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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서니 김 복귀설..건강한 맛 내던 골프계 '단짠' 맛 되찾을까

‘앤서니 김이 누구길래’
12년 만의 복귀에 세계 골프계가 들썩이는 이유
‘우즈 대항마, 골프 천재, 제2의 우즈’ 평가 받던 스타
리브 골프로 12년만에 복귀하나

지이코노미 박준영 기자 | 제2의 우즈로 불린 천재 골퍼 앤서니 김의 12년 만의 복귀 소식에 전 세계 골프계가 들썩인다. 2012년 아킬레스건 수술 후 잠적한 앤서니 김이기에 비교적 최근부터 골프를 보기 시작한 골프 팬들은 다소 의아해할 수도 있겠다. 대체 앤서니 김이 누구길래 이렇게나 관심을 받을까.

 

 

1975년생 타이거 우즈의 독보적인 플레이스타일과 화제성 계보를 잇는 선수로 지금은 1989년생 매킬로이를 꼽지만, 사실 둘 사이에 1985년생 앤서니 김이 있었다. 투어 생활을 그리 오래하지 않았음에도 누구보다 강렬한 인상을 남겼던 골퍼로 재미동포 앤서니 김(김하진·39)을 꼽는 골프 팬은 생각보다 많다.

 

앤서니 김은 동양인 최초로 미국-유럽 간 대항전인 라이더 컵에 출전한 주인공이기도 하다. 심지어 이 대회에서 미국 팀이 9년 만의 우승을 차지하게 만든 일등공신이 됐다. 4경기에 출전해 2승 1무 1패로 승점 2.5점을 올렸는데, 세르히오 가르시아에게는 5홀 차로 대승을 거두는 등 경기 내용도 인상적이었다.

 

타이거 우즈는 앤서니 김에 대해 “앞으로 최고의 선수가 될 것”이라며 찬사를 아끼지 않았고, 마크 오메라는 “앤서니 김은 우즈 외에 동반해본 골퍼 중 가장 우수한 기량과 자질을 겸비한 최고의 젊은 선수”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JTBC 해설위원 김조셉은 자신의 SNS 숏폼 콘텐츠를 통해 앤서니 김이 화제가 되는 이유에 대해 다음과 같이 3가지 이유를 들어 설명했다.

 

 

첫 번째는 긴장할 때 더 잘 치는 선수라는 점이다. 실제로 앤서니 김을 기억하는 팬들은 그가 큰 대회에서 더욱 활약했다는 점에 주목한다. 이에 대해 김조셉 프로는 2009년 마스터스에서 한 라운드에 11개의 버디를 잡아낸 일화와 2010년 마스터스 마지막 라운드 13번 홀부터 16번 홀을 버디-버디-이글-버디로 필 미컬슨을 맹추격하던 장면을 예로 들었다.

 

다음으로는 ‘즐거움을 선사하는 선수’라는 점을 꼽았다. 라이더 컵이 열리는 발할라 코스에서 보여준 개성 넘치는, 예를 들면 코스에서 뛰어 내려와서는 말타기 동작을 하던, 장면들을 팬들에게 선사하며 말 그대로 ‘즐거운’ 골프를 선보였다는 것이다. 물론 이 대회에서 미국팀의 우승에 크게 기여했다는 점도 잊어선 안 되겠다.

 

김조셉 프로가 꼽은 앤서니 김의 세 번째 화제성은 ‘신비감’이다. 김 프로는 이를 “미스터리함”이라고 표현했다. 앤서니 김은 선수로서는 물론 사생활에 대해서도 대중의 관심을 받았다. 그러나 그가 ‘미스터리 김’이 된 건 관심에도 오지랖에도 대응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현재도 그의 인터뷰 자료를 찾기가 어려울 정도다. 물론 마치 연예인이 신비주의를 전략으로 삼을 때처럼 그럴수록 대중의 관심도는 커져만 갔다.

 

 

앤서니 김은 LA한인타운에서 녹용건재상을 운영하는 부모 슬하에서 태어났다. LA 인근 슬럼가에서 자란 앤서니 김의 성장 환경은 ‘무섭고 험했’다. 스스로 “골프 선수가 안 됐다면 격투기 선수가 됐을 것”이라고 말하게 된 이유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는 그가 골프 선수가 되자 ‘과감성과 도전적인 플레이’로 승화됐다.

 

11세 때인 1997년 마스터스에서 우즈의 우승을 보며 골프에 입문하기로 마음먹었던 앤서니 김은 실제로 훗날 만난 우즈에게 많은 영향을 받았다. 그런 그가 12년 만의 복귀전을 PGA투어가 아닌 LIV에서 치른다는 소식이 들렸으니 가뜩이나 높았던 화제성에 기름을 부은 것과 같을 수밖에 없다.

 

지난 27일 리브 골프 커미셔너 그렉 노먼은 자신의 SNS에 앤서니 김의 실루엣이 담긴 영상과 함께 “LIV 골프의 커미셔너로서 이렇게 재능이 충만한 스타에게 다시 태어날 수 있는 기회를 주게 돼 영광”이라며 “LIV 골프의 가족이 된 걸 환영한다. 골프계는 오랫동안 당신을 기다려 왔다”는 글을 남겼다.

 

 

많은 골프팬들이 타이거 우즈만한 화제성을 가진 선수에 목말라 하는 시점이다. 이건 팬들만큼이나 골프산업계에서도 마찬가지다. 물론 여전히 걸출한 선수들이 매년 등장하고 있다. 그러나 확실히 우즈와 같은 아이코닉한 캐릭터는 점점 멸종되는 게 아니냐는 볼멘소리는 끊이지 않았다.

 

3월 1일부터 3일간 열리는 리브 골프에 그의 모습을 볼 수 있다면, 그의 성적을 떠나 그가 과거의 모습 그대로 화끈하고도 화려한 모습을 선보일지도 기대가 된다. 그간 다소 건강해진 듯한 ‘골프의 맛’을 다시 자극적인 단짠으로 만들어줄 수 있을까? 바로 그런 기대감이 앤서니 김의 복귀설에 골프계가 들썩이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