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프로를 만나다〉 시리즈의 4번째 만남이다. 1987년생인 소민수 프로는 앞서 만난 90년대생 프로들과는 또다른 성숙함을 물씬 풍겼다.
‘레스너’로서 소민수 프로는 상당히 진지한 연구가의 면모를 보였다. 얼핏 보기엔 차갑고 강한 이미지다. “알고 보면 따뜻하고 정이 많은 편”이란다. 잘 생겼지만, 가끔 ‘허당’ 같은 인간미를 가지고 있다는 의미 정도로 받아들이기로 했다. 질투가 아니다. 정말이다.
EDITOR 박준영 PHOTO S&A엔터테인먼트
2008년 US 오픈 FR 최종 18번 홀, 타이거 우즈의 극적인 버디 퍼트가 들어가고 수많은 갤러리가 함성을 질렀다. 소민수 프로도 그중 하나였다. 그게 그가 골프를 업으로 삼으며 가장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다.
그가 걸어가는 방향도 그런 방향이다. 골프로 사람을 감동시키며, 골프로 좋은 영향력을 전달하는 방향으로 가는 게 그의 꿈이다. 그래서 공부하고, 연구한다.
음악감상과 노래 부르는 걸 좋아한다. 다른 레스너들과 달리 ‘혼코노’ 영상이 그의 SNS에 올라와 있다. 골프가 아닌 운동도 좋아한다. 학창시절에는 육상과 수영선수이기도 했다. 암벽 등반에도 도전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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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특기란에 노래가 있다. 혹시 한 곡 불러 주… 지금요? 여기서? 해요? |
골프 연구가 소민수 프로
소민수 프로의 이야기를 들으며 떠오른 건 ‘찐’이라는 접두사다. 본인 자체도 여러 분야에 관심이 많다. 이것저것 배워가는 걸 즐긴다. 골프는 더 그렇다.
PGA Class A member 소민수 프로는 처음부터 골프 매니지먼트 부문을 진로로 정했다. 현재 레인지엑스 삼성과 대학 학부 강의 등을 하면서 박사학위도 취득했다. S&A 엔터테인먼트 소속 프로로서 방송과 미디어 등을 통해 다양한 활동을 한다(모 경쟁지에 레슨을 연재하고 있기도 하다!). 그러면서도 학구열을 놓치지 않는다. 그의 말에는 늘 공부와 연구가 빠지지 않는다.
최고의 골프 전문가를 향한다
“처음 골프를 접하면서부터 골프를 내 직업으로 삼아야겠다는 확신이 들었다. 솔직히 그전까지는 딱히 하고 싶었던 분야가 없어서 고민이 컸기도 했고. 골프를 접하면서 ‘이 길로 가고 싶다’고 생각했고, 그 마음은 아직도 그대로다.”
캐나다에서 유학 당시 우연한 기회로 따라간 골프 연습장에서 골프를 접하게 됐다. 골프에 매력을 느껴 골프 관련 학업을 찾았다.
애초에 늦은 나이에 골프를 시작하기도 했지만, 처음부터 골프 매니지먼트라는 방향으로 진로를 정했던 터라 교습가 외의 목표를 세우지는 않았다. 결국, PGA 멤버로서 교습가의 길을 걸어왔기에 투어에 대한 미련이나 욕심도 없다.
대신 그만큼 누구보다 잘 가르치는 교습가, 골프 분야의 최고 전문가가 되는 데는 욕심이 많다.
나는 ‘사람에게 진실한’ 프로
“매번 가르치는 회원들에게 진심으로 대하고 골프를 재밌게 즐기실 수 있도록 도와주는 조력자 역할을 하기 위해 정말 많이 노력한다. 그래선지 제 회원들은 대부분 수년씩 함께 하는 장기 회원들이 많은 편이다.”
자기 일에서 스스로 선순환 고리를 찾는 이들은 생각보다 적다. 그러나 그 선순환을 찾은 이들은 롱런한다. 누구나 일을 하다 마주치는 질문 ‘내가 지금 여기서 뭘 하고 있나’의 늪에서 금세 빠져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소민수 프로는 여전히 골프에 대한 학구열이 크다. 그건 개인의 성향일 수도 있지만, 이런 선순환을 고스란히 체험했기 때문일 가능성이 더 크다.
선순환을 발견한 이는 강하다
“레스너로서 자부심이 되죠. 인정받고 있다는 거니까요. 그런 만큼 더 진실해지려고 하고, 더 공부하고 연구하려고 해요.”
‘내가 10을 준비했을 때 돌아오는 피드백이 10이고, 50을 준비하니 50의 피드백을 받더라’고 느낀 사람은 100도, 200도 아니 그 이상에도 욕심을 내게 돼 있다.
연말 계획을 묻자 “학술적으로 더 연구하고 공부하려고 한다. 일도 좀더 늘릴 계획이다”라고 답하는 그가 ‘어디 어디 놀러 갈 계획’이라고 답한 사람보다 더 즐거워 보인 이유다.
