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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7세에 생애 두 번째 홀인원, 에이지 슈터까지 달성한 골퍼

- (주)세스코 전순표 회장

홀인원은 나이와 관계없이 골퍼라면 누구나 바라는 기록이다. 홀인원은 골프 실력이 뛰어나거나 골프 구력이 오래됐다고 쉽게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그래서 ‘홀인원을 하면 3년간 재수가 좋다’는 얘기까지 있다.


골프에서 한 라운드를 자신의 나이와 같거나 적은 타수를 기록하는 ‘에이지 슈터(Age Shooter)’는 골퍼들의 영원한 꿈이다.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도 아직은 해보지 못한 게 바로 이 에이지 슈터다. 

 

에이지 슈터나 홀인원 중 어느 하나만 해도 기쁘고 축하할 일이다. 그런데 이 두 가지를 한꺼번에 기록한 행운아가 있다. ㈜세스코 전순표(87) 회장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전 회장은 지난 7월 13일 용인 남부CC에서 에이지 슈터와 홀인원을 동시에 기록했다. 87세에 81타를 쳤고 홀인원도 했다. 2015년 기록한 첫 홀인원에 이어 두 번째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말은 적어도 그에겐 딱 어울리는 표현이다. 80대에도 2, 30대 젊은이 못지않은 의지와 열정으로 살아가는 전 회장이 앞으로 또 어떤 기록을 추가할지 주목된다. 

 

지이코노미 글 강민지 기자 · 사진 조도현 기자 

 

 

 

 

87세에 기록한 두 번째 홀인원
“정말 기분 좋은 홀인원입니다.”
전순표 회장은 담담하게 소감을 밝혔지만, 87세 아마추어 골퍼의 홀인원은 결코 흔한 기록이 아니다.

 

전 회장은 한동안 몸 상태가 좋지 않아 쉬다 지난 7월 13일 모처럼 지인(홍순관, 최소영, 김삼동)과 함께 자신이 창립 멤버인 남부CC를 찾았다. 11번 홀에서 9번 아이언을 잡고 친 볼은 허공을 가르며 날아가 홀에 빨려 들어갔다. 별 생각 없이 티샷한 볼이 그야말로 큰일을 내고 만 것이다. 이는 남부CC의 역대 최고령 홀인원 기록일 것으로 생각된다.

 

81타 쳐 에이지 슈터까지 겹경사
그는 지난 2015년, 같은 코스인 남부CC 6번 홀(180m) 블루티에서 3번 우드로 염원하던 첫 홀인원을 기록했다. 


“동반자는 물론 가족과 주변에서 축하를 많이 받았어요. 우리 가족 중에서는 가장 늦은 홀인원이라 더 반가웠지요. 그런데 6년 만에 행운이 다시 찾아와줬네요.

그저 반갑지요. 무엇보다 좋은 건 간만에 ‘텐션업’ 됐다는 겁니다(웃음). 여든일곱의 나이에도 볼 잘 치고, 생애 두 번째 홀인원까지 할 수 있었다는 것에 감사하고 기쁠 따름입니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말을 증명이라도 하듯, ‘에이지 슈터’까지 달성하고 있는 전 회장은 행복한 골프 인생을 만끽하는 골퍼이자 사업가로서 삶을 활기차고 즐겁게 이어나가는, 그야말로 ‘노익장’의 표본 같은 인생을 살고 있다. 


생애 두 번째 홀인원을 기록한 이 날도 81타로 장갑을 벗었으니 에이지 슈터가 된 것이다. 이날도 전 회장의 두 번째 홀인원을 축하하기 위해 온 가족이 모인 가족 파티가 열려 기쁨을 더했다.

