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상회 전경 ‘서울골프상회’. 우리나라 최초의 골프 로드 숍이다. 낡은 4층 콘크리트 건물의 1층 왼편 가장자리 한 칸을 차지하고 있다. 서울 중구 마른내로 14(저동2가 72-6). 서울 영락교회 바로 앞이다. 왕복 2차선 도로 맞은 편에 인제대학교 서울백병원이 있다. 1967년에 문을 열었으니 올해로 57년이 됐다. 이 가게가 한 달 뒤, 올 연말에 문을 닫는다. 서울의 골프 역사가 또 하나 사라지는 것이다. 취재 김대진 편집국장 문명선 사장이 골프클럽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문명선 사장, “건물이 영락교회에 팔리는 바람에 문 닫게 돼” 이 가게를 운영하는 사람은 문명선 사장이다. 1943년생이니 올해 만 81세다. 1973년 1월 1일 가게 종업원으로 입사했다가 11년 뒤인 1984년 이 가게를 인수했다. 그리고 지금까지 가게를 지켜왔다. 기자가 가게를 찾은 지난 11월 1일 오후 2시께 문 사장은 낡은 아이언 클럽의 그립을 교체하고 있었다. 그는 키가 크고, 마른 체구였다. 그립 교체를 후딱 끝낸 그는 기자와 마주 앉아 이 가게의 역사, 아니 그의 인생을 들려줬다. 그는 놀랍도록 차분하고 상냥했다. 내공이 느껴졌다. 아, 저래서 이 가게를 50년 넘게
지이코노미 김대진 편집국장 | 윤이나(21)는 지금 국내 여자 투어 프로 중 가장 핫한 선수로 꼽힌다. 170cm 키에 단단한 몸매로 KLPGA 정규투어 최고의 장타자로 인기몰이 중이다. 9월 12일 현재, 올 시즌 상금 순위 3위(873,604,286원), 대상 포인트 3위(392점), K-랭킹 3위(9,3518), 평균 타수 2위(69.8727), 드라이버 거리 2위(254.7212), 그린적중률 2위(79.1919), TOP10 피니시율 2위(55.5556) 등 거의 전 부문에서 선두권에 올라있다. 윤이나는 또 자체 AI 기반 빅데이터 분석 시스템을 갖추고 있는 랭키파이 분석에 따르면 9월 2주차 기준 KLPGA 골프 선수 트렌드지수 1위에 올랐다. 5,112 포인트로 2위 배소현(4,677)과 435점이나 차이가 났다. ㈜크리스에프앤씨의 마스터바니에디션이 가을 시즌에 맞춰 윤이나 프로와 협업해 ‘이나 캡슐’ 컬렉션을 출시했다. 마스터바니에디션의 ‘이나 캡슐’ 컬렉션은 윤이나 프로가 직접 선택한 컬러와 브랜드 고유의 모던한 실루엣을 연계해 아우터 2종과 티셔츠 2종으로 구성됐다. 모든 제품의 등판에는 윤이나 프로가 자필로 쓴 ‘Ina Yoon’이 디자인
바이런 넬슨이 PGA 역사에서 아직도 깨지지 않은 11연승 기록을 세운 1945년, 그가 5연승을 달성한 후부터 신문의 헤드라인은 언제나 같았다. ‘Can Nelson win again?’ 이다. 넬리 코다도 벌써 5연승째다. 같은 5연승에 공교롭게도 같은 ‘넬’자 돌림이라 라임도 딱 떨어지는 걸 어떻게 참나. 1945년 당시 미국 현지 신문들의 헤드라인을 패러디해봤다. EDITOR 박준영 PHOTO LPGA, KLPGA 이번 호 표제인 ‘Can Nelly win again?’은 ‘백스토리’ 바이런 넬슨 편을 쓰면서 얻은 아이디어다. 1945년, 존 바이런 넬슨이 5연승을 기록하자 미디어와 골프 팬의 관심은 이제 ‘그의 연승 행진이 어디까지 이어질까’가 됐고, 신문들의 헤드라인은 언제나 같았다고 한다. ‘Can Nelson win again?’이다. 당시 바이런의 폼이 얼마나 좋았는지 미디어와 대중의 관심이 과도하게 집중됐는데, 이 때문에 그는 처음 경험하는 코스에서 대회가 열리더라도 연습 라운드를 포기하고 경기에 나섰다고 전해진다. 코스가 어떻든 페어웨이 가운데를 보고 스윙하면 볼은 거기에 떨어지는 거였으니까. 그래선지 당시 바이런은 골프에 권태를 느낄 지
Player or Game Changer 이게 바로 리브의 맛 아니겠나. ‘칠레의 박세리’ 호아킨 니만이 리브골프 개막 후 단 3경기 만에 2승, 상금으로만 110억 원 이상을 벌어들이며 따뜻한 개막철을 보내고 있다. 두 판에 백억. 그야말로 쾌조의 출발이다. 리브 골프가 깔아놓은 판에서 어엿한 ‘플레이어’가 됐지만, 세상엔 공짜가 없기에, 그가 ‘게임 체인저’로 발돋움하는 것까지가 리브 골프의 노림수였을 터다. EDITOR 박준영 PHOTO 리브 골프 호아킨 니만(칠레)이 시즌 초반 뜨거운 샷감을 자랑하면서 2024시즌 리브 골프 개막철의 최대어로 급부상했다. 리브 골프 시즌 개막전인 마야코바 대회에 이어 한 달 만이다. 유망주로서 경력을 차곡차곡 쌓아오던 니만은 올 시즌 개막 후 불과 3개 대회 만에 2승을 거두면서 총 828만 달러, 한화 약 110억6천만 원을 벌어들였다. 그야말로 쾌조의 출발이다. 더 솔직히 말하자면 ‘한 해 농사 다 끝낸’ 수준이다. 니만은 “내가 항상 최고라고 느끼고 싶고 그렇게 생각하길 원한다. 그 방법이 골프를 치는 데 있어서 자신감을 얻는 유일한 방법”이라며 4월 마스터스를 정조준하고 있다. 돈방석 앉은 언더독, 흥행카드 될