Q 곧 겨울 비시즌이 온다. 어떻게 보내야 내년 봄 라운드에서 일취월장할 수 있을까.
겨울이 비시즌이라고 생각하시면 내년에 실망해요(웃음). 겨울은 내년 시즌을 위한 준비 단계죠. 담금질하는 기간이라고 생각해야 내년이 달라집니다. 그동안 하지 못했던 스윙교정도 좋고, 미뤄뒀던 스피드 트레이닝, 바디 컨디셔닝 등과 같은 피지컬 훈련도 좋습니다.
스스로 잘 해결이 안 되는 부분이 있다면 레슨도 적극적으로 받아보기 좋은 시기죠. 아무래도 필드에 나갈 일이 적어지니 그만큼 연습장에서 차분하게 연습해보시기 좋으니까요. 또 당장 이번 주, 다음 주 라운드를 위해 연습하는 게 아닌 만큼 조급증도 없어지니까 기본기들을 점검하기도 좋습니다.
Q 프로들의 겨울 전지훈련, 어떻게 계획을 세우나?
크게 보면 프로라고 계획이 다르지는 않습니다(웃음). 시즌 때 하지 못했던 스윙교정, 스피드 트레이닝, 웨이트 트레이닝과 같은 몸의 상태를 향상하고 발전시킬 수 있는 방향으로 계획을 세우죠. 다만 시즌 때 발견한 오류들을 좀 더 중점적으로 하기는 합니다.
Q 이거 하나만큼은 현역에도 뒤처지지 않을 자신이 있다는 부분이 있다면?
퍼트는 현역과 비교해도 뒤처지지 않을 것 같습니다. 원래 장기가 퍼트였기도 하고요.
Q 소민수 프로의 강점은?
골퍼로서의 강점은 ‘멘탈’입니다. 모든 스포츠가 다 그렇지만 멘탈이 큰 비중을 차지해요. 골퍼로서는 꼭 가져야 할 요소라고 생각합니다. 인생을 살아가는 데도 강한 멘탈이 큰 장점으로 작용하는 거 같고요.
Q 골프와 관련해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타이거 우즈하면 어떤 장면 떠오르세요?
Q (역질문은 처음이라)…어퍼컷 세리모니?
2008년 US Open 당시 토리파인 골프장에서 4라운드 마지막 날 마지막 홀에서 타이거 우즈가 극적인 버디 퍼트에 성공했을 때 저도 그린 옆에 있었거든요(웃음). 당시 그린 옆에서 그 광경을 목격하고 주변 사람들과 모든 순간이 생생하게 기억이 납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이에요. 제가 뭘 했을 때보다도.
Q 골프를 하면서 좌절했던 때가 있었는지. 어떻게 극복했는지.
골프를 하면서 좌절해 본 적은 사실 없습니다. 열심히 한 만큼 성과가 나는 것이 스포츠고, 해도 안 된다면 더 열심히 노력해서 해야 한다고 생각을 합니다.
Q 골프 외 다른 취미가 있는지? 혹은 꼭 해보고 싶은 취미가 있다면?
어릴 때부터 운동을 좋아했고 많은 운동을 했었습니다. 학창시절에 육상선수, 수영선수도 했었고 다양한 스포츠를 자연스럽게 접하면서 자라왔습니다. 30대 접어들면서 암벽 등반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가졌지만, 아직 한 번도 접할 기회가 없어 못 하고 있습니다.
Q 딱 한 번 누구든 함께 라운드할 수 있다면 같이 가고 싶은 동반자 3명을 꼽는다면?
골퍼라면 누구나 꿈꾸겠지만 타이거 우즈를 첫 번째로 꼽고 싶어요. 잘 치는 걸 떠나 타이거 우즈는 존재감만으로 정말 엄청난 사람입니다.
두 번째로는 현재 ‘리빙 레전드’인 잭 니클라우스, 스윙의 전설 맥 오그래디, 이렇게 세 명 아니 세 분(웃음)을 꼽고 싶습니다. 세 사람과 대화를 나누고 싶고, 이들의 말의 지혜와 지식을 얻고 싶어서요.
Q 비슷한 질문이 되겠다. 세계 어느 곳에서든 라운드할 수 있다면?
골퍼라면 누구나 치고 싶을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이죠. 더 마스터스코스이자 멤버가 되는 것 자체도 쉽지 않은, 골프의 성역 같은 곳이라고 생각해요. 이곳에서 플레이를 해보는 게 꿈입니다.
Q 올겨울 해외여행을 한다면 가고 싶은 여행지와 이유는?
휴양지를 한 번도 가보지 못했는데 기회가 된다면 휴양지에 가서 한 달만 아무 걱정 없이 살아 보는 게 소소한 꿈입니다. 어디든 좋죠. 괌, 사이판, 하와이처럼 누가 들어도 휴양지인 곳이면 더 좋겠네요(웃음).
Q 미디어 프로로서 꼭 해보고 싶은 콘텐츠가 있다면?
