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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장 혁신경영 교실〉⑤ 한국골프계, 지도자 혁신이 시급하다

한국골프는 세계시장에서 조용히 그 정점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 현재 우리가 가져야 할 목표는 한국골프가 세계 골프를 리드하는 ‘실질적인’ 종주국이 되겠다는 포부다.


WRITER 안용태

 

한국골프, 실질적 종주국으로 가자
최근의 한국골프계가 세계시장에서 차지하는 위상을 살펴보면, 조용히 그 정점으로 향하고 있다고 본다. 너무나 다행스러운 현상이다.


여자 프로의 활약, 대형 골프용품사의 과감한 인수, 골프 최강국인 미국과 일본 골프장의 성공적인 인수에 인수 후의 위상 제고, 서서히 약진하는 남자 프로까지, 그 저력이 어디까지 갈까 기대감은 부풀어만 간다.

 

반면 각 골프 단체들은 아직도 우물 안 개념에서 맴돈다는 인상을 강하게 받는다. 이를 개선해서 세계 골프계에서 조금 더 경쟁우위에 설 수 있다면, 먼저 한 가지 목표를 세울 필요가 있다. 한국골프가 세계 골프를 리드하는 ‘실질적인’ 종주국이 되겠다는 목표다.

 

우리가 못 할 이유는 뭔가
골프 변방의 대한민국이 어떻게 골프 종주국이 되겠느냐고? 골프 종주국인 스코틀랜드의 지위가 미국으로 이전되면서 미국이 실질적인 종주국 행세를 하고 있다가 최근에는 사우디에게 그 지위를 넘기게 생긴 시점에서 ‘우리가 못 할 이유가 뭔가’라는 패기를 품어보지 못할 이유는 뭔가.


물론 이 패기를 현실로 만들기 위해선 우리 자신을 ‘스스로의 거울’로 평가해 보고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을 모색해야 한다. 스포츠 워싱, 인권 문제 등으로 논란이 많은 사우디에게 흔들리고 있는 최근의 미국의 위상을 보면 한국골프계의 일원으로서 모종의 사명감을 느끼게 된다.

 


골프계 지도자의 혁신이 먼저
▶ 오늘날까지의 성과를 도운 공신은 누구였는가.
▶ 각 골프 단체는 과연 ‘거시적인 안목’으로 제 할 일을 다 하고 있는가?
▶ 정부의 골프 정책 입안자는 과연 골프 산업의 국제화에 제 할 일을 다 하고 있는가?
▶ 골프 산업의 심장부인 골프장의 오너와 CEO는 제 역할을 다하고 있는가?

 

이 시점에서 우리가 짚어보아야 할 지점을 ‘지도자 부문’에서 꼽아봤다. 이를 바탕으로 한국골프계 각 지도자에 대한 기대와 실망을, 좀 솔직하게 분석해보고자 한다. K-골프가 세계적인 위상으로 우뚝 설 수 있을 방향을 모색하기 위해서다.

 

오늘날의 성과, 공신은 누구?
KGA, SBS, 주니어대회 개최골프장, 남자프로 스폰서 사, 국제대회 스폰서 사. 한국골프계가 현재 위상에 오르기까지의 공신들이다.


특히 꿈나무와 국가대표선수양성을 맡아온 KGA의 역대 회장들, 척박한 골프인식 속에서도 고독하게 선진골프의 세계를 공중파로 알렸던 SBS의 ‘금요골프’가 공신 중의 공신이다.

 

특히 ‘금요골프’는 당시 정부의 거부감을 극복한 신선한 시도와 도전이었다. 25년 전 IMF로 패배감에 몸서리치던 국민들에게 희망을 던져준 박세리의 US오픈 우승 중계도 SBS였다.


꿈나무 선수를 양성하는 직접적인 이벤트인 ‘주니어골프대회’를 지속적으로 개최해 온 대구CC, 레이크사이드CC 등도 빼놓을 수 없는 공신들이다.


안타깝게도 인기가 없는 남자골프선수들의 스폰서로 묵묵히 버텨준 CJ그룹, 세계대회를 유치한 나인브릿지, ‘한·일 여자프로대항전’을 창설해 한국 ‘낭자 군단’이 세계무대를 점령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해준 핀크스GC 역시 물심양면으로 골프계를 도운 공신들이다.

 

최근에는 국제대회 메인스폰서로 나선 현대자동차도 큰 기여자가 되고 있다.


‘협회’는 대체 어떤 역할을 했나
하지만 거시적인 안목은 없고 자기 단체 이익에만 몰두한 채, 골프산업계는 돌아볼 줄도 모르는 골프단체장들에게는 혁신이 요구된다.