지이코노미 박준영 기자 | 지난 2월 2일(금) 16시 클럽디청담에서 열린 코브라 2024년 신제품 다크스피드 론칭 이벤트 현장. 2층으로 올라오는 계단 쪽이 잠시 웅성거리는가 싶더니 건장한 서양인 하나가 성큼성큼 계단을 올라왔다. 순간 찰랑이는 금발에 시선을 빼앗기고 말았다. 수년 전 골프에 입문하면서 하도 골프 영상만 보니까 알고리즘이 찾아다 준 영상 속 바로 그 남자였기 때문이다. 그의 슬로우모션 스윙 영상을 얼마나 보고, 퍼 날랐던가. 현재 지구상에서 가장 먼 드라이브 비거리 기록을 보유한 남자. 자타공인 세계적인 장타왕. 그 브라이슨 디섐보보다 평균127야드는 멀리 치고, 그에게 ‘장타 마인드’를 조언한 남자. 카일 버크셔가 눈앞에서 내게 윙크를 날렸다. 롱 드라이브 월드챔피언십 1개월 전인 2023년 10월 3일 와이오밍주 롤린스의 로첼 랜치 골프코스. 와이오밍주에서 가장 긴 7,925야드의 전장으로 유명한 곳이다. 12번 홀에서 카일 버크셔가 8번째 티샷을 날렸다. 볼은 무려 11초 동안 하늘을 갈랐다. 대다수 골퍼의 티샷이 정점을 찍고 낙하하기 시작하는 200야드 지점에서 그의 볼은 여전히 솟구치는 중이었다. 기록은 579.66야드. 이전 세계
지이코노미 박준영 기자 | 2023시즌 KPGA코리안투어 제네시스 대상의 주인공은 함정우였다. 그를 표지모델로 선정하면서 대상 소감과 여러 자료 등을 찾아봤다. 묘하게도 대상 수상 소감에서 “저희 남자 골프선수들이 많이 노력하고 있는 만큼 사랑해주시고…”라는 부분이 가슴에 오래 남았다. 그래서 잡아본 표제가 GIVE LOVE다. 이 대목에서 고개를 끄덕였다면 당신은 이미 KPGA코리안투어의 팬일 것이다. 올해 조금 더 사랑을 보내줄 것으로 믿고 보내드린다. 갸웃했다면? 살려는 드릴 테니 약속 하나 하자. 올해 한국 남자 골프 중계를 ‘작년보다 딱 1경기만 더’ 시청하기로. 날지 못해도 좋다 올 시즌 특유의 집중력과 함께 장기인 아이언샷 능력을 바탕으로 시즌 내내 상위권 성적을 유지한 함정우는 우승 1회를 포함해 총 11회나 ‘톱10’에 진입하며 대상 수상이란 쾌거를 이뤄냈다. 대상 포인트는 6,062.25점, 2위 이정환(5205.02점)과는 꽤 격차를 벌렸다. 대상 특전으로는 보너스 상금 1억 원과 제네시스 GV70 전동화 모델 차량이 지급됐고, 코리안투어 시드 5년과 DP월드투어 시드 1년, PGA투어 Q스쿨 최종전 직행 자격도 챙겼다. 이중 Q스쿨 최종
Go Higher 2024년 푸른 용의 해를 여는 첫 커버라는 점에서 ‘도전 정신’ 그 자체의 묘미를 선보인 황유민을 고르는 데는 이견이 없었다. 2022년 ‘시몬느 아시아퍼시픽컵’ 초대 대회를 치르고 돌아온 황유민은 일취월장해 투어에서 존재감을 드러냈다. 지난 12월, 황유민은 같은 대회에 두 번째로 다녀왔다. 악명 높은 폰독인다 코스가 이번엔 황유민에게 어떤 일취월장을 가져다줄까. 그는 2024년 어떤 도전을 해나갈까. 그런 생각을 하다 보면 2024년은 아마도 황유민의 해가 될 것 같다는 확신이 든다. 지난해 김민별을 통해 검증(?)했듯 꽤나 미래를 잘 때려 맞추는 골프가이드 편집부라는 점을 기억하자. 올해는 황유민을 믿어보기로 했다. 도전은 늘 보는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법이다.
지이코노미 박준영 기자 | 스포츠에서 ‘인기’라는 건 알고 보면 양날의 검이다. 잘할 때는 더 띄워지지만, 부진하면 더 고꾸라지는 게 인기다. 골프 씬에서는 그게 꽤나 가혹한 편이다. 특히 더 가혹할 때가 언제냐면 잘했고, 인기도 많고, 미디어에 노출이 많이 되는데 성적이 따라주지 못하는 경우다. 2년 5개월 동안 우승 소식이 없던 박현경이 ‘큐티풀’에서 ‘삐죽이’가 된 것도 그런 이유 때문이다. ‘2년 반’ 동안 정말 열심히 했다. 기회는 많이 왔다. 그 기회를 못 잡아 좌절한 시간이 많았다. 다만 ‘실패’보다는 성장의 시간이라고 생각했고, 우승이라는 선물을 받은 것 같아 기쁘다. 박현경은 현 KLPGA투어 중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팬덤을 보유한 스타지만, 에디터 개인적으로도 각별한 선수다. 박현경 덕분에 골프 중계에 입문할 수 있게 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박현경이 우승한 다음 달에는 타이거 우즈가 우승해도 박현경을 커버로 쓰겠다’고 결심했던 적이 있다. 그러나 골프가이드의 편집장을 맡은 이래 박현경은 우승을 하지 못했다. 그래서 박현경이 2년 5개월 만에 ‘SK네트웍스.서경 레이디스 클래식’에서 트로피를 들어 올린 사건(?)은 아마 쉽게 잊히지 않을
지이코노미 박준영 기자, 사진 KGA 제공 | 골프가이드 11월호 표지는 지난 제19회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골프 국가대표로서 활약한 선수 중 임지유를 모델로 선정했다. 물론 KGA에서 제공받은 관련 사진 중 가장 멋진 피니시와 구도로 찍힌 임지유의 사진이 단연 눈에 들어온 것도 사실이지만, 이미 지난 9월호에서 아시안게임 프리뷰 꼭지를 만들면서부터 임지유를 주목했었다. 요컨대 여러 선수 중 임지유를 고른 건 사심 약간과 ‘미래성’을 고려한 결과다. 물론 프로 자격으로 출전해 개인전 은메달을 비롯해 단체전 금메달로 군 면제를 받게 된 임성재와 최고참으로서 활약한 김시우, ‘프로 잡는 아마추어’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활약 중인 조우영과 장유빈, 보기에도 안쓰러울 정도로 다리에 테이핑을 하고도 여자 단체전 동메달을 견인한 유현조, 17세 나이에 이미 두산건설과 후원계약을 했을 정도로 기대를 모으는 김민솔 등 여러 선수 사이에서 표지 인물을 고르기란 쉬운 일이 아니었다. ‘미래를 골랐다’ 임지유 그럼에도 임지유를 고른 건 물론 가장 멋진 피니시를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가능성’으로 가득한 그의 이력 때문이다. 그는 지난 4월 여자 아마추어 세계랭킹
