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맑음동두천 24.4℃
  • 맑음강릉 ℃
  • 연무서울 24.5℃
  • 구름조금대전 26.7℃
  • 구름조금대구 27.6℃
  • 구름많음울산 23.1℃
  • 구름많음광주 27.1℃
  • 구름많음부산 24.0℃
  • 구름많음고창 ℃
  • 구름많음제주 20.8℃
  • 맑음강화 20.7℃
  • 구름조금보은 26.0℃
  • 구름조금금산 27.0℃
  • 구름많음강진군 25.8℃
  • 구름조금경주시 27.1℃
  • 구름많음거제 24.0℃
기상청 제공

[이원태] 안전사고 부르는 나쁜 습관 4가지

평생 운동이라는 골프. 개인 운동인 데다 멀리서 보면 한가롭기까지 한 스포츠라 방심하는 경우가 많지만, 사실 부상 위험이 큰 종목 중 하나다. 안전사고, 때로는 대형 사고의 원인이 되는 나쁜 습관 4가지를 짚어본다.


WRITER 이원태

 

나쁜 습관 1. “다 왔어, 다 왔어! 금방 간다니깐!”
골프에서 가장 나쁜 습관은 약속된 시간을 어기는 것이지만, 매번 허겁지겁하는 나쁜
습관은 언젠가 대형 사고를 불러올 개연성을 가지고 있다. 특히 새벽 라운드를 나서는
골퍼가 명심하면 좋은 금언은 ‘5분 먼저 가려다 50년 먼저 간다’는 것이다. 조금만 일찍
서두르면 골프장 안전사고 발생을 줄이고 라운드도 만족스럽다.


  사례 ①   2023년 연초의 일이다. 고교 동창들과 카풀로 여주 ○○ 골프장으로 이동하는 도중에 고속도로에서 과속에 졸음운전으로 추정되는 사고를 목격했다. 골프장으로 이동 중에 발생한 사고일 거라는 느낌에 응급구조사라는 본업에 충실하고자 교통사고 현장의 교통정리를 도왔다.


승차 인원 4명, 운전자와 동승자의 복장을 볼 때 새벽 라운드 시간을 맞추기 위해 고속도로를 과속으로 졸음운전을 하다 한순간 방심으로 중앙분리대를 들이받은 사고였다.

 

뒷좌석의 2명은 중상으로 119구급대로 긴급 이송됐다. 다행히도 앞의 2명은 안전띠를 착용한 덕에 가벼운 외상을 입었고, 가까운 병원으로 이송됐다.

 

필자의 판단으로 뒷좌석 2명은 힘든 투병 생활을 마치더라도 교통사고 후유증으로 평생 골프를 즐기지 못할 것이란 안타까움에 라운드 내내 필자는 무거운 느낌을 떨쳐버릴 수 없었다.

 


  사례 ②   59세 A씨는 친구들과 새벽 라운드 티업 시간을 앞두고 ‘조금 늦는다’고 연락한 뒤, 서둘렀다. A씨의 연락을 받은 동반자들은 먼저 라운드를 시작했다. 1번 골퍼의 티 샷이 막 끝나고 2번 골퍼가 티샷을 준비할 때에야 도착한 A씨는 대충 준비를 끝내고 헐레벌떡 곧바로 골프채를 들고 티박스에 올라왔다. A씨는 자신의 뒤로 넓은 공간이 있다고 생각하고 얼른 연습 스윙을 했다.

 

이때 3번 골퍼가 티샷을 마치고 뒤쪽으로 날아간 티를 줍기 위해 허리를 숙이고 티를 주워 일어서다 A씨가 휘두르는 드라이브 헤드에 왼쪽 눈 주위를 강타당했다.


3번 골퍼는 선혈이 낭자한 눈을 부여잡고 골프장에서 준비한 차로 급히 병원으로 이송됐다. 다행히 생명에는 지장은 없었지만, 망막 탈출 등의 상처를 입고 왼쪽 눈 시력을 완전히 잃었으며, 심각한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증상까지 보였다고 한다.


아무리 친구 사이라도 이런 대형 안전사고는 원만한 합의에 이르기 쉽지 않아, 급기야는 법원의 판단을 기다리는 신세로 전락하게 된다.


나쁜 습관 2. “제 타구는 안 물어요”
지름 4.2㎜, 무게 46g의 작은 골프공이 클럽헤드와 부딪힐 때 받는 힘은 2t 정도다. 초당 37회 회전에 시속 288㎞의 속도(타이거 우즈 기준)로 친 공은 전화번호부도 뚫을 만큼 가공할 힘을 가지고 있다. 하늘을 가르는 시원한 티샷이 때로는 사람을 해치는 흉기가 되는 이유다.