주니어 양성이라는 부문만 해도 그렇다. 양대 프로협회는 국내 주니어 양성에 어떤 역할을 했나? 양대 골프장사업자협회는 또 무엇을 했는가? ‘협회’라는 타이틀을 가지고, 오로지 ‘민간’의 열정과 의지로 주니어대회가 지속되는 걸 지켜보기만 한 것에 대한 부끄러움은 없는지 묻고 싶다. 지금 이 순간에도 마찬가지다. 협회는 무엇을 하고 있는가.


기부는 자본주의의 원동력
둘째는 프로협회들의 기부능력이다. 마스터스가 세계적으로 성공을 하고 사랑을 받는 데는 큰 이익에 비례하는 수백억 원의 기부를 매년 이어오고 있기 때문이다. 오거스타를 벤치마킹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유다.


양대 프로협회는 각 협회 흑자만 낼 줄 알고, 국내 골프 산업 전체에 대해서는 안중에도 없는 것 같다. 묻고 싶다. 그러한 흑자는 어디에서 나왔는가.

 

현재의 흑자에 대한 ‘환원’은 도외시해도 무방한가. 프로들이 모인 협회라면 그 협회도 프로여야 마땅하지만, ‘아마추어 수준’이라고 과감히 지적하는 바다. 프로협회가 지금까지 골프 산업을 위해 씨앗을 뿌린 것이 있는가.


모든 산업이 발전하려면 꼭 알아야 하는 성장 사이클이 있다. 그 원리는 단 하나다. ‘이기심은 경제의 원동력이고, 기부는 자본주의의 원동력’이라는 캐치프레이즈가 바로 그 원리다. 이기심만 채우고 기부를 안 하면 산업의 혈관이 막힌다.

 

골프가 아니라도 마찬가지다. 양대 프로협회에게 지금까지 골프 산업 발전의 선순환에 기여하는 ‘기부’에는 어째서 관심이 없었는지 묻고 싶다. 여기에서 지적하는 이기심과 기부 문제는 협회만이 아니라 골프장 오너에게도 똑같이 적용된다.


골프단체장들의 혁신적인 사고전환이 시급한 이유다. 투어 선수 중심의 행정은 초급단계에 머무르고, 비 투어 선수와 주니어 그리고 골프 산업의 혈관을 책임지는 각 비영리 골프 단체에 대한 지원 등의 관점에서 시각교정이 요구된다.


한편 나름 ‘잘 하는’ KGA에 아이디어를 하나 내자면, 선진국인 일본과 미국의 골프장 30개를 보유한(이 30개는 순전히 영리 목적의 펀드가 소유한 골프장 몇백 개보다 가치가 훨씬 크다) 모 씨를 KGA 회장으로 삼고초려해 스카웃하자는 것이다.


그 골프장에 1년 내내 우리 꿈나무들에게 라운드 기회를 제공할 계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것 하나만 해결되어도상시 엘리트 교육이 가능해진다. 이처럼 단체장 스카웃을 통해 현황을 개선할 다양한 사례를 전체 협회의 과제로 제시하기 위해 추후 이 내용을 좀더 자세히 다룰 예정이다.


정부 정책은 ‘우물 안 개구리’
‘우물 안 개구리’라는 비판을 들어도 마땅한 이유는 ‘한국으로 오는 외국 골프관광객이 제로 수준’이라는 오명 때문이다. 이 땅에 공장을 짓든 골프장을 짓든 그곳에서는 반드시 국제적 경쟁우위를 점하기 위해 상품 수출이나 관광수입 등을 통해 외화를 벌어들여야 한다. 그래야 국토 이용의 부가가치가 높아지기 때문이다.

 

골프장은 어떤가. 골프 관광 수입에서 세계 최하위다. 아니, 되레 연 2조 원의 해외골프 여행비를 쓰게 하는 주범이다. 해외 골프관광객을 유치하려는 전 세계의 흐름에 역주행하는 꼴이다.

 

국가 정책의 문제라고 지적하는 이유는 ‘글로벌스탠다드와 시장경제기능’이 실종된, 부끄럽기 짝이 없는 정책을 구사했기 때문이다. 그런 관행이 이어져 오다 최근에는 그렇지 않아도 이미 누더기가 된 ‘체시법’을 더 이상하게 만드는 ‘시장경제 무시’의 악법을 추가 제정했다는 지적이다. 필자는 이를 ‘돌팔이 같은 전문가’와 국회의원 그리고 정부의 합작품이라고 꼬집어왔다. 물론 ‘골프 전문가’를 자처하는 필자 스스로도 부끄럽게 생각하는 지점이다.