지난 30년간 한국 프로골프 투어는 매년 관련 시장을 키우며 성장세를 거듭해 왔다. 특히 KLPGA의 경우 매년 총 대회 수와 총 상금액이 늘어나고 있으며, 수많은 스타 선수의 산실이 있다. 반면 KPGA는 KLPGA와 비교해 대회 수도 턱없이 부족하고 여전히 고전하는 모양새다. 대회 수나 상금 규모 역시 KLPGA와 비교해 여전히 크게 밀리는 실정이다. EDITOR 방제일 10년째 ‘제자리걸음’, KPGA 2022년 기준 KPGA 전체 시장 규모는 약 1,783여억 원이다. ‘2023 골프산업백서’에 따르면, KPGA 관련 용품 시장과 스폰서십 시장이 각각 전체 시장의 40.6%(약 724억 원), 37.2%(약 664억 원) 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두 개 시장이 쌍두마차와 같이 가장 큰 규모의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이가운데 스타 선수 시장(약 170억 원,9.5%), 선수양성 시장(레슨시장:약105억 원,5.9%), 시설 운영 시장(약 88억원, 4.9%) 등이 눈에 띄는 규모를 보인다. 무엇보다 프로선수들은 연습과 시합을 위해 용품을 꾸준히 필요로 하며, 기량을 제대로 발휘하기 위해서는 상대적으로 고가의 용품을 사용해야 한다. 용품 시장이 큰 비중을
2020년 코로나19로 인해 본격적으로 해외 출국 인구가 급감한 가운데, 국내 골프장 이용객 수는 급격히 증가하면서 2021년에 5,000만 명을 넘어섰다. 이를 통해 골프장 매출액 규모 및 수익성도 크게 개선됐다. 이 가운데, 불황으로 수많은 골프장이 폐장을 고려했던 10년 전과 달리 현재 골프장은 뜻밖의 호황을 누리고 있다. 그러나 그 이면에는 코로나19라는 전 세계적인 위기가 있었다는 것을 누구도 부인할 수 없다. 이제 본격적으로 포스트 코로나 시대 맞은 2023년, 골프장 산업은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EDITOR 방제일 10년 전 교훈을 잊은 골프장 산업 불과 10년 전, 에디터가 처음 골프와 관련된 일을 했을 시기, 항상 나오던 ‘주제’가 있었다. 바로 ‘골프장 산업의 위기’였다. 지난 2015년 한국 골프장은 400여 개를 넘어섰다. 당시 국내 골프장 숫자에 대해 수많은 전문가가 골프를 즐기는 인구에 비해 골프장이 많다고 지적했었다. 실제로 몇몇 골프장이 적자로 폐장하기도 했고, 적자로 인한 경영 위기에 처하기도 했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고 했던가? 아니면 존버(끈질기게 버틴다는 은어)의 승리일까. 코로나19로 인해 골프를 즐기는 인구가
먼저 골프를 치기 위해선 수많은 골프용품이 필요하다. 골프채를 비롯해 골프공, 골프 장갑 등은 필수품이자, 소모품이다. 이는 골프웨어도 마찬가지다. 따라서 골프용품 시장은 이제 드라마틱한 성장은 없어도 큰 하락세 또한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앞으로도 현상 유지는 가능할 것이란 뜻이다. 이 가운데, 소리 없는 전쟁이 현재 일어나고 있는 시장이 있다. 바로 골프웨어 시장이다. EDITOR 방제일 2022년 현대경제연구원은 자체 보고서를 2023년 골프 산업 규모를 9.2조 원을 달성한 것이라 예상했다. (2023 골프백서에서는 국내 골프 산업을 20조 원대로 분석했다) 연구원 자료에 따르면, 골프 산업은 지난 10년 동안 약 두 배 가 까이 성장했다. 특히 지난 2019년 코로나19 이후 MZ 세대와 여성 골퍼가 대량 유입되면서 골프 산업 자체가 크게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명품화되고 있는 골프웨어 시장 모든 사치품이 그렇겠지만, 품질에 비해 가격이 지나치게 비싸다. 특히 ‘골프’란 말이 들어가는 순간 가격이 한순간에 ‘훅’ 오른다. 가장 거품이 낀 시장은 골프웨어 관련 시장이다. 골프웨어는 골프용품과 달리 매 시즌 유행이 바뀌기에 많은 이들이 자주, 새로운