골프장에서 일어나는 가장 빈번한 타구 사고는 앞 팀이 빠질 때까지 기다리지 못해 골프공을 피할 시간을 주지 못했거나, 옆 홀에서 날아온 볼, 같은 조의 동반 플레이어가 친 볼에 맞아 생기는 사고 등이다.


타구 사고는 가벼운 찰과상이나 타박상으로 끝나면 천만다행이고 실명이나 안면 골절로 평생의 후유증이나 사망에 이르기까지 하는 대형 사고라는 인식이 필요하다.


모든 골퍼는 볼을 치기 전에 주위를 확인한 후 플레이를 진행해야 한다. 설사 안전을 확인한 후에 볼을 쳤고, 캐디도 이에 동의했어도 일단 사고가 발생하면 골퍼가 사고 책임을 져야 한다. 또한, 언제든지 다른 곳에서 날라오는 볼을 맞을 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하고 주위를 살피는 일을 게을리하지 않아야 한다.


  사례 ①   장타왕을 꿈꾸는 B씨(57세)는 강원도 춘천의 ○○골프장 파5 5번 홀에서 잘 맞은 드라이브에 투온을 기대하며 두 번째 샷을 기다리고 있었다.


앞 팀이 그린을 벗어나기를 기다려야 했지만, 이미 투온 후 이글 퍼트를 앞둔 것만 같은 기분에 성급해졌다. 결국 캐디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앞 팀이 그린을 벗어나기도 전에 볼을 치고 말았다.

 

하필이면 타구는 카트에 타려던 앞 팀의 골퍼(64세)에게 날아들었고 안면을 강타했다. B 씨는 자신이 친 공에 시력장애를 입게 된 앞 팀의 골퍼에게 2억 원을 배상하라는 법원의 판결을 받았다.


  사례 ②   강원도 춘천의 ○○골프장에서는 C씨(52세)가 친 볼이 해저드에 빠졌다. 캐디가 대기하라는 안내를 하고 다른 동반자를 도우러 간 사이 C씨가 급하게 친 볼은 다시 물에 빠졌다. C씨는 또다시 급하게 샷을 했는데 이번에는 제대로 맞았다.

 

그러나 너무 잘 맞은 탓에 골프공이 앞 팀 골퍼들을 향했고, 급히 “볼!(포어)”을 외쳤지만, 그 순간 앞 팀 골퍼(46세)의 목덜미를 맞추고 말았다. 법원은 안전 확보 주의 의무를 다하지 않은 C씨에게 과실치상 혐의로 벌금형으로 2,000만 원을 선고했다.


 

나쁜 습관 3. “카트? 자동차도 아닌데 뭘!”
자동차 사고는 70% 이상이 머리 손상으로 인한 중상이 동반된다. 카트는 다를까?


골프장의 전동카트는 보통 시속 10㎞ 정도로 속도가 빠르지 않지만, 경사진 비탈길 등에서 발생하는 카트 추락사고도 자동차 사고에 버금가는 손상으로 심한 경우 사망에 이르는 사례도 많다. 특히 대부분 산악지형에 있는 우리나라 골프장에서 카트 안전사고는 생각보다 자주 발생한다.

 

최근 법원은 안전벨트나 출입문이 없는 카트에서 손잡이를 잡지 않은 점을 과실로 인정하고 골퍼에게 불리한 판결을 내리기도 했다.


  사례 ①   카트에서 딴 돈을 세다 카트에서 추락한 D씨(55세)가 사망에 이르렀다.
경기도 ○○골프장은 노캐디를 운영하는 골프장이다. D씨는 평소 친분이 있는 지인들과 내기골프를 즐기고 있었다.

 

후반 라운드 3번 홀(파3) 배판에서 모두 이겨 판돈을 거머쥐게 된 D씨. 다음 홀로 이동 중 안전 손잡이는커녕 딴 돈을 세고 있었다. 그때 나온 내리막 경사 커브 길. 중심을 잃은 D씨는 추락했고, 아스팔트 도로에 머리가 부딪치고 계곡으로 추락하고 만다. 의식을 잃은 D씨를 즉시 병원으로 이송했지만 안타깝게도 5일 만에 사망하고 말았다.