골프 관련 정책 혁신은 이렇게
이에 대한 제일 간단한 혁신대책이 있다. 사실상 혁신이라고 말할 수도 없는 상식이다. 바로 ‘회원모집 자유제’와 ‘회원제-대중제 간의 자유로운 전환’, ‘골프장공급정책’이다.

 

이것만 시행되어도 당장 그린피가 내려가고 소비자는 만족하며, 관광객이 늘어나니 일석 몇조가 되는 것이다.

 

공급정책 중 소위 킬러규제 이상으로 문제가 되는 현행법규부터 개혁해야 한다. 특히 ‘골프장 허가조건 합리화’ 안으로는 여러 가지가 많지만, 되레 생태계를 파괴하고 있는 세계에서 유일한 규제인 5부 능선 제도를 폐지(생태계의 보고인 계곡은 모두 5부 능선 아래 존재)하고, 그 대신 토공량을 18홀 당 300만㎥(현행법규로는 1,000만 ㎥의 토공사로 훼손이 되어도 허가가 남) 기준만 지키게 하면, 가장 저렴한 부지와 공사비로 건설할 수가 있게 된다.

 

여기에 고속도로에서 바로 진입하는 무인 나들목을 건설하면 수십 ㎞를 돌아서 골프장으로 들어가지 않아도 되니 유류 낭비도 크게 절감되는 결과가 된다. 이 결과들은 외국 골프관광객의 유치근거가 될 것이다.


오너와 CEO 혁신이 가장 시급해
골프 산업의 심장부인 골프장의 오너와 CEO의 혁신은 더 시급하다. 골프장 오너 정도 되면 ‘사회적 책임’을 가진다. ‘이익을 높여 부자가 되는 것엔 박수를’ 보내지만, ‘기부 않는 부자에겐 손가락질을’ 해야 마땅하다. 이 개념은 다른 산업에도 적용되어야 한다. 부자는 오로지 진짜 부자인 ‘경주 최 부자를 벤치마킹하라’는 것이다.

 

물론 이때의 기부 속엔 유소년 지원이 최고라고 생각한다. ‘고교대항 골프대회’처럼 ‘골프장대항 유소년골프대회’를 마련할 수 있다면 기부행위로는 최고의 칭찬감이 될 것이며 세계화의 핵심이 될 것이라 확신한다.

 

골프장의 기부 통계가 더 필요해
골프계의 격언은 대부분 ‘룰과 에티켓’에 모두 귀결된다. 그런 만큼 다른 산업보다는 골프산업계에서는 특히 ‘룰과 에티켓’을 실천하는 분들만 골프장에 투자하기를 개인적으로 바라마지 않는다.

 

동시에 법적 보호와 그 혜택으로 이익을 내려고 하지 말고, 오로지 ‘경쟁력’으로, 오거스타처럼, 마음껏 돈을 벌기를 바란다. 오너부터 혁신되어야 비로소 골프 산업의 심장부가 건강해진다.


이 대목에서 시장경제 원리를 대입해 보면, 일부 골프장에는 안 된 얘기지만, 골프장 사업도 단기차입금 부담이 큰 회사를 중심으로 현재의 10%는 부도가 나야 시장경쟁체계에 접어들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게 되면 비로소 외국 골프관광객이 증가할 것이다. 무차입 오너만 남으면 어지간해서는 추가로 부도가 날 일도 없다.


팬데믹 기간의 지난 몇 년간 골프장은 대폭적인 흑자시대를 구가했다. 그럼에도 사회를 위해, 하다못해 고객을 위해 소폭이나마 기부나 희생도 하지 않았던 골프장은 어디 어디인가? 앞으로는 이런 통계가 공개되어야 한다.


솔직한 말로 ‘대한민국 10대 골프장’이 어딘지는 몰라도 되지만, ‘기부액 상위 10% 골프장’은 어딘지 알아야 한다. 이는 추후 한국골프미디어협회에서 매년 발표를 해 기부 선행에 대한 고객의 보상을 받도록 도모할 계획이다.

 

전문경영인은 혁신적이어야 한다
한편 골프장의 전문경영자인 CEO나 GM도 ‘완전 혁신 모드’로 전환하기 바란다. 혁신만큼 탁상공론에서 끝나는 말도 없다. 지난 칼럼에서도 제시했듯 경쟁력을 갖춘 전문가들에게는 자부심을 주고, 회사에는 이익을 보장하는 성과급체계를 적극적으로 채택하기를 권한다.