전 세계 스포츠 중 유일하게 산업이라고 단어가 붙어도 어색하지 않은 스포츠가 있다. 골프다. 전 세계적으로 6,500만 명이 즐기는 스포츠인 골프는 이제 단순히 스포츠가 아닌 문화이자, 산업으로 자리 잡았다.골프용품 관련 제조 산업을 물론이거니와 골프장과 관련된 서비스업, 여기에 최첨단 골프 테크놀로지 산업, 이외에도 관광과 출판, 방송 등 수많은 이들이 골프와 직, 간접적으로 연결돼 있다. 그러나 골프 산업 그 이면에는 단순히 경제지표로만 확인할 수 없는 ‘위기’가 있다. 이에 골프가이드 이번 골프가이드 창간 특별기획에서는 위기 속의 기회, 호황 속의 불황을 맞이한 한국 골프 산업의 현주소에 대해 살펴보려고 한다.EDITOR 방제일지난 9월, 유원골프재단은 서울대학교 스포츠산업연구센터와 함께 2020년부터 2022년까지 3년간의 시장 데이터를 기반으로 국내 골프 산업의 구조와 규모를 분석해 ‘2022 한국골프산업백서’를 발간했다. 2017년 첫 발간 이후 2년 주기로 분석하다가 이번에는 3년간 연구 결과를 모았다. 골프 산업 전체 구조와 시장별 규모 및 특성, 시사점 등을 6장으로 구성된 골프산업백서는 필드 골프와 스크린골프, 프로와 아마추어 대회, 골프
주어진 자연환경을 극복하며 재미를 추구하는 골프는 역설적으로 과학기술과 만나 비로소 완성된 스포츠가 됐다. 골프공 딤플의 발견과 발전, 메탈 우드 등장, 그래파이트 샤프트의 발명이 없었다면 골프는 지금처럼 역동적인 스포츠는 아니었을지 모른다. 골프는 그렇게 가장 수많은 장비와 과학기술이 접목돼, 여러 의미로 최고의 ‘기술’이 필요한 스포츠로 도약했다. 그러나 많은 골퍼가 이를 알면서도 암묵적으로 장비의 기술적인 부분과 스포츠 과학에 대해 ‘온전히’ 인정하지 않는다. 모르긴 몰라도 스포츠에서 장비 기술과 과학에 대해 인정하는 순간 자신의 골프 실력이 폄하될 것이라는 불안감이 있기 때문이 아닐까 추측할 뿐이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수많은 과학 기술과 분석 기술을 통해 스포츠는 발전해 왔고, 앞으로도 발전할 것이다. 그리고 가장 많은 실험과 다양한 실패를 거듭한 브라이슨 디섐보는 분명, 골프 역사에 가장 독특한 이력을 가진 ‘혁신가’로서 이름을 남길 것이다. EDITOR 방제일 PHOTO LIV GOLF 공식 페이스북 야구에 ‘퍼펙트게임’이 있다면, 골프에는 ‘꿈의 58타’가 있다. 야구에서 퍼펙트게임은 투수가 단 하나의 안타도 맞지 않고 27명의 타자를 아웃 처
미셸 위는 한때 ‘여자 타이거 우즈’라 불릴 만큼 미래가 유망한 골퍼였다. 아마추어 시절부터 두각을 나타내며 많은 기대를 받았고, 투어 데뷔와 동시에 화제를 몰고 다녔다. 하지만 그 기대만큼 미셸 위는 투어에서 성적을 거두지 못했다. 그런데도 많은 이들이 그를 보기 위해 대회장을 찾았고, 한때나마 LPGA 투어의 아이콘이었다. ‘우리가 그 시절 사랑했던 골퍼’ 미셸 위의 ‘셸 위 댄스’를 만나 보자. EDITOR 방제일 재미교포 미셸 위가 지난 7월께 열린 US여자오픈을 끝으로 공식 은퇴를 선언했다. 이 자리에서 미셸 위는 자신만의 ‘라스트 댄스’를 선보이며 18년간의 프로선수 생활을 마무리했다. 과거 미셸 위는 올해 주목받는 ‘루키’ 로즈 장 이상의 대형 신인이었다. 아니, 로즈장과는 비교가 되지 않을 만큼 그 기대치가 컸다. 13세에 LPGA 투어에 출전해 컷 통과한 미셸 위 1989년 한인 부모 사이에서 태어난 미셸 위는 10대 초반부터 미국 골프계에 이름을 알렸다. 13세던 2002년부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 참가해 컷 통과를 하며 일약 ‘골프 신동’으로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다. 16세였던 2005년 프로로 전향했지만, LPGA투어 입회 자
최근 KLPGA는 장타자 전성시대의 서막을 보는 듯했다. 특히 방신실, 김민별, 황유민 트로이카를 위시한 루키들이 그야말로 거포를 앞세우며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지난 6월 DB그룹 제37회 한국여자오픈은 그러한 최근의 흐름과는 확연히 다른 과정과 결과를 보여줬다. 정교함의 대명사, 홍지원 “저는 장타가 무기인 선수는 아니지만, 대신 다른 무기를 가지고 있다고 믿고 더 자신 있게 플레이하려고 해요. 남들보다 뒤에서 (세컨샷을) 쳐도 더 잘 붙일 수 있다고 믿고 칩니다.” 지난 6월, 악명 높은 레인보우힐스에서 열린 한국여자오픈에서 드라이버 평균 비거리 115위(224.01야드) 홍지원이 우승을 차지했다. 페어웨이 안착률에서는 88%로 1위를 달리는 ‘정교한 골퍼’의 대명사다. 통상 타구의 각도가 1° 틀어지면 낙하지점 100m에서는 7m가 틀어진다고 한다. 200m면 14m가 틀어진다. 좁은 코스라면 ‘터지기’ 딱 좋은 탄착군이 형성된다. 골프는 그렇다. 샷이 터지면 멘탈도 터지는 법이다. 정교함을 앞세운 골퍼들이 무서운 이유다. 화려한 파5 투온은 못 해도 ‘따박따박’ 코스를 공략하기 때문이다. 가혹한 무지개 언덕 2021년부터 3년째 한국여자오픈이 열리
