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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크골프 리더를 찾아서] 박영오 금천구파크골프협회 회장 … “금천협회 회원들은 서울시 아닌 전국 최우수”

서울시 최우수협회 ‧ 전국 우수협회 선정
파크골프 변방에서 수도 서울 중심지 우뚝

지이코노미 이창호 기자 | 파크골프 불모지나 다름없던 서울 금천구에서 2018년 회원 20명으로 출범한 금천구파크골협회는 창립 6년만에 17개 클럽, 1,000명이 넘는 회원이 활동하는 매머드 단체로 급성장했다. 한강 지류인 안양천 변에 조성한 18홀 규모의 구장을 회원 모두가 한마음으로 살뜰하게 관리하고, 파크골프를 통해 우애와 화합을 다지고 있다. 올해 대한파크골프협회로부터 서울시 최우수협회, 전국 우수협회로 선정되며 그동안의 성과를 인정받았다. 회원들은 금천협회의 성장 비결로 1, 2대 회장을 맡아 협회를 이끌어 온 박영오 회장의 리더십을 첫손에 꼽는다.

 

대한민국의 수도 서울은 정치, 경제, 문화, 스포츠 등 모든 분야의 1등 도시이다. 문화예술 공연장, 스포츠 시설은 물론이고 이를 즐기는 인구도 서울에 집중되었다. 하지만, 파크골프는 변방이나 다름없다. 파크골프장 조성이 여간 어렵지 않고, 인프라가 미흡하니 클럽과 동호인 숫자도 지방에 한참 뒤진다. 2018년 창립한 서울 금천구파크골프협회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출범 당시 동호인은 달랑 20명으로 웬만한 클럽 회원수보다 적었다.

 

파크골프의 변방 서울시 금천구에서 회원 20명으로 출범한 금천협회는 해를 거듭할수록 성장을 거듭했다. 이듬해 금천구에 체육단체 가입 신청을 했고, 2020년 대한파크골프협회 서울시 금천구파크골프협회로 정식 등록했다. 이때부터 성장에 가속페달을 밟아 창립 6년이 안 된 올 7월 현재 17개 클럽에서 1,000명이 넘는 회원들이 활동하는 대규모 단체가 되었다.

 

금천협회는 지도자 육성과 실력향상에도 괄목할 성과를 올렸다. 현재까지 심판 4명, 1급 지도자 28명, 2급 지도자 150명 등 무려 180여 명이 넘는 지도자를 배출했다. 실력이 출중한 회원도 상당수다. 지난 6월 ‘대한민국 파크골프 보급 20주년 기념 서울대회’에서 우승한 김방수, 전국대회 단골 입상자이자 서울협회 대표 선수로 선발된 이명숙, 원혜림, 이재율, 유영수, 전정숙 회원 등이 대표적이다. 금천협회 출범을 주도했고 1, 2대 회장을 맡은 박영오 회장은 이 모든 성과의 원동력을 회원들의 파크골프에 대한 애정과 관심, 참여와 봉사 정신에서 찾는다.

 

 

18년 회원 20명으로 창립, 20년 협회 등록

올 7월 현재 클럽 17개 회원 1,000명 급증

파크골프활성화 교실 통해 860명 교육 이수

협회 등록 4년만에 심판 ‧ 지도자 180명 배출

 

“우리 회원님들은 늘 규정과 예의범절을 지키고, 서로를 배려하고 존중합니다. 우리 슬로건은 “금파협은 공 잘 치는 회원보다 매너있는 금파인을 지향한다”입니다. 슬로건의 실천은 신입회원 교육에서부터 비롯됩니다. 지금까지 파크골프활성화 교실을 15차례 열어 무려 860여 명이 교육을 이수했습니다. 교육은 규정과 규칙, 예의범절을 가르치고, 클럽 잡는 방법부터 스윙, 퍼팅까지 체계적으로 진행됩니다. 협회가 이룬 모든 성과는 파크골프를 사랑하고, 협회 일에 적극 참여하는 회원님들의 공입니다. 2020년 한내구장이 침수됐을 때 회원님들의 노고는 지금 생각해도 감동입니다. 우리 금천협회 회원님들은 서울시 최우수가 아니라 전국 최우수 회원이라 자신합니다.”

