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은 무엇으로 사는가?
이번 호 ‘리더를 찾아서’의 주인공인 고종섭 금산군파크골프협회장을 인터뷰하며 생각한 명제이다. 이전까지 만난 리더와의 인터뷰는 협회 운영과 파크골프 발전, 저변확대에 대한 노력과 성과가 줄기였다. 고 회장은 상당 시간을 7월 10일에 발생한 금산파크골프장 수해 경과와 그에 관련한 언론과 일부 시민단체들의 비난을 팩트 체크하는 데 할애했다.
고 회장으로서는 그럴만했다. 포털에서 ‘금산파크골프장’을 검색하면 구장 조성을 비난하는 기사가 넘쳐난다. 수해가 우려된다는 반대에도 불구하고 군수가 공사를 강행했고, 그 배경은 금산협회의 강력한 요청이란 게 비난의 골자이다.
금산구장의 설치물이 망실된 건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완공된 지 한 달 만에 피해가 발생한 거도 맞다. 하지만 구장 조성 자체가 잘못되었고, 혈세 낭비가 21억 원이라거나, 복구와 개장 불가라는 건 따져봐야 했다. 이참에 따져보자.
전국 지자체에서 조성한 파크골프장의 열에 아홉은 하천 둔치에 있다. 국가나 지자체가 관리하는 강변 말고 구장 조성에 필요한 1만 정도의 부지확보도 어렵거니와 비용 마련도 난감하다. 200년 만에 한 번 있을 법한 자연재해에 대비하는 건 현실적인가. 구장의 수해 피해액도 21억 원이 아니라 설치물에 들어간 8,000여 만 원이 맞다. 금산협회 회원들은 20일 만에 수마를 극복하고 구장을 정상 개장했다.
감시와 견제를 위한 언론의 비판 기능을 시비하자는 게 아니다. 이번 금산구장을 둘러싼 보도는 저널리즘의 본령인 불편부당과 사실확인에 소홀했다. 조성 자체의 시비는 균형감각이 무뎠고, 피해액 산정과 복구 전망은 팩트 체크 없이 감정에 휘둘렸다.
미국의 주요 일간지인 ‘시카고 트리뷴’지는 본사 복도에 이런 글을 걸어 두었다. 기자들에게 당연한 것도 ‘확인’하라는 통렬한 죽비다.
“엄마가 널 사랑한다고? 그거, 확인해!”
이창호 편집국장