 

 

 

1976년 전 회장 부부와 직원 1명으로 창업한 방제회사는 2014년 강동구 상일로 10길 46에 새 사옥과 연수원 건물을 지어 ‘세스코단지’를 마련하고 국내는 물론 전세계 해충 박멸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나이 칠십에 스윙 폼 갈아엎어
전 회장은 골프를 시작한 지 30년이 지난 70세에야 레슨 프로를 찾아가 그때까지 어깨너머로만 익혔던 스윙을 버리고, 말 그대로 밑바닥부터 다시 갈고 닦기 시작했다.

 

주위에선 ‘나이 칠십 줄에 뭣 하러 사서 고생을 하느냐’며 말렸고, 누군가는 ‘이제 와 새로 배운다고 뭐가 달라지겠느냐’며 비웃기도 했다. 그러나 전 회장은 골프를 ‘평생 운동’으로 생각했고, 부족함을 겸허히 받아들이고 싶었다.


전 회장은 다른 모든 일에 임할 때도 그랬듯 시간과 열정을 아끼지 않고 배우고 익혔다. 그 결과 올해 87세라는 나이까지도 골프로 소위 ‘재미를 보고’ 있다. 어떤 일이든 가장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르다는 것을 몸소 증명한 사례다.

 

 

 

나이 탓은 게으름을 만드는 핑계
사람들은 충분히 도전할 수 있음에도 ‘내가 이 나이에 뭘’, ‘이제 와 뭣 하러 그렇게까지 해? 그냥 살아온 대로 살다 가지’라고들 한다.

 

전 회장은 그런 말들에 대해 “나이 탓은 게으름을 만드는 핑계”라고 말한다. 다른 이들이 핑계를 대며 게으름 아닌 게으름에 젖어가는 동안 그는 과감히 도전을 감행한다.

그가 백세시대를 누구보다 뜻있고 행복하게 보낼 수 있는 이유가 아닐까.

 

전순표 회장의 일생에서 봉사와 기부는 빼놓을 수 없다. 그를 필요로 하는 곳이라면 기꺼이 봉사를 펼친다.

‘3650 국제 로타리 총재’, ‘국제 오퍼레이션 스마일 코리아 한국 초대회장’, ‘강원도민회장’, ‘설봉장학회 회장’, ‘동국대학교 총동문회장’, ‘강동구 상공회의소 회장’, ‘한국방역협회장’ 등 그가 참여하는 단체는 이미 셀 수 없이 많다.

 

행복의 조건, 건강과 화목 그리고 꿈
전 회장은 “행복을 누리기 위해서는 우선 건강해야 하고, 건강하려면 가정이 화목해야 하며, 꿈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한다. 


“나이를 막론하고 꿈을 설정해야 합니다. 꿈을 가졌다면 그때부터는 포기하지 말고 끝까지 꿋꿋하게 걸어나가는 용기와 기백이 필요합니다. 그러면 자신이 세운 뜻을 펼쳐나갈 수 있게 됩니다.”


실제로 전 회장은 자타가 공인하는 애처가이기도 하다. 평생 곁에서 내조해 준 아내 김귀자 여사가 얼마 전 낙상으로 걸음이 불편한 통에 필드를 함께 걷지 못하는 게 늘 안타깝다.

 

그는 “아내와는 골프 실력이 엇비슷해 함께 필드를 찾는 기쁨이 컸다”며 최근에는 많이 호전된 만큼 가까운 시일 내에 함께 라운드를 하기를 고대하고 있단다.


1976년 ‘전 우주를 방제하겠다’는 목표로 본인과 부인, 직원 1명으로 창업한 ‘전우방제’를 시작으로 오늘에 이른 ㈜세스코 역시 이제는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업계 부동의 1위를 지켜나가고 있으며, 방제산업 분야에서 국내는 물론 세계적인 리딩 컴퍼니가 됐다.


소문난 골프마니아로서 건강을, 자타공인 애처가로 가정의 화목을, 세계적인 기업가로 꿈을 꼼꼼히 챙겨나가는 전순표 회장, 그에게는 사업도 골프도 ‘현재 진행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