사실 유튜브나 인터넷을 통해서 많은 정보에 접할 수 있는 시대잖아요. 다만 너무 방대할 정도로 많은 빅데이터의 정보가 특정 골퍼에겐 맞는지 아닌지 모르는 경우가 많아요. 정보가 모든 사람에게 똑같이 적용되는 건 아니거든요.
또 보통 크게 보면 같은 내용을 여러 방법으로 설명을 하는데, 팩트와 수치 같은 ‘사실’만 정확하게 전달하는 콘텐츠를 하고 싶기도 해요. 오해의 소지가 있는 정보들은 시청자들을 혼란스럽게 만드는 경우가 있으니까요.
Q ‘명랑 라운드’는 나갈 기회가 좀 있는 편인지? 주로 함께 하는 동반자들은 누구?
명랑 라운드를 더 좋아해요. 좋은 동반자들과 즐겁게 치는 걸 좋아하는데 주로 프로 형들과 같이 나가서 재밌게 치고, 즐겁게 지내다 오는 편입니다. 최근에는 김동현 프로(JTBC 해설위원), 김성준 프로(파엔슈어골프스쿨 원장), 천둥골프 박세근 대표와 명랑골프를 다녀왔어요. 재밌었고요(웃음).
Q 소민수 프로에게 골프의 묘미는?
골프는 Challenging 한 스포츠입니다.
하루하루가 다르고 그날의 컨디션과 동반자, 날씨, 심리상태 등 여러 가지 요소에 반응하는데 하면 할수록 어렵고 자기와의 끝이 없는 싸움인 거 같습니다. 그래서 잘 될 때는 더 성취감이 생기죠. 나를 극복하는 성취감이 있다고 할까요.
Q 반대로 ‘골프가 정말 싫다’ 혹은 ‘야속하다’ 싶을 때는?
골프가 싫었던 적은 단 한 번도 없어요. 화가 나거나 짜증이 난 때도 없을 수는 없죠(웃음). 항상 내려놓고 임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싫든 좋든 골프는 골프 그대로 받아들여야 해요.
Q PGA 클래스 A 멤버로서 최근 리브 골프를 평가한다면?
LIV 골프가 생기면서 PGA 투어에서도 많은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는 걸 느낍니다. 경쟁상대가 생기니 변화가 만들어지고,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는 거죠. 리브 골프는 기존의 포맷과도 다르니 또 다른 묘미를 주는 건 확실한 거 같아요. 옳고 그름을 떠나 받아들이고 인정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Q 최근 입문자들이 많아지면서 한편으로는 ‘매너’ 논란이 이어진다. 티칭 프로로서 입문자들에게 강조하고 싶은 매너가 있다면?
입문자들을 요새는 ‘골린이’ 라고들 부르곤 합니다. 골프를 처음 접하는 어린이 같은 골퍼라는 의미처럼 골프에 열정을 보이는 것만큼 골프 에티켓을 배우는 데에도 관심을 가지시면 좋겠어요. 콕 집어 어떤 것이라기보다는 전반적으로요.
주변에 골프를 치셨던 분들이 많이 도와주시면 더 좋겠어요. 어린이들에게도 모르면 잘 알려주고 다음엔 그러지 않게 가르쳐주듯이요.
Q 레슨을 하면서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 또는 회원이 있다면?
감사하게도 좋은 분들을 많이 만났는데 수년이 지난 후에도 연락을 주시고 알아 봐주시고 찾아 주시고, 골프 근황도 전해주는 분들이 계세요. 사실 특별한 에피소드가 아니더라도 소식만 들려주셔도 기쁘고 감사한 마음이 들어요.
저한테 배웠을 때 정말 재밌었고, 아직도 감사하게 생각한다는 한 마디가 어떤 것보다도 보람이 커요.
Q 올겨울 계획은?
올겨울엔 오랜만에 미국에 다녀올 생각입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처음 나가는 해외일정이라 설렙니다. 친척들도 보고 1월에 열리는 2023 PGA Merchandise Show에 참석할 거고요. 다양한 골프 트렌드를 접하고 와서 전하고 싶습니다.
Q 개인적인 목표와 꿈이 있다면?
좋은 기회가 돼서 대학교에서 강의하는 게 목표입니다. 골프에 도움이 필요한 분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프로가 되어 우리나라의 골프발전에 이바지한 레스너가 되는 게 꿈이고요.
Q 2022년도 어느새 몇 달 남지 않았다. 올해 꼭 하고 싶은 위시리스트가 있다면?
시간이 참 빠른 것 같아요(웃음). 올해 무사히 건강하게 마무리 잘 하고 내년에는 더 좋은 모습으로 건강하게 좋은 일들이 많이 생겼으면 좋겠습니다.
Q 2023년의 소민수는 어떤 모습일까?
‘올해보다 더 나은 나’를 꿈꾸고 발전된 나를 꿈꿔봅니다. 내년엔 더 좋은 일들이 많이 생겼으면 좋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