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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용태의 〈골프장 혁신경영 교실〉 한국 골프장의 아웃소싱, 갈 길이 한참 멀다

최근 골프장 업계의 화두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대한 대비다. 발빠른 골프장들은 이미 물밑에서 혁신경영으로의 전환을 모색하고 있다. 이에 즈음하여 골프장에 원포인트 레슨처럼 ‘힌트’를 제공하려 한다.
국내 골프장이 ‘혁신경영’을 통해 국내 고객을 옴짝달싹 못 하게(?) 만들 수 있다면 한국 골프 산업은 세계적 수준, 아니 전 세계를 선도하는 1등이 되는 것도 더는 딴 나라 얘기가 아니다. 골프장 경영 전반의 혁신적인 노하우 개발을 위한 해법을 찾아 연재한다.

 

한국은 세계 골프계에서 1등이 될 수 있다. 여자 프로 부문은 이미 그 고지를 점령했고, 다음은 어떤 부문이될까를 생각하면 ‘골프장 경영 부문’이라고 생각한다.
골프장 비즈니스는 결국 ‘서비스’업이기 때문이다. 서비스업의 핵심은 ‘친절’인데 까탈스러운 한국 골퍼의 니즈를 만족시키는 한국 골프장이라면 세계 어느 나라의 골퍼라도 감동시킬 수 있다. 바로 여기에 기회가 있고, 실마리가 있다.

WRITER 안용태

 

 

아웃소싱의 예술화
한국 골프장의 혁신경영을 위한 첫 번째 과제로 ‘아웃소싱’을 꼽은 건 코스, 식당, 서비스 인력 등 골프장의 아웃소싱 분야는 점점 증가하고 있지만, 그 용역 방법과 실행 면에서 아주 전근대적이고 후진적인 ‘비 경쟁력’의 양태가 곳곳에서 노출되고 있기 때문이다. 3가지 사례에 대한 해법을 통해 시원한 대책을 제시해 보고자 한다. 사례와 대책을 요약하자면 다음과 같다.

 

갑질 아웃소싱?

▶아웃소싱은 ‘인센티브가 있는 직영’이다!

질책하면 할 일 다 한 것?

▶용역 사업 성공의 DNA는 ‘갑·을·병·정의 공존을 실현’하는 데 있다!


업체에 책임물리고 교체하면 끝?

▶중국 북경 백작원CC 오너의 탁월한 경영 모델을 벤치마킹하라!

 


[사례1] ‘갑질 아웃소싱’ 하는 오너와 CEO
사실 아웃소싱을 준 골프장 CEO의 생각이 문제인 경우가 많다.

 

위탁한 과업에 문제가 생기면 그 책임을 용역업자에게 전가하고, 다른 업체로 교체하는 수순을 밟으면서 정작 골프장은 ‘면피’만 하려는 모습 얘기다. 오너도 크게 다르지 않아 악습은 계속 반복된다.


업자를 그저 ‘이용’만 하는 일이 아웃소싱의 목적이라 생각하는 후진국형 사고방식은 전국적으로 쫙 깔려있다. 아웃소싱의 개념과 본질을 모르기에 발생하는 문제다.


[대책1] 아웃소싱은 인센티브가 있는 직영이다!
아웃소싱 업체를 ‘남’으로, 때로는 ‘적군’으로 보고 시비만 걸면 골프장이 성공적으로 운영될까? 아니다. 보이지 않는 심각한 갈등이 쌓여 결국 오너 사의 손해는 물론, 골프장의 이미지마저 실추되는 건 이미 만천하에 공개된 결과다.

 

그럼에도 여전히 오류를 반복하는 오너와 CEO의 ‘좁은 생각’을 고쳐먹는 게 첫 번째의 대책이다. 아웃소싱은 인센티브가 있는 직영’이므로, 인센티브 때문에 직영할 때보다 반드시 효과가 더 나게 되어 있다.

 

반면 ‘남’으로 생각하는 순간, 그 효과는 소리 없이 사라지고, ‘원팀’은 고사하고 한 지붕 아래 두 집 살림이나 마찬가지인 ‘투 팀’의 사고방식으로 인해 집안 갈등이 끊이지 않아 되레 역효과가 난다.