 

  사례 ②   충북 제천시 ○○골프장에서 라운드를 하던 E씨(55.여)는 뒷좌석에 타고 있었다. 그때 그녀를 덮친 불의의 사고. 카트가 전복된 것이다. 가슴 부위를 크게 다쳐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결국 숨졌다. 불행 중 다행으로 다른 동반자들은 생명에 지장은 없었지만, 부부동반 골프를 나왔다가 당한 안타까운 사고는 돌이킬 수가 없게 됐다.


  사례 ③   지난해 가평의 모 골프장에서도 카트 추락사고가 있었다. 급커브길을 돌던 카트에서 떨어진 골퍼가 계곡으로 추락해 사망한 사고다.

 

경기도 포천의 모 골프장에서는 아마추어 골퍼가 카트를 몰고 가다가 운전 부주의로 2.5m
깊이의 연못에 빠져 숨졌다.


전북의 모 골프장에서는 F씨가 가족이 함께 라운드 도중에 카트에서 추락사고를 당했다. 캐디가 운전하는 카트의 뒷좌석에 탑승한 F씨는 모자에서 떨어지는 선글라스를 잡으려고 카트 밖으로 몸을 내밀었고, 순간 균형을 잃고 추락하고 말았다. F씨는 ‘목 척수 완전 손상’이라는 위중한 상해를 입고 수술을 받았으나 사지가 마비되는 장애 등급을 받고, 평생 골프를 칠 수 없는 몸이 됐다.


 

바다에선 구명조끼, 차에선 안전벨트
그리고 골프장에선 카트 손잡이

 

 

나쁜 습관 4. “서로 알아서 조심하면 되지 뭘!”
골프장 안전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골프장도 체육시설 설치 법령에 포함되어 있다. 그러나 골프장 안전 시설물 설치에 대한 규정이 있어도 그 규정 자체가 미흡하고, 관리 감독은 소홀하다. 특히 산악 지대의 좁은 골프장은 지형상 사고 발생 위험이 다분하다. 그러나 보다 근본적으로는 골퍼의 안전불감증과 방심하는 나쁜 습관으로 발생하는 사고가 대부분이기에 훨씬 더 예방하기가 어렵다. 스스로 조심하는 건 물론이고, 서로의 안전도 서로 지켜야 한다.

 

  사례 ①   지난달 경기도 이천의 한 골프장에서 발생한 사고다. 몸이 덜 풀린 상태에서 내기 골프에 열중하던 김 모 씨(58세)는 티샷을 치자마자 OB가 될 것을 직감했다.

 

아직 동반자의 티샷이 끝나지 않은 상태에서 페어웨이 바깥쪽 OB 말뚝을 따라 공을 찾으러 뛰어나간 김 씨. 하필이면 동반자의 마지막 티샷이 김 씨와 똑같은 슬라이스로 페어웨이를 벗어나더니 뛰어가던 김 씨의 목 뒤를 강타했다.


  사례 ②   경주의 모 골프장에서는 30대 커플이 라운드 도중 여성의 티샷을 도와주기 위해 티박스에 올라온 남성 골퍼가 티박스 뒤쪽에서 드라이버 샷을 준비하던 여성 골퍼의 연습 스윙에 머리를 맞고 말았다.

 

긴급히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심한 뇌출혈로 뇌사 상태에 빠졌다. 이들은 캐디를 상대로 소송을 준비하고 있다.


나쁜 습관 고치려면 작은 행동 하나부터 바꿔야
뇌신경학 연구에 의하면, 머릿속에 새로운 습관의 회로가 형성되어 그 습관을 기억하는 데는 21일(3주)이 필요하다.


21일은 생각이 의심과 고정관념을 담당하는 대뇌피질과 두려움과 불안을 담당하는 대뇌변연계를 거쳐 습관을 관장하는 뇌간까지 가는데 걸리는 최소한의 시간을 말한다. 즉, ‘새로운 행동이 습관화되는 데는 최소 21일이 걸린다’는 것이다.


3주가 지나고 이 습관을 완전히 몸에 배게 하려면 66일(9주)을 더 이어나가야 한다. 새로운 습관을 완전히 자기 것으로 만들려면 총 3개월 정도의 시간이 필요하다.


결과적으로 골퍼 스스로 나쁜 습관을 교정해서 바람직한 행동으로 나오게 하기까지는 총 12주의 시간이 필요하다. 나쁜 습관을 고치려면 주기적으로, 골프 상급자나 프로에게 조언을 얻거나 교정 여부를 진단할 필요가 있다.


계단을 밟아야 계단 위로 올라설 수 있듯이 골프의 나쁜 습관을 고치기 위해서는 먼저 작은 행동이라도 시작하고 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