2018년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 데뷔한 고진영은 매 시즌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며 어느새 투어 통산 15승을 거둔 골퍼가 됐다. 2019년 4승, 2021년 5승 등 강력한 퍼포먼스를 보여준 두 시즌도 있었다. 이시즌덕에고진영은LPGA투어에서 다양한 기록을 달성했고, 총 145주간 여자골프 세계 1위에 올랐다. 지난해부터 한국 여자골프는 위기를 맞고 있지만, 이 위기 속에서도 유일하게 고진영만이 빛나고 있다. EDITOR 방제일 사진 LPGA 골퍼로서 고진영의 가장 큰 장점은 바로 견고한 스윙이다. 한 시즌 4승을 달성했던 2019시즌엔 평균 그린 적중률만 79.56%에 달했다. 그랬던 고진영이 지난해 71.52%까지 처졌다. 올 시즌 스윙을 가다듬은 고진영은 다시 ‘컴퓨터 샷’을선보였다. 올 시즌 평균 그린 적중률 75.4%, 전체2위에 달하는 성적을 내고 있다. 평균 드라이버 샷 거리는 260.58야드(지난해 249.28야드), 평균 퍼트 수 29.21개 (지난해 29.78개), 샌드 세이브율 50%(지난해 48.28%) 등 대부분 지표가 지난해보다 나아졌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글을 쓰면서 고민에 빠졌다. 지난해보다 몸 상태가 좋아져 서
이번 골프가이드 5월호의 주제는 ‘스폰서의 세계’다. 그에 적합한 커버스토리 주제를 고르는 데 고심이 컸다. 전체 테마를 ‘스폰서’로 잡았으니 다루기는 해야할 것 같은데 명확히 잡히는 게 없었다. 그러다 4월의 마스터스를 보고 떠오른 단어가 있었다. 무릎을 탁 쳤다. 이거다! EDITOR 방제일 사진 PGA 프로와 아마의 차이, 스폰서 스포츠의 세계에서 스폰서란 주로 ‘광고주’의 의미로 사용된다. 스폰서의 경제적 지원이 경기를 만들고 선수의 성장과 발전을 돕는다. 스폰서는 프로와 아마추어를 구분 짓는 지표다. 투어 프로가 아니더라도 골프를 치는데 어떤 이유에서든 스폰서를 받고 있다면 그를 아마추어라고 하기는 어려워진다. 아마추어란 뜻은 본래 무언가를 사랑한다는 뜻이다. 직업이나 일이 아닌 취미와 흥미로 즐기기가 목적이 되지만, 프로는 다르다. 그 일이 좋든 싫든 평생의 ‘업’으로서 돈을 받으며 일하는 게 프로다. 스폰서의 의미 특히 모두가 개인사업자에 가까운 골프에서 스폰서는 불가분의 관계다. 당장 선수들의 옷이나 장비, 대회명까지 모든 것이 스폰서로 구성돼 있다. 사실 우리가 익히 들어본 메이저 대회의 시작은 이 스폰서들이 자신의 재력을 과시하기 위한 장이
골프가이드 4월호에서는 시즌 개막을 앞두고 KPGA와 KLPGA에서 주목받는 루키 4인을 짧게 다뤘다. 그중에서 굳이 김민별을 표지로 삼은 건 시드전 수석이라는 타이틀 때문이었다. 시드순위전 수석으로 KLPGA에 입성한 루키 김민별은 지난 연말, 2023시즌 두 번째 대회인 ‘PLK퍼시픽링스코리아 챔피언십’에서 숙제를 받았다. 숏 게임이다. “경기 전까지는 많이 긴장하는 편, ‘무조건 된다’고 스스로 최면 걸죠” ‘지옥의 시드전 수석’ 김민별의 ‘숙제검사’가 시작됐다 각고의 노력 끝에 실력은 물론 운까지 따라야 올라올 수 있는 곳이 정규 투어이기에 루키 모두가 대견하지만, ‘지옥’이라는 수식어가 붙는 첫 시드전 레이스에서 1위를 차지했다는 건 실력과 체력, 멘탈까지 겸비한 신인이라는 증거가 아닐까. ‘지옥’이라 수식되는 시드전 수석을 차지하며 정규 투어 무대를 밟았지만, 고등학교 시절보다 더 빨라진 그린 스피드에 적응하는 게 관건이다. 지난 12월 참가한 대회를 통해 부족한 부분을 확실히 알았고, 60일간의 전지훈련에서 이를 갈고 닦았다. 김민별의 ‘숙제검사’가 시작된다. 첫 ‘월급’은 빨간 내복이 국룰? 지난 12월 ‘PLK퍼시픽링스코리아 챔피언십’은 그의
이번 3월호 특집의 주제는 ‘빌런’이다. 메인 주제를 빌런으로 잡다보니 생각나는 인물은 단 한명밖에 없었다. 바로 필 미켈슨이다. 필은 다수가 아닌 소수파의 대장으로 타이거 우즈나 로리 매킬로이를 제치고 골프계에 미치는 영향력에서 ‘1위’에 올랐다. ‘사상 최고의 2인자’라는 꼬리표가 따라 붙어있는 미켈슨에게 이번 ‘1위’는 어쩌면 그가 평생 원했던 것일지도 모른다. 현골프계에서가장큰영향력을행사하고있는필미켈슨, 그는대체언제부터‘빌런킹’의길을걷게된것일까. 여기 어둠의 ‘필사모(필 미켈슨을 사랑하는 모임’인 에디터가 필 미켈슨을 위한 변명을 해보기로 했다. EDITOR 방제일 필 미켈슨은 태생부터 스타가 될 자질을 타고 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잘생긴 백인에 훤칠한 외모와 키, 거기에 남들과 다른 왼손잡이 골퍼라는 화제성까지. 골프 스타일 도저돌적이다. 미켈슨은 그야말로 핀만 보고치는 골퍼다. 트러블 샷이 그래서 많다. 트러블 샷을 잘치면 인기가 많을 수밖에 없다. 필이 그랬다. 필 미켈슨은 캘리포니아 주 샌디에이고에서 태어나 남 부러울 것 없는 유복한 집에서 자란다. 골프를 좋아하는 집안 분위기에서 쉽게 골프를 접할 수 있었다. 흥미롭게도 왼손 골퍼의 대명
독기. 솔직히 한진선의 이미지와는 조금 거리감이 느껴지는 단어다. 욕심이 없어서, 독기가 없어서 우승권에 머무른다는 세평에 한진선 프로는 “내 경우는 오히려 욕심이 독이 된 경우가 많았다”고 말한다. 골프가이드가 만난 한진선은 물론 ‘악바리’ 캐릭터는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잠깐씩 중계 화면에 잡히는 모습처럼 무던하고, 덤덤하기만 한 캐릭터도 아니었다. 그런 생각이 들었다. 우리는 우리 생각보다 한진선을 잘 모른다고. 길었던 슬럼프의 끝, 생애 첫 승의 환희. 그야말로 “롤러코스터 같은 한 해”를 지나고 좋은 기운으로 2023시즌을 준비 중인 한진선 프로를 만났다.