최소한 골프장의 리더 중 몇 사람의 급여체계를 일정 기본급에 성과급을 추가해 종전보다 크게 오른 연봉을 받을 기회를 보장하면 회사이익도 함께 오른다. 그러면서도 소비자에게는 그린피를 낮춰줄 수 있는 룸을 만들어낼 수 있어야 비로소 전문가라 할 수 있다.

 

전문가인 ‘그들’이라 함은 CEO나 GM, 그리고 그린 키퍼와 식당 팀장(주방장 포함) 모두가 해당된다. 오너는 이들에게 권한을 더 주되 책임을 더 지도록 하면 된다. 억대연봉자가 여럿 탄생하면 여타의 직원들까지도 자극을 받고, 성장형 조직으로 거듭날 수 있다.


현실은 아직도 혁신적인 인물들이 적다. 이러한 큰 성과를 거두기에는 생각보다 많은 시간이 소요될 것이다. 다만 CEO와 GM 등 전문경영인들이 알아야 할 것은, 모든 오너가 학수고대하고 찾고 있는 ‘인물’은 위에서의 예시처럼 ‘혁신 인재’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철밥통을 찬 고인 물 같은 인재를 원하는 오너는 아무도 없다.

 


골프단체장, 혁신 인재로 스카웃해야
앞에서 지적한 바와 같이 골프계의 모든 지도자가 혁신되어야만 골프 관광 목적의 외국인 입국도 가능하며, 국내 골퍼의 원정 필요성을 낮춰 외화 유출도 막을 수도 있다. 소비자의 만족도가 높다는 건 당연한 전제가 될 것이고.


이에 따라 각 골프단체장은 ‘하고 싶은 사람’이 맡는 관행에서 탈피해야 한다. ‘응당 맡아주어야 할 혁신된 인재’를 스카웃하는 것이 획기적인 발전에 지름길이 될 것이다. 좀 더 구체적으로 똑 떨어지는 처방을 내려 보면, 있는 지도자의 혁신보다도 혁신된 인물을 삼고초려 하듯 스카웃해 ‘모시는 것’이 정답일 것이다.


단체장을 하고 싶은 사람이 끼리끼리 모여 친목회 정도로 하고 있어서는 획기적인 발전은 아예 기대할 수가 없다. 모든 단체는 프로구단을 벤치마킹해야 한다. 고로 ‘회장추천위원회’ 개념보다 ‘스카웃 추진위원회’가 필요하다. 이러한 정서가 국내 골프계에 당연시되어야 우리 모두의 파이가 커진다.


스카웃되어야 할 인물이란 ‘거시적인 글포벌스탠다드 사고와 시장경제 신봉자’ 중에서 이미 국제화가 되어 있거나 혁신적인 인물들이 그 주인공이 되어야 한다.

 

그렇게 되면 단번에 한국골프의 위상을 높여 세계시장에서도 K-골프를 국제화하고, 관광수출국의 브랜드를 얻는 경쟁력이 구축돼 실질적인 골프 종주국의 지위에도 한 걸음 다가설 수 있을 것이다.

 

다행히 이미 단체마다 이러한 자격을 갖춘 귀한 후보들이 포진하고 있으니 그간의 통념만 바꾸면 된다.


미움받을 용기? 나 하나로 된다면야
끝으로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필자가 이처럼 입에 쓴 칼럼을 쓸 때마다, 이기심에 집착하거나 작은 틀에서 빠져나오지 못한 사람들로부터 미움을 받는 것을 아주 잘 알고 있다.


명확하게 밝히건대 우리 골프 산업만 발전한다면, 필자 개인 한 사람 욕먹는 거야 얼마든, 언제든 감내할 수 있다. 그러니 욕을 해도 필자 개인의 스트레스는 없다.

 

소위 ‘미움받을 용기’다. 하지만 인간이 살아가는 곳 어디든 ‘공존’이라는 철학이 병들게 되면, 인간에게 가장 소중한 ‘행복’은 자취를 감추는 법이다.

 

이 글을 읽는 골프산업계에서 개인의 성공을 이룬 모든 분이 업계를 이끌어 가는 지도자가 되어 주신다면 필시 ‘나보다 주변의 행복을 주는 주인공’이 되실 것이며, 경주 최 부자 이상으로 존경받을 것이다.


필자는 이 같은 그림이 우리 골프산업계에 널리 그려지기를 간절히 바란다. 그러니 앞으로도 이런 부탁 내지 ‘청탁’은 또다시 드릴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