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이코노미 김정훈 기자 | 전남 함평읍의 밤이 달라졌다. 낮에는 평범했던 골목이, 해가 지면 은은한 불빛과 나비 모양 조형물로 물든다. 벤치에 앉아 쉬는 이들도 늘었고, 가게 앞을 그냥 지나치던 이들의 발길도 머문다. 상인들은 "요즘은 밤이 더 바쁘다"며 웃는다.
이 변화는 함평군이 추진한 ‘골목경제 회복 지원사업’ 덕분이다. 군은 행정안전부 공모에 선정돼 총 10억 원을 확보하고, 함평읍 중심 상권에 활력을 불어넣는 프로젝트에 착수했다. 이름도 인상적이다. ‘함평천지, 나비가 날다’ 함평의 상징인 ‘나비’를 테마로 골목을 다시 설계한 셈이다.
골목경제 회복 사업은 단순히 거리를 꾸미는 데 그치지 않았다. 지역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의 현실적인 어려움을 반영해 ▲상권 특화 디자인 구축 ▲축제와 이벤트를 통한 유동 인구 유입 ▲소상공인 대상 교육과 컨설팅 지원 ▲경관 개선 등 다방면으로 진행됐다.
특히 3월에 마무리된 야간경관 조성은 큰 호응을 얻고 있다. 함평읍 일대에 설치된 조형물과 조명은 골목을 ‘지나는 길’이 아니라 ‘머무는 공간’으로 바꿔놓았다. 실제로 주민들은 “밤에도 안심하고 걸을 수 있게 됐고, 거리 자체가 하나의 볼거리가 됐다”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프로젝트를 총괄한 함평군은 “단기적 성과보다, 상인과 주민 모두가 체감할 수 있는 변화를 만드는 데 주력했다”고 설명한다. 단순히 예산을 투입하는 것이 아니라, 지역 상권이 스스로 살아 숨 쉬도록 기회를 만든다는 의미다.
이상익 함평군수는 “이번 사업이 지역경제에 긍정적인 파장을 일으키는 출발점이 되길 바란다”며 “앞으로도 소상공인을 위한 정책과 상권 활성화 전략을 꾸준히 이어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