 

금천구 한내구장에 있는 금천협회 사무실에서 만난 박영오 회장은 모든 공을 회원들에게 돌렸다. 경찰공무원으로 35년을 봉직한 박 회장은 상당 기간 금천구에서 근무한 인연을 계기로 금천 사랑이 남다르다. 퇴직 후에도 금천구에서 사회봉사단체를 이끌던 그는 봉사 일손이 달려 회원 모집에 부심하고 있었다. 그의 고민을 알게 된 친구가 파크골프를 치면 회원 모집은 시간문제라고 꼬드겼고, 이렇게 친구가 쥐어 준 파크골프채는 이후 그의 손을 떠나지 않고 있다.

 

이왕 하던 사회봉사활동을 더 잘하기 위해 파크골프를 시작한 박 회장은 내친김에 금천협회 결성에 나섰다. 협회를 이끄는 6년 내내 애초의 목적인 봉사에도 시간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아예 ‘금파협 봉사단’을 구성해 금천구와 긴밀히 협조하며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특히 구민들의 휴식처인 안양천을 맑고 깨끗하게 보존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안양천을 살리기 위한 유해식물 제거, 환경감시단 발대, 안양천 쓰레기 수거 작업 등이 대표적이다. 이를 통해 안양천 수질개선은 물론 생태환경 조성에 성공함으로써 안양천을 떠났던 다양한 새들과 토종 물고기가 다시 찾아왔다. 봄이 되면 안양천 변의 한내구장과 철새, 벚꽃 터널이 어울려 한 폭의 그림을 연출한다.

 

 

안양천변 ‘한내파크골프장’ 이용 시스템 효율화

서울 타협회 회원, 비회원에 개방해 갈등 최소화

비회원에 구장 개방은 형평성·안전문제 고려해야

 

한내구장은 금천협회의 자랑이자 회원들이 애지중지 관리하는 보금자리이다. 안양천 금천교와 철산교 사이에 자리한 구장으로 길이 550m 넓이 17m에 18홀 규모이다. 작년 7월부터 야간에도 라운드가 가능한 명품구장이다. 구장에 55본의 조명이 설치됐는데, 전기가 필요 없는 친환경 태양광 시설이다. 가뜩이나 구장이 부족한 서울에서 생태환경이 살아있는 수려한 안양천변 풍경을 감상하며 라운드를 즐기고, 보기 드물게 야간개장도 가능한 구장이니 파크골퍼들이 몰리는 건 당연지사이다.

 

“금천협회는 금천구와 한내파크골프장 구장관리운영에 관한 협약(MOU)을 체결해 협회에서 직접 관리하고 있습니다. 한내구장이 2020년 개장했는데, 다음 해인 2021년 위탁운영 협약을 체결해 2년씩 갱신하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우리 회원들의 구장 이용은 물론 구민들의 민원도 수용해야 하는 구청의 입장도 고려하는 ‘운영의 묘’를 살려야 했습니다. 관내에 구장이 없는 서울시 타협회 회원들의 이용 수요도 늘어 대책 마련이 절실한 상황이었습니다.”

 

박 회장은 ‘운영의 묘’를 시스템의 효율화에서 찾았다고 설명했다. 회원들의 라운드 욕구를 충족시키면서 비회원 구민들과 타협회 회원들에게 개방하는 묘수는 시간제 이용이었다. 결론부터 말하면, 금천협회 회원을 비롯해 타협회 회원, 구민들도 만족하는 운영 시스템이 정착되고 있다. 금천협회는 기본적으로 운동시간을 4개 타임으로 편성했다. 새벽(05:30∼08:30), 오전(09:00∼12:00), 오후(14:00∼17:00), 야간(18:00∼21:00)으로 이용 시간대를 쪼갰다. 이렇게 이용 시간을 편성하니 집에서 가까운 협회 회원들은 주로 새벽과 오전, 야간에 이용하고, 관외 타협회 회원들은 오후와 야간에 이용한다. 다만, 타협회 회원들은 주간 20명, 야간 20명 1일 40명으로 제한하고 있다. 매주 월요일은 구장을 휴장해 모든 구민이 이용할 수 있다.

