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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은 문제가 없다. 장비를 바꿔라? “연습으로 해결 안 되는 스윙, 피팅이 답일지도 몰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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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ECONOMY(지이코노미) 박준영 기자 | 피팅을 받아 본 적 있는가? ‘아니오’라고 답하신다면 이 칼럼을 끝까지 읽어보시길 권한다. 당신의 골프 라이프에 ‘신세계’가 열릴지도 모른다.

 

방다솔 프로

 

이번 호는 ‘클럽 피팅’이 한 발 더 진보된 개념으로 나아가길 바라는 마음으로 준비했다. 단순히 개인의 ‘신체 특성’에 맞추거나 ‘예쁜 디자인’의 조합으로 만드는 ‘커스텀 피팅’을 넘어서, 자신의 스윙과 구질에 맞춘 피팅의 본질에 대해 강조하고 싶은 마음이다.

 

예전에는 프로 선수들이 주로 ‘피팅 클럽’을 사용했고, 아마추어 골퍼에게는 보편화 되지 않은 문화였다. 분위기가 달라진 건 4~5년 전부터다.


피팅은 프로만의 전유물이 아니다
커스터마이징 클럽(헤드와 샤프트, 호젤, 그립 등 원하는 부품으로 조합하는 피팅 클럽)이 유행처럼 번지기 시작했다. 특히 유튜브와 SNS에서 전문 피터(fitter)의 콘텐츠가 많이 나오면서 피팅의 유용함이 십분 알려지자 ‘클럽 피팅’의 중요성이 더해지면서 피팅샵을 찾는 골퍼들이 늘었다.


과거와 달라진 환경 덕에 단순히 자기가 사용하고, 입소문만 내는 데 그치지 않고 인터넷 커뮤니티를 통해 피팅에 대한 정보 교류도 활발하다.

 

클럽 브랜드별 특성과 스펙을 공유하고 어떤 부품의 조합이 가장 좋은지, 자신의 경험을 나눈다. 그래서 그런지 요즘은 샤프트의 종류나 스펙, 그립의 종류와 재질까지도 꼼꼼히 아는 아마추어 골퍼가 많다.


몸은 문제가 없다. 장비를 바꿔라
'몸은 문제가 없다. 장비를 바꿔라' 골프 커뮤니티에 종종 등장하는 격언(?)이다. ‘몸은 문제가 없다. 장비를 바꿔라.’ 어딘가 뒤바뀐 느낌이 들지도 모르겠다.

 

소위 ‘장비병’이라고 불리는 이들이 우스갯소리로 하는 말이지만, 클럽을 자신의 ‘스윙’이나 ‘구질’에 맞추면 실제로 플레이는 한결 쉽고 편해진다. 결과적으로 피팅은 실제로 플레이를 업그레이드시킬 수 있다는 얘기다.


피팅, 기대 이상의 결과
나 역시 그런 경험이 있다. 대회에서 우연히 경험한 ‘스윙을 바탕으로 한 클럽 피팅’이 이후 내 골프에 많은 부분 영향을 줬다. ‘한국 여자 아마추어’ 우승자 자격으로 일본 프로투어에 초청된 당시의 일이다.


처음 나간 일본 대회가 바로 ‘살롱파스컵’이다. 때는 시합 하루 전이었다. 드라이빙 레인지에서 여러 프로들 사이에 자리를 잡고 연습하는 중이었다.


아버지도 옆에서 스윙과 구질을 분석하면서 이런저런 코칭을 해주셨다. 그 당시에 체력이 다운되던 가을이라서 그런지 스윙 템포가 빨라지면서 자꾸 오른쪽으로 공이 밀렸는데, 그것을 고쳐보려 안간힘을 썼으나 결국 성에 차지 않은 채 연습을 접었다.


대회를 앞두고 샷이 밀리니 걱정과 함께 스트레스가 차올랐다. 마침 바로 뒤에서 몸을 풀던 한 일본 프로가 보였다. 담당 코치와 심각하게 대화를 나누는 듯했다. 나와 비슷한 양상으로 공이 잘 안 맞는 모양이었다. 그 프로는 결국 공을 스무 개도 안치고 그대로 자리를 떴다. 그 모습이 조금은 의아했다.


