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이코노미 김정훈 기자 | 전남 순천에서는 매년 아기 울음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지난해 순천에서 태어난 아기는 1452명. 전남 22개 시·군 가운데 당당히 1위를 기록했으며, 이 기록은 벌써 6년째 이어지고 있다. 단순히 많은 아기가 태어난 것만으로도 주목할 만한 일이지만, 더욱 놀라운 건 전년보다 43명이 늘었다는 점이다. 출산율이 감소하는 전국적인 흐름 속에서도 순천은 유일하게 "출산의 도시"로서 명성을 이어가고 있는 셈이다.
그렇다면 순천이 어떻게 이런 성과를 내고 있을까? 무엇이 순천을 이렇게 특별하게 만들었을까?
순천의 비결은 바로 아기를 낳고 키우기 좋은 환경에 있다. 순천시는 저출생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일찌감치 다양한 정책을 도입했다. 특히 민선 8기가 출범하면서 '인구출산정책팀'을 신설해 보다 체계적인 지원책을 마련했다.
이 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정책은 출생수당이다. 아기가 태어나면 지원금을 지급해 부모의 경제적 부담을 덜어주는 정책인데, 단순히 금전적인 지원에 그치지 않고 돌봄센터 이용 아동들에게 방학 중 급식비를 지원하는 등 실질적인 혜택을 제공한다. 이뿐만 아니라 외국인 가정의 아이들에게도 보육료의 50%를 지원하는 정책은 많은 호응을 얻고 있다. 이런 혜택은 국내외를 막론하고 모두를 포용하는 순천의 철학을 잘 보여준다.
순천의 정책은 여기서 끝이 아니다. 출산장려금은 최대 2,000만 원까지 지원된다. 이는 전남뿐만 아니라 전국에서도 최고 수준의 지원금이다. 산후조리 비용도 확대돼 출산 이후의 경제적 부담을 덜어준다. 초등학교 입학금 지원 역시 부모들이 크게 환영하는 부분이다.
특히 밤늦은 시간에도 병원을 이용할 수 있는 달빛어린이병원과 24시간 소아 응급의료 체계는 부모들의 걱정을 한층 덜어주는 중요한 인프라다. 이런 정책은 단순히 출생률을 높이는 데 그치지 않고, 아이를 안전하고 건강하게 키울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준다.
순천이 '출산의 도시'로서 주목받는 이유는 그저 아기들이 많이 태어나기 때문만은 아니다. 순천은 청년들이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는 기반을 다지면서, 자연스럽게 아이를 낳고 키우기 좋은 도시로 자리 잡았다.
현재 순천의 청년 인구 비율은 33.7%에 달한다. 이는 전남 평균(28.3%)을 크게 웃도는 수치로, 순천이 얼마나 젊고 활기찬 도시인지 보여준다. 2024년 말 기준 순천의 총인구는 27만 6,329명으로, 광주광역시를 제외하면 전남에서 가장 많은 인구를 자랑한다. 여수와 목포가 뒤를 잇지만, 청년층 비율에서는 순천이 압도적인 우위를 보인다.
순천시는 청년들의 주거 안정과 일자리 지원에도 힘쓰고 있다. 이를 통해 젊은 층의 이탈을 막고, 오히려 다른 지역의 청년들이 순천으로 모여들게 만드는 데 성공했다.
순천은 이제 단순히 아이가 많이 태어나는 도시를 넘어 '모두가 행복한 도시'로 나아가고 있다. 아이를 낳고 싶게 만드는 정책, 키우기 좋은 환경, 청년들에게 희망을 주는 일자리와 주거 지원 등 모든 요소가 조화를 이루며 순천을 특별한 도시로 만들어 가고 있다.
노관규 순천시장은 "청년들에게 아이를 낳고 키우기 좋은 환경을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교육, 주거, 일자리가 어우러진 도시를 만들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다양한 지원책을 준비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은 단순히 순천에 국한되지 않고, 전남 지역 전체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
앞으로도 순천의 아기 울음소리는 계속될 것이다. 그리고 이 소리는 순천이 행복한 도시로 성장해 나가는 희망의 신호가 될 것이다. "아이 낳기 좋은 도시"에서 "모두가 행복한 도시"로 도약하는 순천의 미래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