 

금천협회와 금천구가 맺은 한내구장관리운영 협약은 내년 6월에 종료된다. 박 회장은 현재 구와 긴밀한 협의를 통해 협약 연장이 가능할 거로 보고 있다. 비회원 금천구민 중에 구장 이용을 원하는 경우엔 어떻게 하느냐는 질문에, 현재도 협회 사무장에게 요청하면 개방하고 있다는 답이 돌아왔다. 현재 협회 회원들은 5만 원씩 연회비를 납부하고 있다. 연회비는 구장 유지보수비, 관련 행정 업무비, 협회 운영비로 쓰인다. 비회원의 구장 이용을 무조건 수용하는 건 곤란하다. 연회비를 내는 회원들과의 형평성도 있지만 더 문제가 있다. 회원들은 라운드 전에 충분한 안전교육과 이용규칙 등을 교육받는데, 비회원들은 이를 확인할 수 없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안전이 가장 큰 문제로 꼽힌다.

 

 

박 회장의 리더십 “공은 회원에게 과는 나에게”

유성훈 구청장의 협회와 파크골프 지원에 감사

연말 협회장 선거에 비전 선명한 새 인물 기대

 

“초대 회장은 제가 저지른 일이니까 피할 수가 없었어요. 2대 회장은 벌여놓은 일들을 책임지고 마무리하기 위해 맡았습니다. 2대는 단독출마로 임기 4년이지만 후진에 길을 터주기 위해 2년만 하기로 했습니다. 거창하게 리더십이라 할 거까지는 아니고 ‘공은 회원과 동료에게 돌리고 과는 내가 진다’라는 생각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경찰공무원 시절부터 그랬습니다. 평소 소신이 일을 할 때 몸을 사리지 않고 거기에 모든 걸 던질 때 마음이 편해지고 삶이 자유스럽습니다. 그저 편한 대로 하고 있는데 좋게 봐주시고 협조해 주시는 회원님들께 감사할 따름입니다. 특히 우리 협회 신희수 사무장은 생업에 종사하면서도 회원님들을 가족처럼 살피고 챙겨 정말 고맙고, 우리 협회의 맥가이버로서 행정사무, 시설관리 등 전문지식과 기술이 필요한 온갖 일을 해결해 주시는 이재문(대한파크골프협회 기자) 회원님께도 고마운 마음 전합니다. 우리 협회와 파크골프 발전을 위해 다양한 지원을 아끼지 않는 유성훈 구청장님께도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박 회장은 금천구의 협력 단체인 자치회와 시민감사관 등으로 오래 지역사회에 봉사해 왔다. 금천협회를 맡아 금천구와 협회의 현안을 합리적으로 해결하고, 회원들의 권익신장에 앞장서 왔다. 유성훈 구청장을 평가해 달라는 질문에는 “화천에 최문순 군수님이 있다면, 우리 금천에는 유성훈 구청장님이 계시다”라는 말로 답을 대신했다.

 

금천협회의 현안은 크게 세 가지이다. 첫째는 어린이파크골프교실 개강과 3세대 파크골프대회 개최이다. 파크골프 저변확대가 목적이다. 둘째는 파크골프가 생활체육의 으뜸임을 지역사회에 알리고, 제2의 금파구장 조성을 강력하게 추진할 계획이다. 마지막으로 대한파크골프협회 등 유관기관과의 협력, 언론 홍보 등을 통해 금천협회를 전국구 단체로 자리매김하는 것이다. 박 회장에게 마지막으로 올해 말 선거가 있는 대한파크골프협회 회장에 어떤 사람이 되어야 하는지 물었다.

 

“이번 선거는 어느 때보다 중요합니다. 전국적으로 파크골프 붐이 이는 지금 새로운 도약의 비전을 갖춘 새 인물을 기대합니다. 시군구부터 시도, 대한파크골프협회 회장까지 환골탈태가 절실합니다. 구태의연한 사고로 새바람에 응전하지 못하면 파크골프가 국민스포츠로 뿌리내릴 절호의 기회를 놓치게 될 겁니다. 제가 4년 임기를 채우지 않고 2년만 하겠다는 이유도 그렇습니다. 고인물은 썩는다는 말이 괜히 나온 게 아니잖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