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AI 업계 “미국 수출통제에 기술 추격 더 멀어졌다”

  • 등록 2026.01.17 20:0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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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첨단 반도체 봉쇄에 중국 AI ‘추격 한계’
엔비디아 루빈 생태계서 중국 기업 배제
투자 격차 10배…연산 자원 확보가 최대 병목
효율 혁신에도 “근본 변수는 반도체”

지이코노미 강매화 기자 | 미국의 반도체 수출통제 강화가 중국 인공지능(AI) 산업의 기술 추격을 오히려 더 어렵게 만들고 있다는 진단이 중국 내부에서 나오고 있다. 효율성 개선 등 일부 성과는 있지만, 최첨단 반도체 접근 제한으로 미국과의 격차가 단기간에 좁혀지기는 어렵다는 평가다.

 

 

1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중국 AI 연구자들과 업계 관계자들은 미국의 수출통제가 지속되는 한 기술 격차가 구조적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중국 AI 스타트업 즈푸AI의 창업자 탕제는 최근 베이징 콘퍼런스에서 “일부 진전은 있었지만 격차가 오히려 더 벌어지고 있을 수도 있다”고 밝혔다.

미국은 엔비디아의 차세대 AI 플랫폼 ‘루빈’을 중심으로 생태계를 빠르게 확장하고 있다.

 

엔비디아는 루빈의 주요 고객으로 다수의 미국 기업을 언급했지만 중국 AI 기업은 포함되지 않았다. 이에 일부 중국 기업들은 동남아나 중동의 데이터센터를 통해 엔비디아 칩 연산 자원을 임대하는 우회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절차가 복잡하고 비용 부담이 커 대규모 활용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중국 AI 기업들은 최첨단 반도체와 제조 공정에 접근하지 못하면서 삼성전자나 TSMC 대신 성능이 낮은 수입 장비나 국산 장비에 의존하고 있다. 이에 따라 장기적 연구보다는 상용화와 납기 대응에 자원이 집중되는 구조가 고착화되고 있다. 알리바바의 AI 모델 ‘큐원’을 총괄하는 저스틴 린은 향후 3~5년 내 중국 기업이 오픈AI나 앤트로픽을 추월할 가능성을 “20% 이하”로 내다봤다.

 

투자 규모 격차도 뚜렷하다. UBS는 지난해 중국 주요 기술기업들의 AI 설비투자가 약 570억 달러로, 미국 경쟁사들의 10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고 분석했다. 반면 미국 기업들은 최신 칩을 바탕으로 차세대 AI 연구에 막대한 연산 자원을 투입하고 있다.

 

그럼에도 중국 AI 산업에 대한 낙관론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 딥시크, 즈푸AI, 미니맥스 등 스타트업들은 제한된 자원 속에서도 고성능 모델을 선보이며 기술 효율을 끌어올리고 있다. 실제로 딥시크와 알리바바의 일부 모델은 미국 최고 수준 모델과의 성능 격차를 평균 7개월에서 4개월 수준까지 줄였다는 분석도 나왔다.

 

다만 한계도 분명하다. 딥시크는 저사양 중국산 칩으로는 원하는 성능을 내지 못해 일부 학습 과정에서 엔비디아 칩을 사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화웨이 등 중국 칩 업체의 기술력이 개선되고 있지만, 여전히 미국의 최첨단 제품과는 성능 차이가 존재한다는 평가다.

 

최근 미국 정부가 엔비디아의 H200 칩 중국 판매를 일부 허용했지만, 업계에서는 이 역시 판도를 바꿀 변수는 아니라고 보고 있다. H200이 루빈 시리즈보다 두 세대 뒤처진 제품인 데다, 중국 정부의 승인 절차도 남아 있기 때문이다. 중국 당국은 자국 반도체 기술 자립을 우선하면서도, 꼭 필요한 경우에 한해 제한적으로 H200 도입을 검토하도록 권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창호 기자 golf0030@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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