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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프로를 만나다] 이호준 프로 “10년 공백, 초심으로 다시 채워야죠”

‘미디어프로’는 기존에 티칭프로·투어프로로만 나뉘던 골프 전문가 그룹에 새로 생긴 직업군이다. 미디어프로는 요컨대 골프를 전문적으로 익힌 엔터테이너들이다. 투어를 병행하기도 하지만, 오프라인 레슨부터 기업 행사나 방송 활동, 개인 소셜미디어 채널 운영, 광고 모델 등 다양한 활동을 한다. 미디어프로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자 하는 기업 수요와도 맞아떨어진다. 물론 미디어프로도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아야 하는 건 마찬가지다. 남들보다 조금 일찍 전향해 낯선 환경에서 고군분투하는 젊은 미디어프로들을 골프가이드가 만나본다.

골프가이드 [미디어프로를 만나다] 5번째 순서, 이호준 프로를 소개한다.


EDITOR 박준영 PHOTO S&A엔터테인먼트

 

 

Q 미디어프로다. 도전해보고 싶은 분야가 있는지.
골프 관련 모델 분야에 도전하고 싶습니다. 다시 골프로 돌아왔을 때는 그저 골프가 재미있고, 좋아서였는데 최근에는 골프 어패럴 모델, 스윙 모델, 골프 관련 광고 모델들의 모습들이 멋있어 보였어요.


Q 모델로서 꼭 활동해보고 싶은 브랜드나 제품이 있다면?
저를 모델로 뽑아만 주신다면 어디든 좋습니다(웃음).


Q 미디어 프로로서 꼭 해보고 싶은 콘텐츠가 있다면?
유튜브는 항상 도전하려고 하는데 편집자를 구할 엄두가 안 나서 시작도 못 하고 있어요. 다른 채널에 출연한다면…제가 레슨받는 콘텐츠가 있다면 꼭 나가보고 싶습니다. 아직 부족한 게 많기도 하고, 배우고 싶다는 욕심도 더 생긴 것 같아요.

 

Q 겨울 비시즌이다. 아마추어들이 어떻게 보내야 내년 봄 라운드에서 일취월장할 수 있을까.

역시 연습이죠. 해외여행이 재개돼서 전지훈련 가신다는 분도 계신 것 같은데 좋은 기회가 있다면 겨울에도 감을 잃지 않기 위해서 라운드할 수 있는 해외로 가는 것도 좋죠. 다만 기술이 정말 많이 발달했잖아요. 스크린골프 장비로도 여러가지를 분석할 수 있어서 실내 연습 효과도 충분해요.

겨울 골프웨어도 잘 나오고요. 든든히 입고도 라운드 도는 데 불편함이 적으니 국내에서 겨울 라운드를 나가는 것도 방법이겠고.굳이 하나를 꼽자면 ‘집에서 퍼터 연습하시라’고 하고 싶네요(웃음). 다른 어떤 연습보다도 스코어를 줄이는 연습이 되실 거예요.


Q 프로들은 겨울에는 전지훈련에 간다. 전반적인 점검을 물론 하겠지만, 어떻게 계획을 세우는지 궁금하다.

당연히 시즌을 치르면서 잘 안 됐던 부분들을 염두에 두고 계획을 세웁니다. 스윙은 연결 동작보다는 부분 동작으로 점검하면서 연습하는 시간이 더 많아요.


Q 해외여행이 조금씩 풀리고 있어 해외 골프를 즐기러 가는 아마추어도 많아질 것 같다. 프로들의 전지훈련까지는 아니겠지만, 꽤 많은 홀을 짧은 시간 안에 돌게 된다. 좀 더 피가 되고 살이 되는 연습이 되려면 라운드에서 어떤 걸 고려해야 할지 궁금하다.
전지훈련에 들어가면 일단 카트 대신 워킹으로 라운드를 해요. 체력 훈련도 많이 하고요. 골프 스윙 면에서는 대부분 전지훈련 목적은 숏 게임이죠. 퍼터와 어프로치 연습하기 좋은 환경이기도 하고, 시간적으로도 여유가 있으니 특히 해외에 나가면 시간을 많이 투자하시기를 권합니다.


Q 골프에 입문한 계기는?
중학생 때 혼자 필리핀으로 유학을 갔어요. 외롭기도 하고, 너무 심심해서 골프를 시작했죠. 그래서 필리핀 프로 자격증(PGAP)도 따게 됐고요.


