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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용태] ‘남 탓 전성시대’ 실패에서 배울 줄 아는 사람이 진짜 인재다

WRITER 안용태 | 경영에서 어쩌면 가장 중요하고도 어려운 지점이 ‘인사’ 문제다. 혁신적인 인재풀이 부족한 것도 사실이지만, 그럼에도 우리는 제대로 된 인재를 채용해야 한다. 어떤 인재를 채용해야 할까.

 

2024년이 시작됐다. 골프장 업계도 새해 경영을 맡을 수장을 ‘헌팅’하는 동계시즌 ‘스토브리그’를 맞이하고 있다. 동계 스토브리그에서 오너와 전문 CEO는 각각 어떤 고민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 이야기할 일도 잦아진다.

 

매년 이맘때마다 골프장 업계에서는 CEO를 파리 목숨으로 생각하는 오너를 욕하는 사례가 급증한다. 공감도 가지만 이 대목에서 우리는 두 갈래의 양면적 사고를 할 줄 알아야 한다.

 

인재를 소모품쯤으로 생각하는 오너의 그릇된 사고가 첫 번째의 근본적인 문제지만, 둘째는 오너 문제보다 양성된 ‘혁신 인재’가 거의 없다는 점에서 비롯되는 것도 사실이라는 점이다.

 

 

혁신 인재가 보이지 않는다

이에 대한 대책으로, 양쪽을 서로 비난하는 모두를 개선시키는 묘책이 요구되고 있다. 사실 오너들도 어쩔 수 없이 비혁신적인 인물 중에 돌려막기 인사를 반복하고 있다는 것이 더 큰 문제가 되고 있다. 쓸 만한 혁신전문가가 귀한 것이 현실이다.

 

함량 미달의 인물로 돌려막기로 하는 인사 대신에 ‘전문 CEO 파견제도’에서 답을 찾기를 권한다. ‘사즉생’의 개념이 가미된, 즉 리콜을 전제로 하는 인재 파견제도를 시행하는 고급 인재양성 및 파견 전문 기업이 등장한다면, 오너와 CEO 양쪽의 문제를 모두 해결해 줄 수도 있는 완충 기능을 할 뿐만 아니라, 노동의 유연성까지도 확보할 수 있다.

 

어쩌면 요즘 같은 ‘남 탓 만능시대’에 지금까지는 없었던 전혀 새로운 솔루션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직은 흠이 아니라 스펙이다

기업에서 인재를 판별하는 방법 중에서, 만약 어떤 사람이 여러 직장으로 이동이 많으면 그걸 흠으로 생각하는 것이 보통이다. 틀린 말은 아니지만, 항상 맞는 말도 아니다. 롯데그룹은 일본처럼 종신제 분위기가 전통인데 이 또한 좋은 점도, 나쁜 점도 있다. 중국에서는 잦은 이동은 능력이 있다는 증거라는 정서도 있고, 정반대인 나라도 있다.

 

우리 골프계의 전문가들이 여느 프로 스포츠계보다 훨씬 더 프로페셔널해야 한다는 것을 상호 인식해야 우리 골프산업계도 발전할 수 있다. 골프장의 전문가 집단은 어쩌면 500~600개의 골프장을 휘젓고 다니면서 해결사 혹은 구원투수로 등장하는 특수직종이 되어 가고 있다. 골프장 전문가들은 프로스포츠구단에 소속된 프로 선수보다 훨씬 더 이직에 자유로운 직업이 되어 버렸다. 따라서 이직이 흠결이 되기보다 오히려 스펙이 되는 경향이 짙다.

 

달인은 어떻게 탄생하는가

달인 탄생의 가장 쉬운 예는 의사들의 사례다. 만약 어느 의사가 특정인 한 사람만의 주치의로 진료를 하면 그의 실력은 어떻게 될까? 같은 맥락으로 캐디가 특정인만 모시면 그 캐디의 실력은 어느 정도일까? 프로가 오직 한 사람에게만 티칭을 하면 그 프로 실력은 어느 수준에 머무를까?

