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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 부메랑을 맞아보면 나아질 거다

〈골프가이드〉2022. 10월호

초봄이 막 지나던 몇 개월 전. 수도권 모 골프장의 관리 상태 부실이 유튜브 채널을 통해 지적됐다. 당시 온라인상엔 그런 지적이 많았다. 폭등한 그린피가 제대로 공론화됐고, 그에 걸맞지 않은 서비스나 관리 실태에 대한 고발이 줄을 이었다.


어느 날 해당 유튜브 채널에 골프장 임원이 감정적인 댓글을 달았다. 이는 곧 삭제됐지만, 캡처본이 돌기 시작했다. 당시 본지는 해당 골프장을 취재하려 했다.

 

관리 상태 부실이나 그 댓글에 대한 사과를 요구하겠다는 취지가 아니었다. 페어웨이와 그린의 관리 부실을 지적한 ‘영상’에 골프장 임원이 그 정도 감정적으로 대응했다면, 반론권이 주어져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어쩌면 우리가 일부 골프장의 문제를 매도하는 분위기가 돼 버린 건 아닌가 하는 우려도 있었다. 혹시나 하는 마음이었다.


먼저 취재를 요청했고, 메일을 통해 정식으로 취지를 설명했다. 그러나 몇 주가 지나도록 감감무소식이었다. 재차 연락을 취했더니 좋은 말로 달래듯 거절 의사를 보였다.

 

재차 취재 의도를 밝혔다. 어쨌든 고객을 대상으로 감정적인 대응을 한 건 사실이나, 사과를 요구하려는 게 아니라, 왜 그렇게까지 감정적으로 댓글을 달 수밖에 없었는지가 궁금하다고.

 

언성이 높아졌다가 서로 한발 물러섰다를 반복했다. 결국, 괜한 ‘논란’을 다시 만들고 싶지 않다는 게 속내였다. 그들의 마음도 십분 공감했지만 왠지 씁쓸했다.

 

기사는 쓰지 않았다. 그러던 얼마 전 해당 골프장의 관리 상태가 전보다는 훨씬 나아졌다는 후기가 보였다. 당시 해당 골프장도 그렇게 말했다. 관리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고. 다행히 그 말은 사실이었다. 이슈를 무마하려는 코멘트가 아니라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그거면 됐다.


10월이다. 골프장의 풀 부킹 매진 사례는 이제 일상이라 신기하지도 않다. 가을맞이 그린피는 또 몇만 원씩 올랐지만, 괜찮다. 가을이면 원래 그러던 거니까.

 

이러다 두어 달 지나 바람이 차가워지면 그땐 또 어디선가 ‘캠페인’을 했다는 보도가 나오겠지. 상생, 고객, ESG, 대중화. ‘그 시즌’이 되면 늘 나오던, 그렇고 그런 단어들이 우리의 겨울을 알리겠지. ‘안 가면 그만’이라지만 다들 안 갈 리가 없으니 그냥 즐겨야지 별수 있나.

 

코로나19 시국에 새로 유입됐다는 골퍼들이 해외로 빠져나갈 채비를 한단다. 테니스 같은 다른 스포츠에 새롭게 취미를 붙인 이도 많다.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는 엔데믹을 맞으면 국내 라운드는 한동안 보이콧하겠다는 게시글이 심심찮게 보인다. 이미 구력이 좀 되는 골퍼들 가운데서 라운드 횟수를 대폭 줄인 채 그저 버티고 있다는 의견도 여전하다. 그러니까 괜찮다.

 

세계가 외치는 ESG경영, 우리는 아직 본격적으로 체감하지 못하는 단계다. 그러니 알 수가 없을 것이다. 그들이 이미 경험하거나 체험했거나 확인한 성과주의의 부메랑을 맞아보면, 그때 알면 되는 거 아니겠나. 그땐 이미 너무 늦다고? 알 바인가.


편집장 박준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