Q 자격증 부자다.
WPGA(세계프로골프협회), PGAP, US-GTF, KGF(한국골프연맹), TPI Level 1(골프 관련 움직임과 자세 연구해 얻은 자료를 바탕으로 코칭하는 기관, Titleist Perfomance Institute)을 취득했고, 골퍼들의 컨디셔닝을 위해 테이핑, 마사지, 발 마사지 자격증에도 관심을 갖고 있어요.

 

 

 

Q 공백이 무려 10년이다.
막 스무 살이 됐을 즈음에 허리를 다쳤어요. 골프를 그만두게 됐죠. 대학을 졸업하고 귀국해서는 군입대를 했고요. 이후에는 골프와는 관련 없이 PC방을 운영하기도 했어요. 사실 다시 시작한 지 얼마 안 됐어요. 스릭슨 투어 활동을 하면서 US-GTF 정회원을 취득했죠. 저만 특이한 건 아니에요. 많은 선수가 부상 때문에 다른 길을 가죠.

골프를 다시 직업으로 삼아야겠다고 생각한 것도 사실 얼마 안 됐어요. 골프가 인기가 많아지면서 사업하시는 분들과 스크린골프를 치게 된 게 계기였어요. 늦어진 만큼 더 노력해야죠.

 

Q 10년 공백을 지나 돌아온 골프, 어떤가?
항상 느끼지만 정말 힘든 운동이라는 생각이고요(웃음).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자는 마인드로 하고 있어요. 한창 골프를 배우면서 성장할 때와는 달리 몸이 안 따라준다는 체감이 들 때는 사실 좀 힘들기도 해요. Team JL 아카데미 김기준 프로님과 식구들께 정말 크게 도움받고 있어요. 작년에 S&A엔터테인먼트와 전속계약을 맺으면서 여러 활동도 하게 돼서 자신감도 붙었고요.

 

2022년은 사실 개인적으로 안 좋은 일들이 많았기도 하고, 코로나19 때문에도 제대로 활동을 못 했는데, 내년에는 분위기를 또 바꿔봐야죠.

 


Q 자신의 강점과 약점을 꼽는다면?
강점은 생각해본 적이 없어요. 골프라는 운동 자체가 약점을 보완하는 과정이라 그럴지도 모르겠어요. 약점은…나이?

 

Q 이거 하나만큼은 현역에도 뒤처지지 않을 자신있다는 부분이 있다면? 투어에 대한 미련이나 욕심은 없는지.
퍼트입니다. 퍼트 덕분에 항상 어떻게든 살아남는 편이거든요. 투어에 대한 미련은 솔직히…전혀 없습니다. 투어 생활 너무 힘들어요(웃음).

 

Q 좋아하는 골프 선수, 롤모델?
루이스 우스투이젠. ‘골프 스윙은 과학’이라는 말이 있는데, 우스투이젠은 신의 영역에 있는 사람 같아요. 몸의 회전이나 몸의 쓰임이 너무 달라요 정말.

 

Q 골프 외 다른 취미가 있는지? 혹은 꼭 해보고 싶은 취미가 있다면?
다른 취미라면 그냥 방에서 애니메이션을 보는 것? 너무 ‘오덕후’ 같나요(웃음). 건담 프라모델 만들기는 꼭 해보고 싶어요. 

 

Q 올겨울 해외여행을 한다면 가고 싶은 여행지와 이유는?
필리핀 세부. 제가 살던 곳이라 고향 같은 느낌도 있고. 골프 치기 워낙 좋은 곳이잖아요. 휴식하기도 좋고요.

 

Q 최근 입문자들이 많아지면서 한편으로는 ‘매너’ 논란이 이어진다. 티칭 프로로서 입문자들에게 강조하고 싶은 매너가 있다면?
골프에는 여러 가지 에티켓이 많지만, 가장 먼저 동반자에 대한 매너를 강조하고 싶어요. ‘동반자’에는 캐디도 포함이고요. 캐디분들은 경기 진행을 돕는 역할이지 골퍼의 심부름꾼이 아니라는 점을 기억해주시면 좋겠습니다.


골프를 치는 시간도 4~5시간으로 길지만, 그 시간이 그날 하루를 좌우하잖아요. 다음 라운드까지 영향을 끼치기도 하고요. 그 시간을 만드는 건 4명의 골퍼와 1명의 캐디예요. 골퍼는 골프를 즐기러 갔고, 캐디는 일을 하는 거지만 다 같이 즐겁고 뿌듯하고, 보람을 느끼는 라운드가 되면 한 카트를 탄 5명의 동반자 모두가 좋은 추억거리를 갖게 되는 거니까요.