샷 컨디션이 안 좋으면 선수와 부모, 코치 모두가 머리를 맞대고 어떻게든 원인을 찾고 연습을 하려 애를 쓰는 건 연습장에서 종종 보이는 자연스러운 모습이다. 그걸 조금이라도 고치지 못하고 연습장을 나서면, 예민한 프로라면 경기에 지장은 물론 문제가 길게 갈 수도 있다. 그래서 그 프로가 특이하다고 생각했었다.

 

‘혹시 잘 안 고쳐지는 고질적인 문제인가?’, ‘대회를 앞두고 있으니 괜한 스트레스나 집착이 생길까 싶어 그랬을까?’ 하는 의문이 들 정도였다. 의문은 얼마 지나지 않아 해소됐다.

 

그 선수를 지켜보니 연습장에서는 자신의 구질만을 간단히 파악하고 투어밴(큰 트럭을 개조해 만든 이동식 피팅센터 역할을 하는 차량)으로 가서 클럽을 조절하는 게 아닌가!


“오늘은 롱아이언이 오른쪽으로 조금씩 밀리니까 6번과 5번 클럽을 1.5도만 닫아주세요.”

 

그 프로가 피터에게 한 말이다. 그는 영리하게도 시합을 앞두고 스윙을 바꾸려 애쓰지 않고, 현재 자기 스윙에 맞춰 ‘클럽을 바꾼’ 것이다. 그것도 아주 살짝 변형한 클럽으로 걱정, 집착, 스트레스는 물론 체력까지 아꼈다.

 

아침부터 스윙을 고치기 위해 한창 예민해져 있던 나로서는 허탈하기까지 했다. 나 역시 파격적인 피팅을 감행했다. 치기 어려운 4번 아이언을 빼고 9번 우드를 대용했으며, 13.5°인 3번 우드를 빼고 16.5도 각도인 4번 우드를 넣어 탄도를 높였다.


‘손목 장난’을 하지 말아야 하는 숏 아이언에는 두꺼운 그립을 끼웠고, 빠른 스냅이 필요한 롱아이언과 우드에는 얇은 그립을 장착했다. 결과는 어땠냐고?

 

불과 반나절 사이에 내 스윙과 구질에 대한 고질적인 고민이 싹 잡혔다.

 

“골프는 클럽과 자신이 하나가 되는 ‘물아일체’의 경지가 가장 이상적이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그래서 야속하지만 그게 또 골프의 매력이기는 하다.” (방다솔)


피팅은 임시방편이 아닌, 몸에 대한 이해다
인간의 몸으로 스윙의 항상성을 유지하는 일에는 아주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연습량을 채워야 하지만, 잠도 잘 자야 한다. 감기도 걸려선 안 된다. 시합 전날에는 음식까지도 조절해야 한다. 이외에도 숱한 주의사항들이 많다. 그렇게 관리해도 인간의 몸은 로봇처럼 일정하게 움직이지 않는다.


나는 시시각각 변화하는 몸, 그 자연스러운 현상을 더욱 일정하게, 최대한 로봇에 가깝게 만드는 작업에 매진하며 고통받았지만, 그 선수는 조금 더 현명한 방법으로 자기 몸의 변화를 인정하고, 받아들인 것이다.

 

종종 떠오르는 생각이다. ‘골프는 참 어려운 운동이다.’

당연하다. 그 빠른 다운스윙 궤도가 아주 조금만 틀어져도 결과에는 큰 차이가 나버리니까. 그 차이가 그저 1타 정도의 손해로 그치면 차라리 다행이다. 미스샷 1개가 때로는 대회 기권, 해당 클럽에 대한 입스까지도 이어지니 말이다.


임팩트는 손이 아니라 클럽헤드와 공 사이에서 정말 찰나의 순간에 만들어진다. 그 찰나의 순간을 잡아내는 데 매달리기보다 현재 스윙에 맞춰 피팅을 한다면, 독창적인 골프의 세계로 들어올 수 있다(물론 자신의 스윙이 일정 수준 이상 만들어진 다음의 얘기이기는 하다).

 

스윙 만들기에만 매달려 있지 않으니 스코어 게임에도 더욱 몰두할 수 있다. 좀 더 고차원의 골프를 즐길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독자 여러분도 획일화된 골프에 억지로 몸을 맞추기보다는 부족한 부분을 클럽 피팅으로 보완해보시기를 권한다. 즐거운 골프 라이프가 열릴 것이다.

 

방다솔

•KLPGA회원
•2018 SBS골프 레슨팩토리 출연
•2019-2020 SBS골프 생방송 골프아카데미
•청담 BDS 스튜디오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