이정민이 우승했다. 2010년 KLPGA 투어에 처음으로 얼굴을 비친 이정민은 당시 투어에서 ’무서운 루키’로 주목받았다. 13년이 지났다. 이제 이정민은 예전과 달리 무서운 루키가 아닌 투어 최고참이 됐다. 그와 함께 뛰었던 선수들은 LPGA 투어로 떠나거나 은퇴하거나 둘 중 하나다. 이정민은 KLPGA 투어에 남았다. 자신을 증명하기 위해서다. 더 젊고 재능 많은 선수들이 투어에서 종횡무진하고 있지만 그래도 상관없다. 여전히 이정민은 자신만의 골프를 하고 있다. 비록 리더보드에 예전만큼 자주 오르진 못하고, 많은 이들의 주목을 받지 못한다. 그래도 여전히 그는 ‘필드’에서 뛰며, 상금을 받는다. 간혹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린다. 그게 바로 ‘이정민’이 추구하는 골프다. EDITOR 방제일 사진 KLPGA 1년 2개월 만에 다시 정상을 밟았다. 덤으로 ‘10승’이라는 타이틀도 얻었다. 그야말로 금자탑이다. KLPGA 투어에서 통산 10승을 달성한 선수는 이정민을 포함해 14명밖에 되지 않는다. 이정민을 더 돋보이게 하는 것은 통산 상금이다. 이정민은 이번 대회에서 우승하며 누적 상금은 39억 8,868만 원을 기록했다. 장하나, 박민지에 이어 역대 3번째로
시니어모델 김봄 씨는 사실 작년에 ‘시니어가이드’라는, 골프가이드의 자매지로 연을 맺었다. 시니어가 되며 자신의 ‘부캐’를 찾아내고, 새로운 삶에 도전하는 이들을 만나던 시절이다. 젊은 시절 맹목적으로 일과 가사에 매달리던 시니어들이 자신의 ‘부캐’를 찾는 작업을 옆에서 지켜봤다. 그렇게 제2, 제3의 삶을 사는 이들의 모습은 조금 과장을 보태 말하면 신비로웠다. 그들은 젊은 시절 생계를 위해 일 할 때보다 더 몰입했고, 진짜 인생을 즐겼다. 여유로우니 즐기는 게 아니라, 즐기기에 여유로울 수 있는 것처럼 보였달까. 그들은 보통 후회 없이 살고 있지만, 공통적인 아쉬움을 가지고 있었다. ‘젊은 시절에도 이렇게 살 수 있었는데’라는 아쉬움. 아쉬움은 내게도 전이됐다. 지금 현재에서 후회가 남지 않는 방향으로 살아가게 된 계기가 됐다. 그때부터였다. 때로는 현역 투어 선수보다 더 강한 아우라를 풍기는 시니어모델에게 매력을 느끼게 된 것이다. EDITOR 박준영 PHOTO 참사랑사진관 눈 내리는 날 오히려 포근함 느끼듯 12월은 언제나 다양한 감정을 부른다. 한 해를 마무리하는 12월호 표지를 고민하는 일도 그렇다. 올해 가장 뛰어났던 선수, 인상적이던 사건을 되
대한민국은 유독 어려운 환경 속에서 세계 톱클래스 반열에 든 선수들을 많이 보유한 나라다. 우리는 그들의 화려한 이력에 박수를 보낸다. 그러나 그들은 우리 상상 이상으로 높고 넓은 벽을 넘어서는 과정에서 어쩌면 보통의 정신력으로는 유지하기 어려운 멘탈을 지켜냈다. 그들의 허물없는 미소가 눈물보다 더 뭉클한 이유다. EDITOR 박준영 PHOTO 방제일 PGA 투어 자격을 얻은 첫 한국인. 한국인 최초 PGA 투어 우승자. 아시아인 최초 세계랭킹 5위. 대한민국 골프계에서 ‘길을 연 자’라면 최경주다. 그 소식을 전하며 PGA 투어라는 콘텐츠의 길을 연 목소리는 조건진이다. 최경주가 콘텐츠를 생산했고, 조건진이 전했다. 세월이 지났고, 한 행사를 통해 만난 이 두 사람이 어린아이 같은 표정으로 파안대소하는 장면은 왠지 뭉클했다. 길을 여는 자들의 미소 축구계에서는 박지성을 ‘해버지’라고 부른다. 그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라는, 그 전에는 우리나라 선수가 뛰리라곤 꿈도 꾸지 못했던 명문 구단에 입단하면서 많은 국내 축구팬이 해외축구를 보기 시작했고, 국내 축구팬들의 견문을 넓히는 계기가 됐다. 결국 방송사들은 해외축구 중계권을 사오기 시작했고, 축구 붐이 일었다.
