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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러리 이호명의 시선] 박결의 미소가 사뭇 다르게 느껴진 이유

갤러리의 시선으로 즐겨보는 〈넥센·세인트나인 마스터즈 2022 FR〉

"처음으로 대회에 갤러리로 다녀왔다"는 '갤린이 이호명'이 미러리스 카메라로 '셔터 소음없이' 촬영한 생생한 사진들을 골프가이드가 입수했다. 

 

사진 이호명 (드림팩토리 대표)

EDITOR 박준영

 

공동 3위다.

 

비장한 무사를 보는 심정이었다. 이번 넥센·세인트나인 마스터즈에서 그의 플레이가 풍기는 이미지는 그랬다. 정색을 하고, 사뭇 진지하게 플레이해서가 아니라 샷 하나하나에 영혼이 느껴졌다. 

 


 

 

 

박결에게 2021년은 8년간 투어 생활 중 가장 잊고 싶은, 그러나 절대 잊지 못할 시즌이다. 상금 순위 69위. 

 

2014년 인천 AG 개인전 금메달과 단체전 은메달을 획득하고 프로로 전향했고, KLPGA 투어 시드전을 수석으로 통과한 엘리트 골퍼의 순위라고는 상상하기 어렵다.

 

"내려놓자는 마음이 생겼다. 그동안 골프에 너무 힘들게 매달린 것 같다."

투어 프로들 사이에서 '지옥'이라고 불리는 시드전을 다녀오고 난 박결의 말이다. 시드전에서 실패하면 투어 생활을 그만두자는 마음까지 먹었다. 

 

박결은 시드 순위전에서 27위를 기록하고, 정규투어로 복귀했다.

 

그리고 개막전인 롯데 렌터카 여자오픈(제주) 공동 5위에 이어 이번 넥센·세인트나인 마스터즈에서도 대회 마지막 날 순위를 끌어올리며 9언더파 공동 3위로 마무리했다. 

 


 

"이제는 최대한 즐기는 골프를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고, 조금은 스스로에 대한 부담을 내려놓을 수 있게 됐다"고 말한 박결(26·삼일제약)의 플레이에서는 오히려 과거보다 더 진한 집중력이 엿보였다.

 

즐기는 골프의 기준은 사람마다 다르지만, 결국 본질인 골프에 집중할 때 가장 즐겁다는 점은 누구나 인정하는 사실이다. 

 

이번 대회 박결의 미소가 유달리 아름다웠던 건, 그가 골프를 즐기고 있다는 확신이 들어서라고 하면 너무 감성적인 표현일까.

 

'바닥'을 찍고 왔으니 정점을 기대한다는 말은 이제 그에게 쓸 말이 아닌 것 같다. 그저 충실함에서 나오는 미소가 그의 얼굴에 오래 피어나기를 기대한다. 이번 대회에서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