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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 우리는 이걸 바가지로 부르기로 했다

 

얼마 전에는 T 골프장에서 일명 ‘노캐디피’를 인상했다는 소식이 들렸다. 기존 1만 원(인)이던 ‘노캐디피’가 1인당 15,000원이 됐다는 공지가 올라왔다. 대신 1인당 생수 1병을 제공하겠단다. 이유는 전 세계적인 원자재값 인상과 인건비 상승이었다.

 

S 골프장에서는 노캐디 선택 시 카트 유지 관리비를 더해 인당 35,000원을 결제받았다. 노캐디 팀의 카트비는 총 14만 원인 셈이다. 이참에 이런 류의 아이디어가 더 필요한 골프장에 몇 가지 제안하고 싶다.


#브레인스토밍
‘브레인스토밍’이라고 했으니 아이디어 개진의 경계를 두지 말고 기탄없이 읊어보자.


자, 일단 널찍한 주차장이다. 주차비 1만 원은 어떤가. 그것도 몇 시간이나 대놓는 거고, 주차장 유지보수에도 비용이 들어가니 시간당 2천 원 선이면 괜찮지 않을까. 클럽하우스 앞에서 백 드롭을 해주니 발렛 서비스만큼은 아니라도 2천 원 정도를 더 결제하는 것도 납득할 수 있는 일인 것 같다.

 

체크인을 키오스크로 대체하는 골프장도 많아지고 있다. 키오스크 자체에도 비용이 들어가는데 프런트를 돌리지 않을 수 없으니 프런트 체크인을 고집한다면 대행 수수료를 요구해도 좋을 것 같다.

 

연습 그린도 관리해야 하는데 왜 공짜로 들어가나? 관리유지비조로 10분당 1천 원 정도는 받아도 뭐라고 할 사람이 없지 않겠나. 흡연구역을 이용한다면 환경부담금으로 2천 원 정도 내도 괜찮지 않을까.

 

뷰가 좋은 골프장이라면 ‘뷰가세’를 요구해도 고객은 미어터질 것이다. 화장실이나 그늘집도 테이블 차지가 있어야 하지 않을까. 핸드 드라이어나 페이퍼 타올을 쓰겠다면 이것도 공짜는 아닌 게 맞다. 킹경부담금…아니, 환경부담금이라고 하면 된다.


해저드나 오비가 났고, 볼을 찾지 못했다면 환경부담금 2천 원을 부과하자. 내기골프를 친다면 장소를 제공하는 골프장에서 하우스 이용료를 전체 금액의 5% 정도 요구하는 건 당연한 일이겠다.


그린빠르기가 2.5 이상이라면 그만큼 관리한 것이니 그린빠르기피가 붙어도 되지 않을까. 물론 3.0이상인 날은 2배다.


헤어드라이어는 코인식으로 바꾸자. 오래전 무한도전에서 보니 헤어드라이어 하나를 돌려 머리를 말리려면 어마어마한 전력이 필요했었다. 온탕이 채워졌다면 급탕료도 받자. 로션과 샴푸, 치약 등이 무상 제공되는 건 합리적인가? 이것도 전부 비용이다.

 

사우나나 찜질방처럼 로커에서 일정 비용을 받고 판매해야 마땅하다. 샴푸로 오염되는 하수처리 비용도 있으니 당위성이 있다. 슬리퍼도 닳으면 교체해야 하니 고객들이 함께 부담해야 할 것이다.


라운드가 끝나고 클럽하우스 앞이 아닌 차량까지 실어다주니 이 또한 택시비가 발생해야겠다. 그러고 보니 스코어카드 출력은 왜 공짜인가. 이밖에도 많다.


#킹제 논리
수요와 공급의 경제 논리로 계속 이어나가자. 지역 축제에서 소시지가 5천 원이건 만 원이건 그건 또 무슨 문제가 있나. 피서철을 앞두고 ‘바가지’ 이미지 탈피를 위한 근절 캠페인은 뭣하러 벌이나. 전 세계적인 불황이라지 않는가.


러-우 전쟁으로 원자재값이 상승하지 않았는가. 인건비는 계속 오르지 않는가. 마음에 안 들면 안 사먹고, 안 가면 되는 일 아니겠나.

 

 

편집장 박준영

ⓒ골프가이드 7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