역사는 늘 어딘가에 미쳐있는 이들이 바꾼다. 그들이 세상을 그려나간다. 역사를, 세상을 바꾸는 건 언제나 ‘이만하면 된 것 아니냐’고, ‘그렇게까지 해야 하는 일이냐’고 말하는 사람들이 아니다. EDITOR 박준영 자료 올댓골프리뷰 사진 이븐롤, 칼스배드골프 가장 큰 독립 퍼터 브랜드, RIFE 게린 라이프는 골프팬들에게는 ‘서희경 퍼터(Rife 2-Bar)’로 유명한 라이프(Rife) 퍼터를 디자인한 개발자이자 발명가다. 게린 라이프는 패트 몰로이와 함께 자신의 이름을 딴 퍼터 전문 브랜드 ‘라이프’를 세운다. 2002년에 개발한 그의 2-Bar 퍼터는 당시 오디세이 투볼 퍼터와 함께 폭발적인 인기를 누렸고, 6년 안에 17개국 및 3,000개의 상점에서 매출 1천만 달러를 돌파했다. 이는 PGA 점유율이 견인한 결과다. 그가 디자인한 2-Bar 모델을 포함한 40개 이상의 퍼터는 국내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 100개 이상의 프로 대회에서 우승을 합작했다. 2008년 당시 그가 이끄는 ‘RIFE’는 골프 산업에서 가장 큰 독립 퍼터 브랜드 중 하나였다. 무엇이 달랐을까? 답은 롤 그루브 2008년, 라이프 퍼터는 국내에서는 당시 23세 서희경이 사용하며, 불
그렇다. 이건 설레발이다 'Go get'em Tiger!' 자주 쓰이는 관용구다. 응원할 때 주로 쓴다. 굳이 이 말을 고른 건 김주형에게 전하고 싶은 응원의 마음이고, ‘타이거 우즈의 팬’이라는 김주형에게 가서 ‘타이거’를 붙잡으라는 설레발을 참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EDITOR 박준영 PHOTO CJ제공 수많은 선수가 그렇듯 김주형에게도 타이거 우즈는 우상이다. 우즈를 본 것만으로 감격했던 소년은 조명 시설도 없는 골프 연습장에서 휴대전화로 손전등을 켜놓고 퍼트 연습을 했다. 어린 나이에 세상을 떠돌며 골프를 익혔다고 ‘골프 노마드’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이제 막 스물이 된 김주형의 골프인생은 역마살로 가득했다. 고진영의 후배, 김주형 김주형이라는 유망주를 처음 알게 된 건 공교롭게도 당시 세계랭킹 1위 고진영 프로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서였다. 2020년 3월 5일 고진영의 개인 채널 〈고진영고진영고〉에 업로드된 샌디에이고 전지훈련 브이로그에서 김주형은 17세의 귀여운 유망주로 영상에 얼굴을 비쳤다. 고진영은 마치 이모가 조카를 대하듯 챙기기도, 반쯤 놀려먹기도 했다. 고진영은 김주형에 대해 “골프 정말 잘 치는 후배”라면서도 김주형의 스윙을 보고 “
올 시즌 루키 첫 우승이 나왔다. 윤이나다. 최근 루키들의 활약이 유난히 두드러지고 있다. 시즌 초 권서연이 그랬고, 이예원이 그렇다. 임팩트로 봤을 때 윤이나는 단연 압권이다. 장타가 아니라도 말이다. KLPGA 1위에 빛나는 장타력이 그의 다른 강점들을 가리고 있지만, 그는 세계로 나갈 저력을 가지고 있다. 그걸 증명한 게 바로 에버콜라겐 퀸즈크라운 2022 FR 18번 홀에서의 버디 퍼트에 성공하는 장면이었다. EDITOR 박준영 PHOTO KLPGA 솔직히 망설이던 윤이나의 스트로크를 떠올렸다 지난 7월 17일 에버콜라겐 퀸즈크라운 2022 마지막 라운드. 대회 내내 선두를 뺏기지 않고 4라운드 18번 홀까지 온 윤이나는 19언더파로 베테랑 박지영과 공동선두를 이루고 있었다. 5.8m의 버디 퍼트. 2022시즌 기준 성공 확률은 20%였다. 윤이나가 퍼트를 준비하는데 문득 전전 대회인 맥콜·모나파크 오픈 마지막 날의 마지막 퍼트가 떠올랐다. 맥콜·모나파크 오픈에서 윤이나는 마지막까지 임진희를 바싹 추격하며 최종합계 9언더파로 2위를 했다. 개인 최고 기록이었다. 신인다운 공격적인 플레이가 인상적이었다. 특히 마지막 날 481m 파5 18
영화 ‘타짜’에서 곽철용이 말한다. “어이 젊은 친구, 신사답게 행동 해.” 고니가 응대한다. “대신 이 돈 우리가 먹습니다. 신사답게." 골프는 ‘신사’의 스포츠다. 하지만 지금 골프장에서 일어나는 사건, 사고들은 ‘신사’라는 표현과는 거리가 멀어 보인다. 지난 6월초,한 골프장에서 고객과 골프장 직원 사이에 한 사건이 일어났다. 이른바 ‘방울토마토’ 사건이다. 이 사 건을 보면서 앞선 타짜의 명장면이 떠올랐다. EDITOR 방제일 ‘블랙’이다. 무더위가 짙어지는 7월, 이번호의 커버스토리의 주제는 ‘블랙’이다. 우리는 진상 손님을 가리켜 ‘블랙 컨슈머’라 부른다. 악성을 뜻하는 ‘블랙’과 소비자를 뜻하는 컨슈머가 합쳐진 신조어다. 최근 우리 사회에는 ‘블랙 컨슈머’ 가 넘쳐 나고 있다. 각종 커뮤니티만 들어가도 수많은 블랙 컨슈머 얘기를 어렵지 않게 접할 수 있다. 내가 겪지 않으면 그저 우스운 이야기다. 내가 그 일을 겪는 순간 그것은 전혀 다른 사건의 ‘블랙’이 된다. 지난 6월초 ,한 골프장과 골퍼 사이에 논란이 될만한 사건이 있었다. 기분 좋게 골프장을 찾았던 골퍼는맥주2캔과 방울토마토 한 봉지로 인해 골프장의 ‘ 블랙리스트’에 올랐다. 시작은 해
골프에는 수많은 매너와 에티켓이 있다. 필드에서 경기를 하는 골퍼는 자기의 스코어를 직접 적고 관리하며 골프의 룰을 철저히 준수해야 한다. 프로 뿐 아니다. 대회장을 찾은 관중들도 경기를 관전함에 있어 기본 에티켓을 지켜야 한다. 골프 대회를 관전하러 온 사람들은 관중이 아니다. 대회장을 찾은 이들을 골프에서는 야구나 축구, 농구와 달리 미술관을 뜻하는 ‘갤러리’라 부른다. 이는 페어웨이 양편으로 늘어난 모습이 화랑을 연상시키고 미술품을 관람하듯 조용히 플레이를 지켜본다는 뜻에서 유래했다. 신사의 스포츠라 불리며 오랜 기간 그들 스스로 일종의 품격을 만들어온 세월이 갤러리라는 말에 묻어있다. 위대한 미술 작품을 보듯 정숙한 행동을 해야 한다는 의미가 내포돼 있기도 하다. 지금껏 선수들도 스폰서도, 주최 측도 모두 관중들에게 매너와 에티켓을 요구하기만 했다. 그들의 중요함을 몰랐다. 언제든 대회를 열면 관중들이 대회장을 찾아줄 것이라 믿음이 있었기 때문이다. 코로나19는 믿음의 신화를 깨는데 큰 역할을 했다. 신화가 깨진 이후에는 문화가 자리 잡는다. 이제 골프장은 새로운 문화가 자리잡고 있다. ‘갤러리’는 이제 골프를 미술관을 관람하듯 하지 않는다. EDIT