 

질문 같지 않은 이 질문에서 이미 답을 암시하고 있다는 건 모두 다 알 것이다. 결국 ‘임상경력’이다. 여기에서 1단계 결론이 나오고 말았다. 프로는 모름지기 산전수전 다 겪은 임상 과정에서 태어나는 법이다. 요즘 대기업에서도 경력자를 뽑고, 골프장의 캐디도 경력자 우선 채용이 관행이 돼간다. 경력자를 채용할 때 득이 된다고 여기는 이유가 현업에서 그 임상경력이 필요하다는 인식 때문이다.

 

생명인 잔디를 다루는 그린키퍼는 다를까? 잔디를 죽여본 사람이 필요하고, 하나의 기후대 보다 여러 기후대 그리고 한 종류의 잔디보다 여러 종류의 잔디관리를 경험한 것이 결국 똑 떨어지는 ‘스펙’이 된다는 것이다.

 

필자가 배출한 한 골프장 CEO는 지금 10개째 골프장 CEO직을 맡고 있다. 그는 어떤 인물일까? 다양한 오너를 모시면서 대단한 내공이 쌓여 어떤 상황에서도 백문백답이 가능한 인물이 되어있을 것이다.

 

선천적인 본성이 어떤지

주로 기술, 방법, 기법 등에서 달인을 치켜세운 면이 있지만, 막상 내가 스카웃해야 할 인재는 누구일까? 물론 위의 인물 중 즉 임상경력이 많은 사람 중에서 내가 기용할 인재를 핀셋으로 콕 집어내는 스카웃 기술이 곧 능력이 될 것이다.

 

그 해답은 인재기용에 실패를 줄이는 것인바, 그러기 위해서는 지식이 아니고 의식에서 찾아야 하고, 즉 기술학적 인간이 아니고 인문학적 인간에서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것을 바로 짚지 못하면 바로 OB가 날 것이다. OB 대신 쭉쭉 뻗어가는 홈런볼을 치는 방법은 없을까?

 

진짜 인재는 ‘실패에서 배울 줄 아는 사람’

에디슨이나 다이슨이 수천 번의 ‘실패’ 그 자체에서 하나하나 배웠기 때문에 위대한 발명이나 제품을 탄생시켰듯 기업에서의 인재 판별 또한 같은 기준으로 볼 필요가 있다.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는 말을 그저 클리셰 정도로 생각하는 사람은 큰 인물이 될 수 없다.

 

‘실패는 외면할 수 없고, 피하지도 않는다. 실패가 곧 나의 재산이다’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바로 스카웃 대상이다. 근래 코스 잔디 자문을 하면서 쓸 만한 구호 하나를 정했다.

‘잔디를 죽인 것은 모두 용서할 수 있지만, 죽게 된 원인을 모르면 누구로부터도 용서받을 수 없다.’

수천 년이 지나도 바뀌지 않는 원칙이 될 것이다.

 

인정해야 나아간다

실패에서 배우고자 하는 모습은 후천적인 인성을 확인한 것과 같다. 그가 솔직하고 진실한 인간임을 검증하는 아주 좋은 방법이기도 하다. 채용 면접에서 응시자가 “전직 회사에서 배운 것이 없다”고 말한다면, 더 정확히는 특히 “나는 잘못한 것이 없다”고 말한다면 그 사람은 아마도 ‘남 탓의 달인’이 됐을 확률이 높다.

 

인간은 미완성의 동물이다. 그 미완성이라는 사실을 부인하고, 인정하지 못 하는 사람은 사업체를 살릴 인재일 수가 없다. 자기 실책은 없고 남 탓, 기후 탓, 고객 탓, 오너 탓이라고 생각하는 느낌이 들기만 해도 “나는 헛배웠고, 헛살았다!”라며 크게 외치고 있었다고 보면 틀림이 없다.

 

안용태

• 대한골프전문인협회 이사장
• GMI컨설팅그룹 대표이사
• 〈골프 경영과 정보〉 발행인
• 체육학 박사(골프 코스 디자인)
• 한국골프미디어협회 고문
• 일동레이크 골프클럽 대표이사
• (주)대명레저산업 대표이사
• 그린키퍼 학교 창설
• 한국잔디연구소 창설 및 초대소장
• 삼성그룹 에버랜드(주) 상무이사
• 안양컨트리클럽 총지배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