쉬우면서도 좀 더 직설적으로 표현하자면 “오너 사가 잔머리를 굴리면 잔돈 밖에 못 번다”고 말해주고 싶다.

 

여러 소속 구단에서 파견된 이질적인 축구 선수들을 모아서 ‘원팀’으로 만들어 내는 국가대표 감독을 생각해 보면 이치를 쉽게 알 수가 있을 것이다. 국가대표 감독의 역할을 해야 하는 것이 바로 골프장 CEO라는 것이다.

 


[사례2] ‘아웃소싱 했으니 내 탓은 없다?’ 질책만 앞서는 오너와 CEO
코스 아웃소싱을 주고 난 뒤 “왜? 직원 하나 제대로 확보하지 못하느냐!”고 꾸짖는 게 자기 일인 줄 아는 CEO 또한 전국에 쫙 깔려있다. 코스, 식당 아웃소싱 모두 그렇다.

 

인력난이라는 건 이미 익히 알고 있으면서, 두 얼굴로 돌변해 CEO 본인만 면피하려는 사고방식이다. 골프장 경영의 경쟁력 같은 게 생길 리가 없다. 이런 ‘내로남불’이 문제다. ‘원팀’의 의미를 망각하고 입으로만 원팀을 부르짖는 게 현실이다.


[대책2] 용역 사업 성공의 DNA는 갑·을·병·정의 ‘공존’을 실현하는 데 있다!
을의 이익은 갑이 책임지고, 재하청을 준다면 병의 이익은 을이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이 해답이다.

 

앞서 언급했듯 아웃소싱은 사실상 직영이다. 협력사가 직원 채용에 어려움을 겪는다면, 오너와 CEO는 용역사를 전방에 앞세워 두되 후방에서는 다른 부서 직원까지 총동원해 이를 도와준다는 마인드가 있어야 한다.


코스 관리 부문에서도 마찬가지다. 을의 이익을 책임지기 위해서 오너와 CEO가 직영 때보다 더 열심히 잔디가 죽지 않게 챙기는 게 당연한 역할이다. 잔디관리 문제로 소송까지 가는 것은 CEO의 해고 사유가 되어야 한다. 그래야 ‘정통 아웃소싱’을 준 회사라고 말할 수 있다.


쉬운 말로 하면 ‘경주 최 부자’ 같이 경영하라는 것이다. ‘공존’을 부르짖은 경주 최 부자가 망했던가?

 

만약 용역 업체를 교체해야 한다면 오너가 해야 할 일은 CEO의 관리 능력에 대한 재고다. 업체 교체 사유가 CEO의 관리 부실 때문이라면, CEO도 동반퇴진해야 한다는 방침을 실천하는 것이다. CEO란 ‘전문’ 경영인이다. 프로는 프로다워야 한다. 즉 ‘최종 책임’을 지고 있어야 한다는 얘기다.

 


[사례3] 업체 교체하며 소송으로 피해 구상하면 일을 잘 했다고 생각하는 오너와 CEO
“너희에게 용역을 주었으니 너희가 책임을 져야지”라며 365일 딱 그 사고방식으로만 일하니 제대로 될 일이 있을 것인가?

 

걱정이다. 아이 키우는 건 아내에게 일임했으니, 자식 문제에 남편 책임은 하나도 없다고 하는 격이다. 책임 운운하기 전에 죽은 잔디로 인한 소송이 없게 관리하는 것이 ‘진짜 CEO’의 의무인 줄은 모른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것도 부족해 소 잃은 것도 ‘남 탓’으로 일관하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되는 것이다.

 

[대책3] 중국 북경 백작원CC 오너의 탁월한 경영 모델을 벤치마킹하라!
아마도 백작원의 사례는 전 세계에서도 유례없는 사례일 것이다. 어느 날 백작원의 오너가 필자를 찾아와 백작원 골프장의 코스 설계를 맡아달라고 했다. 그런데 조건이 있었다. 완공 후 위탁경영을 맡아 주라는 것이었다.