마스터스에는 세계 최정상급 골퍼들이 총출동한다. 실력있는 선수 들이 모두 나오는 만큼 마스터스에서의 우승은 그야말로 하늘의 별따기다. 누구나 다 알만한 선수이지만, 여전히 마스터스 우승이 고픈 선수가 있다. 로리 맥길로이다. 이번 2022 마스터스도 로리 맥길로이에게 허락되지 않았다. 하지만 맥길로이는 이번 마스터스 에서 누구보다 빛났다. 특히 이번 대회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장 면은 최종라운드 18번 홀(파4)에서 나온 맥길로이의 벙커 칩 인 버 디였다. 이 샷은 그린 재킷과 커리어 그랜드슬램(연도와 관계없이 4 대 메이저 대회 우승)을 향한 맥길로이의 결연한 의지였다. EDITOR 방제일 사진 PGA 공식 SNS 로리 맥길로이에게 ‘마스터스’란 어떤 대회일까. 가끔은 짓 궂게도그런질문을하고싶을때가있다.상대방이가장 싫어하는, 가장 받고 싶어하지 않는 질문을 던지는 것. 모두가 바랐던 ‘넥스트 타이거 우즈’, ‘차세대 골프 황제’가 되지 못했지만, 로리 맥길로이는 꾸준히 성적을 내며 골프 사에 자신의 이름을 남기고 있다. 그런 맥길로이의 커리어 에서 가장 아쉬운 것은 무엇보다 그린 재킷을 입지 못 했다는 것이다. 2007년 프로로 전향하며 미국프로골프(PGA
명백한 사실이 하나 있다. 이제 한국 골프의 중심이 여성이라는 것이다. 비단 투어 프로의 얘기가 아니다. 투어 프로의 경우 이미 20여 년 전부터 여성이 중심이었다. 한국 뿐 아니라 세계무대에서도 말이다. 하지만 일반 대중의 경우 남성 골퍼들을 중심으로 골프 문화가 자리 잡았다. 골프가 비즈니스 모임의 성격이 강했고 그만큼 여성보다 남성들이 골프를 더 많이 즐겼기 때문이다. 그로 인해 골프에는 뿌리 깊은 부정적 인식들이 있었다. 부패의 상징이자 부유층의 전유물같은 이미지 말이다. 골프에 대한 이런 부정적 이미지가 최근 변하고 있다. 바로 2030 젊은 여성 골프를 시작하면서부터 말이다. EDITOR 방제일 이제 한국골프의 중심은 남성 보다 여성이다. 소비 또한 남성보다 여성에게 포커스가 맞춰져 있다. 세계무대에서 활약하는 투어 프로들 또한 여자 프로 선수들의 성적이 압도적이다. 한국 여성 골프의 도약은 흔히 1990년대와 2000년대를 박세리와 김미현 등의 활약에 기인한다. 역사적으로는 보다 오래된 인물들의 크나큰 역할을 했다. 먼저 한국 최초의 일반인 여성골퍼 1936년경 배구자로 알려져 있다. 배구자는 오늘날로 말하면 뮤지컬 스타였다. 그녀 이후 1957
모든 스포츠 경기에는 ‘드레스코드’가 있다. 이 드레스코드는 축구, 농구, 야구 등 단체 스포츠 선수들에게는 유니폼이라는 획일화된 코드로 나타난다. 반면 골프, 테니스를 비롯한 개인 위주의 경기를 하는 선수들은 각자의 스타일을 잘 드러낼 수 있는 스포츠웨어들을 입는다. 물론 이 스포츠웨어에는 각 선수들이 추구하는 ‘드레스코드’와 ‘아이덴티티’가 있다. EDITOR 방제일 몇 해전 골프는 ‘드레스코드’로 인해 홍역을 치렀다. 그 중심에는 지금은 은퇴한 골퍼 미셀 위가 있었다. 미셀 위의 패션이 도마 위에 오른 이유는 ‘노출이 지나치다’라는 다소 꼰대스러운 이유였다. 골프는 역사적으로 ‘신사’와 ‘숙녀’들이 즐기는 문화임을 표방해왔다. 시대의 변화에 따라 골프는 점차 대중 스포츠화 됐고, 골프복도 점차 간소화돼 ‘스포츠’에 최적화 방향으로 점차 변했다. 그 결과가 현재 타이거 우즈로 대변되는 야구모자와 카라 셔츠, 그리고 긴 바지다. 여성 골퍼의 옷 스타일도 비슷한 형태로 바뀌 었다. 그 후 남자 선수는 반바지를 입고 골프를 치는 것에 대한 논의가 있었다. 타협점으로 연습 경기에서 일부 반바지가 허용되기도 했다. 아마추어 또한 프로 선수 스타일의 ‘드레스코드’가
부상에서 회복한 ‘호랑이’가 필드로 돌아왔다. 타이거 우즈는 모든 골퍼들의 영웅이다. 축구에 펠레, 농구에 마이클 조던, 야구에 베이브 루스가 있다면 골프에는 타이거 우즈가 있다. 골프에서 우즈는 ‘불사신’과 같은 존재다. 그는 매 홀마다 죽었다 살았다를 반복하는 ‘골프’ 그 자체다. ‘인간’ 타이거 우즈의 골프인생은 그리 순탄치 않았다. ‘황제’라는 칭호가 붙인 이들은 그 왕관의 무게를 견뎌야 한다.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도 마찬가지다. 우즈 인생의 가장 큰 시련은 2009년 11월말 터진 섹스스캔들이다. 이 스캔들로 우즈는 당시 수많은 언론의 비판과 사람들의 비난을 견뎌야 했다. 그가 10년간 힘겹게 쌓아올린 명성이 단 며칠 만에 무너졌다. 우즈가 사라진 투어에는 우즈를 대신할 선수들이 나타났지만 그들은 우즈만큼 팬들을 열광시키지 못했다. 그도 그럴 것이 죽은 볼을 살려야 하는 골프에서 우즈는 매 라운드, 매 홀마다 일희일비하며, 결국 우승을 이루어내는 승부사이기 때문이다. 그런 승부사 우즈에게 지난 2020년 또 다른 시련이 찾아왔다. 골프팬이라면 누구나 다 아는 바로 그 교통사고다. 우즈의 사고는 또다시 언론과 대중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는 먹잇감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