 


Q 티칭 프로로서 자신의 강점은?
퍼트 레슨이 특히 자신 있습니다. 골퍼로서 제 강점이기도 하고요.


Q 레슨을 하면서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 또는 회원이 있다면?
초등학교 시절부터 친구였던 20년 지기가 있습니다. 매주 제게 레슨도 받았어요. 열정이 넘치던 친구라 연습도 정말 열심히 하고 레슨 영상 한 편을 보더라도 엄청 집중했어요. 당연히 궁금한 점도 많이 생기니 질문도 많았고, 질문의 깊이도 금세 깊어졌죠.

 

2022년 9월 28일, 레슨하기로 한 날이었는데 다른 일정이 있어서 영암에서 라운드하고 있었어요. 제게 레슨받는 다른 친구랑 스크린골프를 치기로 약속을 했다는데, 가기 전에 목욕탕에 갔다가 심장마비가 왔대요. ‘다음 주에 머리 올리러 가자’고 약속했었는데 그러질 못해서 항상 가슴이 아파요.


Q 골프의 묘미는?
홀에 볼이 들어갈 때의 짜릿함. 청명하게 울리는 땡그랑 소리가 골프의 묘미예요. 라운드 나가면서, 파3 티박스에 들어서면서 ‘왠지 홀인원 할 것 같다’ 싶은 기대감도 제게는 묘미 중 하나고.

 

Q 골프는 ‘좌절의 연속’ 아닌가. 이럴 때는 골프가 정말 싫다, 야속하다 싶을 때는? 극복하는 방법이 있을지?
특별한 방법이 있는 건 아닌데, 금방금방 까먹는 타입이라 오래 담아두지 않고 금세 극복하는 편입니다. 골프는 멘탈이 반이라는데 그런 면에서는 적성에 맞아요. 골프 치면서 야속할 때는 너무 많은데…하나 꼽자면 분명 잘 쳤는데 공을 못 찾을 때요. 제대로 손맛도 느꼈는데 볼을 못 찾으면 정말 야속하지 않나요? 누가 알아주지도 않고(웃음).


Q ‘명랑 라운드’는 나갈 기회가 좀 있는 편인지? 주로 함께 하는 동반자들은 누구?
저희 JL아카데미 원장이기도 하신 김기준 프로님, 동갑인 안영재 프로, 저를 잘 따라주는 박시환 프로입니다. 친한 동생들도. 크게 다른 건 없어요. 다들 그렇듯 동료나 친구들이죠.


Q 개인적인 목표와 꿈이 있다면?
연습장 오픈을 생각하고 있습니다. 저처럼 자격 취득에 관심이 있는 분들에게 도움이 되는 아카데미라면 더 좋을 것 같아요.

 

Q 2023년 목표가 있다면? (신년 계획)
나이가 있어서 결혼해야 할 것 같은데 아무래도 틀린 듯하니(웃음)…더 열심히 살려고요.


Q 나는 ○○한 프로다. 빈칸을 채운다면?
나는 항상 노력하는 프로다. 공백이 있는 만큼 아직은 더 배우겠다는 자세로 더 공부할 겁니다. 그럴 욕심도 충만하고요. 계속 배우기만 하다 보면 또 조금 늦어지겠지만, 대신 더 꽉 채울 수 있겠죠?

 

쿠키 인터뷰

Q.잘 생겨서 좋은 점은?
잘 생겼다고 생각한 적이 없어서 항상 열심히 관리 중입니다(웃음).

 

Q.딱 한 번 누구든 함께 라운드할 수 있다면?
PGA 선수들 누구든! 아, 우스투이젠은 꼭 껴서.


Q.세계 어느 곳에서든 라운드할 수 있다면?
PGA 투어가 열리는 코스라면 어디든 해보고 싶습니다. 프로가 아니라도 골퍼라면 다 같을 것 같아요. 물론 우스투이젠을 꼭 끼고요(웃음).


Q.이호준 프로의 12월 계획은?
대단할 건 없고, 크리스마스트리 꼭 만들 거예요.

 

Q.독자와 팬들에게 얼굴만큼 멋진 송년 인사 한마디.
말주변이 없어서 멋진 말은 좀 어려워요(웃음). 항상 행복하시고, 남은 2022년 잘 마무리하셨으면 좋겠습니다. 항상 건강하시고 골프가이드 많이 사랑해주세요! 아, 제 인스타그램도 많이 놀러 와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