술축제, 국민 청원 서명과 릴레이 챌린지가 더해지면서, 교류 프로그램이 사회적 공감대를 넓히는 장기적 플랫폼으로 확장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또 하나 눈길을 끄는 대목은 (가칭) ‘아시아 의(義) 청소년 평화교육센터’ 구상이다. 이 센터가 세워지면 전남을 출발점으로 한 평화의 가치가 대한민국, 아시아, 더 넓은 세계로 연결되는 구조를 만들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교육시설의 기능을 넘어 국제 청소년 교류, 공동 프로그램, 평화 콘텐츠 개발까지 이어지는 허브로 자리잡을 가능성이 있다.

 

정동영 통일부장관 역시 전남교육청이 꾸준히 추진해 온 평화교육의 흐름을 높이 평가했다. 비록 통일부 예산 대부분이 남북교류기금으로 묶여 있어 쉽지 않은 여건이지만, 관련 법 개정이 이루어질 경우 우선 지원하겠다는 뜻을 밝히며 제안의 실현 가능성을 더했다.

 

김문수 국회의원과 나광국 전남도의원의 동행은 이 구상이 지역 차원에 머물지 않고 중앙과 지방이 함께 움직이는 구조로 확장될 수 있음을 보여줬다.

 

김대중 교육감은 “기후위기와 AI 시대를 살아가는 학생들에게 국경을 넘어선 감수성은 필수적인 역량”이라며 “학생들이 책 속에서만 배우던 평화를 삶 속에서 직접 만나고, 앞으로의 사회를 이끌 리더로 성장할 수 있도록 남북 교류의 길을 차근차근 넓혀가겠다”고 말했다.

 

전남교육청의 이번 계획은 단발적 행사가 아니라, 학생 주도 평화교육을 하나의 흐름으로 정착시키기 위한 장기적 구조를 갖춘 제안이라는 점에서 교육계 안팎의 관심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김정훈 기자 jhk711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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