어안이 벙벙했다. 솔직히 설계 요청만 해도 고마웠던 마당에, 오히려 내가 부탁할 일을 ‘조건’으로 내걸었으니, 고마움에 앞서 오히려 당황했다. 무슨 사연이 있는가 싶어 물었더니 “당신은 안양 골프장 출신이니 삼성의 브랜드를 이곳 중국에 심어달라는 뜻이다”라고 했다.

 

당시만 해도 한류 문화가 중국에 정착되기 전이라, 그의 소프트 파워를 가늠하는 재능이 놀랍고 놀라웠다. 여기에서 우리는 ‘진정한 아웃소싱’, 아웃소싱의 교과서적인 개념을 찾아낼 수 있다.

 

일반적인 아웃소싱의 목적은 전문성과 노사문제의 해결이다. 그러나 백작원 오너는 자신의 사업 성공을 위하여 선견력과 혁신의식, 그리고 필승의 정신을 가진 사람을 “아웃(외부)에서 사람을 소싱(영입)”하는 것을 아웃소싱의 정의로 삼았던 것이다.


정의로 삼는 것으로 끝나지 않았다. 필자는 업무차 수십 번 출장을 갔었는데 단 한 번도 같은 음식점에서 식사하지 않았다. ‘중국과 중국 문화를 아웃소싱 사도 알아야 한다’는 지론 덕분이었다.

 

덕분에 필자는 매번 전혀 다른 곳으로 가서 중국을 맛보고 경험하며 공부할 수 있었다. 그 결과 백작원CC는 〈중국 10대 골프장〉 4위에 올랐고, 〈캐디 서비스 부문〉에서는 중국 전체 1위를 했다.

 

회원권 분양 등 사업이 안 될 수가 없었고 골프장 사업 성공신화를 이뤘다. 필자는 이를 백작원 오너의 ‘소프트 파워’라 치켜세우고 싶다.


우리나라에도 이 정도의 ‘소프트 파워 대가’들이 서로 경쟁을 해야 ‘아웃소싱의 예술화’라는 슬로건을 내걸 수 있고, ‘세계 1등’의 지위도 확보할 수가 있을 것이다. 이 부문에서 오너부터 일류가 되어야 비로소 CEO도 뒤따라 능력발휘가 된다. 이 칼럼으로 오너의 깨우침이 널리 퍼지기를 기도해본다.

 


 

올바른 아웃소싱이 사업의 핵심이다
결국, 아웃소싱을 제대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올바른 결정’을 내릴 수 있어야 한다.

 

업체 선정은 그저 사무적인 입찰로 정하는 행위가 아니고, 필승의 소프트 파트너를 스카우트하는 비즈니스의 핵심이다. 치열한 유럽 프로 축구 구단 간의 생사가 ‘유명 선수를 얼마나 잘 스카우트 하느냐’에 좌우되듯 골프계도 좋은 파트너 확보가 승부수가 될 것은 틀림이 없다.


아웃소싱의 성공 요인이라 생각하는 ‘용역사의 전문성’과 ‘노사문제 해결력’은 실제로는 20~30% 비중에 불과하지만, 갑사의 CEO의 리더십 비중은 70~80%에 있다는 것이 핵심이다. 이 개념을 ‘본인의 노하우’로 만들 ‘선견의 오너’가 누구일지 벌써 궁금해진다.


물론 오너가 이러한 혁신경영에 아무리 앞장서고 시도해도 뒤따르지 않는 조직이라면 실패다. 이때 필요한 것이 유능한 CEO다.

 

‘지식경영’에 매달려 사는 임직원들의 두뇌를 완전히 ‘의식경영’으로 체질개선 할 수 있어야 성공할 수 있다. 모든 골프장이 현재의 후진적인 아웃소싱 행태를 벗어던지고, 체질을 개선한다면 대한민국의 골프장 경영 부문도 세계의 선두에 설 수 있다.

 

비로소 ‘K-골프문화’라는 상품이 날개 돋친 듯 판매되는 날이 올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