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이코노미 강매화 기자 | 수소연료전지 전문기업 범한퓨얼셀이 자기주식을 활용한 교환사채(EB) 발행에 나서며 자금 조달에 나섰다. 회사 측은 액화수소충전소 구축을 위한 선제적 투자 성격이라고 설명했지만, 업계에서는 최근 현금 여력 감소와 차입 부담 확대에 따른 유동성 보강 성격이 짙다는 분석이 나온다.
2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범한퓨얼셀은 70억 원 규모의 제3회 무기명식 무보증 사모 교환사채 발행을 결정했다. 교환 대상은 회사가 보유한 자기주식 17만8500주로, 교환청구 기간은 다음 달부터 2030년 12월까지다. 만기는 2031년 1월이다.
이번 EB는 NH투자증권이 3개 펀드를 통해 40억 원을 인수하고, 주선사인 한국투자증권이 나머지 30억 원을 매입하는 구조다. 발행 조건도 눈에 띈다. 표면이자율과 만기이자율이 모두 0%로 책정돼, 회사는 만기까지 별도의 이자 비용을 부담하지 않는다. 금융권 차입 대신 무이자 메자닌을 택해 금융비용 부담을 최소화한 셈이다.
범한퓨얼셀의 재무 부담은 적지 않은 상황이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연결 기준 장·단기 차입금은 1023억 원에 달하며, 연간 이자 비용은 약 33억 원 수준이다. 반면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80억 원으로, 2024년 말 대비 59% 이상 감소했다. 공장 인수와 프로젝트 투자 집행이 겹치며 현금 유출이 이어진 영향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70억 원을 은행 차입으로 조달할 경우 연간 약 4억 원의 이자 부담이 추가됐을 것으로 보고 있다. 무이자 EB 발행을 통해 유동성은 확보하면서도 비용 부담은 낮춘 선택이라는 평가다.
교환가액에 23%의 할증률이 적용된 점도 주목된다. 교환가액은 3만9377원으로, 기준 주가 대비 높은 프리미엄이 붙었다. 일반적인 메자닌 투자에서 할인 발행이 많다는 점을 고려하면, 투자자들이 범한퓨얼셀의 중장기 주가 상승 가능성과 사업 성장성을 일정 부분 신뢰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회사는 이번에 확보한 자금을 액화수소충전소 구축 프로젝트에 투입할 계획이다. 범한퓨얼셀은 SK플러그하이버스의 액화수소충전소 사업에 참여하고 있으며, 조달 자금은 액화수소펌프와 저장탱크 등 핵심 설비의 원재료 매입에 사용될 예정이다.
범한퓨얼셀 관계자는 “이자 비용을 조금이라도 줄이기 위해 EB 발행을 선택했다”며 “액화수소충전소 구축 사업이 올해 완료되면 매출에도 긍정적인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